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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

중국 해군 동중국해 무력시위 왜?

동해함대 동원 ‘안마당 사수’ 대내외 표명 … ‘북한 감싸기’ 계속 미국과 힘겨루기

  • 이정훈 동아일보 논설위원 hoon@donga.com

중국 해군 동중국해 무력시위 왜?

중국 해군 동중국해 무력시위 왜?
서해 한미 연합대잠(對潛) 훈련에 대한 중국의 반발이 만만찮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7월 초 동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미사일을 쏘는 모습 등 자극적인 영상을 관영언론을 통해 내보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번 훈련에는 인민해방군 동해함대 소속 함정 수십 척과 전투기 10여 대가 참여해 실탄사격을 하고 미사일을 쏘아댔다. 특히 중국 군사과학회 인사는 “미국이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파견해 한국과 합동훈련을 할 경우 훈련용 과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연 중국이 이토록 반발하는 이유는 뭘까. 해군력이 어느 정도 되기에 이렇게 큰소리를 치는 것일까. 중국은 인접 바다를 셋으로 나누고 있다. 한반도와의 사이에 있는 황해, 제주도와 대만 및 일본의 난세이(南西)제도로 둘러싸인 동중국해, 베트남과 필리핀 사이의 남중국해가 그것이다. 3개 바다를 지키기 위해 중국 해군은 3개 함대를 편성해놓았다. 황해는 산둥(山東)반도 끝에 있는 칭다오(靑島)를 모항으로 한 북해함대, 동중국해는 양쯔강(揚子江) 하구인 닝보(寧波)에 사령부를 둔 동해함대, 남중국해는 하이난도(海南島)를 바라보는 잔장(湛江)을 기지로 한 남해함대가 방위한다.

황해는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만(彎) 형태다. 황해 연안엔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등 중국의 주요 도시가 줄지어 있다. 따라서 북해함대는 한국 육군의 수도방위사령부처럼 중국의 수도권을 지키는 마지막 해양 방어부대 구실을 한다. 하지만 한반도를 마주하고 있으니 남북한 해군, 그중에서도 한국 해군을 상대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 중국 북해함대는 서해를 관할하는 한국 2함대와 그 배후에 있는 한국의 1·3함대, 그리고 유사시 한국 해군을 지원할 미 7함대와 대적할 작전계획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합동훈련은 훈련용 과녁” 경고

동해함대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요코스카(橫須賀)를 모항으로 하는 미국의 7함대를 가상의 적으로 한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5개 해역함대와 ‘자위(自衛)함대’로 불리는 1개의 기동함대로 편성된 매우 큰 세력이다. 자위함대의 규모는 항공모함을 뺀 미 7함대 세력의 2~3배에 이른다. 미 7함대만 해도 벅찬데, 일본의 해상자위대까지 상대해야 하기에 동해함대는 가장 강력한 함대가 돼야 한다. 중국의 이번 훈련에 동해함대가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과 문제가 생기면 중국은 동해함대로 하여금 방어케 하고, 동해함대가 무너지면 북해함대를 동원해 최종 방어를 하는 2중 방어체계를 구사한다.



동해함대가 큰 적 둘을 상대한다면 남해함대는 작은 적 여럿을 상대한다. 남중국해에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영유권 분쟁이 있으나 대만이 점유하고 있는 동사군도(東沙群島·Pratas Islands), 비슷하게 베트남과 분쟁이 있지만 중국이 차지한 서사군도(Paracel Islands), 중국·베트남·브루나이·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 사이에 다툼이 있지만 중국이 강점한 남사군도(Spratly Islands)가 있다. 이러한 갈등의 바다를 관리하는 것이 남해함대다. 대만 해군과 대적하는 것도 남해함대다. 남해함대는, 섬나라이기에 상대적으로 강력한 대만 해군을 궤멸하고 대부대를 상륙시켜 통일의 실마리를 여는 작전계획도 있어야 한다.

중국 영해법은 랴오둥(遼東)반도에서 산둥반도 사이에 있는 발해(渤海)를 내륙에 있는 호수와 같은 지위를 갖는 내수(內水)로 지정했다. 내수는 영토와 같은 지위를 가지므로 이 지역에 있어 중국의 영해는 랴오둥반도와 산둥반도를 잇는 직선에서 12해리 앞에 있는 바다가 된다. 따라서 외국 군함은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인 절대 발해에 들어가지 못한다. 발해를 ‘꿀꺽’한 중국의 욕심은 황해와 동중국해, 남중국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중국은 독립운동이 일고 있는 위구르와 티베트 자치구, 실질적인 독립을 이루는 대만을 ‘핵심 이익지역’으로 규정, 발해를 포함한 이 세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양보나 타협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 중국은 핵심 이익지역을 세 바다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중국 해군 동중국해 무력시위 왜?

한국의 지전략 해역과 중국 · 일본의 해상방위범위 비교

일본 주변 1000해리 바다에는 어떠한 위험세력도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일본 해상자위대가 갖고 있는 ‘1000해리 전수방위(專守防衛)’ 개념이다. 이것과 유사한 것이 중국 해군의 ‘도련(島鍊)방위’ 개념이다. 도련은 ‘연결된 섬 사슬(Island Chain)’이라는 뜻. 지도를 보면 사할린에서 일본-일본 난사이(南西)제도-대만-필리핀-브루나이까지 섬이 사슬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데 이것이 바로 도련이다. 중국 해군은 이 도련 서쪽으로는 위협세력인 미국 해군이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을 공격하는 세력이 있으면 도련에서 궤멸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3개의 도련을 형성하고자 한다. 중국 해군력이 좀 더 강성해지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괌-사이판을 거쳐 뉴기니 섬까지를 제2 도련으로 삼아 방위하고, 알래스카에서 하와이를 거쳐 남극에 이르는 가상선을 제3 도련으로 만들려 한다. 1000해리 전수방위 개념을 갖고 있는 일본과 기동전단 창설을 계기로 600해리 기동방위 개념을 만들어가는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제3 도련까지 운용하려면 중국의 해군력은 미국에 필적해야 하는데 현재는 한국보다 약간 나은 상태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이 ‘항모 킬로’라고 별명 지어준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과 비슷한 해군력 ‘항모 킬러’ 개발

핵전쟁 위협이 컸던 1970년대 미국과 소련은 상대가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우주로 올라오면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탄도탄요격미사일(ABM)을 발사해 우주에서 터뜨림으로써 상대가 쏜 핵미사일을 파괴한다는 개념을 세웠다. 대기권 밖에서 벌어지는 핵미사일끼리의 전쟁을 가리켜 언론은 ‘스타워즈’라고 했다. 스타워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정확히 맞히는 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었기에 나온 방어 개념이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그 기술을 개발해 ‘MD’로 약칭되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능력은 미·소가 스타워즈를 기획할 때 수준이다.

중국은 현재까지 장거리에서 항모를 정확히 맞히는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했다. 때문에 미 함대가 오는 바다로 강력한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 광범위한 수역을 초토화함으로써 미 함대를 궤멸하는 대함핵탄도미사일을 개발해오고 있다. 이 미사일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둥펑(東風)’을 개조, 개량한 것이다. 미국은 이 미사일에 ‘항모 킬러’란 별명을 붙여주었는데, 미 해군 잡지인 ‘프로시딩즈’ 2009년 5월호에 항모 킬러에 대한 상세한 기사가 실려 있다. 항모 킬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는 것은 그에 대한 대책이 마련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미 해군이 연합훈련을 하겠다고 한 서해는 중국의 수도권과 바로 연결되는 바다다. 중국으로서는 안마당이라 생각해온 곳인데, 그러한 곳에서 한미 해군이 연합훈련을 하겠다니 불안한 것이다. 이 훈련을 피하고 싶다면 중국은 천안함 격침 사건을 일으킨 북한에게 확실한 경고를 줬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북한은 내 식구니까 감싸 안아야 하고, 서해는 안마당이니까 열어줄 수 없다’는 중국의 욕심이 서해 위기를 부른 근본 원인일 수도 있다. 각국의 이익이 충돌하는 현장에서 국익을 지켜내려면 우리도 확실한 자구책이 있어야 한다. 한국 해군이 기동전단을 창설하고 잠수함 전력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주간동아 2010.07.12 745호 (p20~21)

이정훈 동아일보 논설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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