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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왕기’ 받으러 왔소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대권명당으로 통하는 대하빌딩 9층에 캠프 꾸려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왕기’ 받으러 왔소이다?

‘왕기’ 받으러 왔소이다?

하늘에서 본 서울 여의도 [동아일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역대 대선 때마다 대권명당으로 통하던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대선캠프를 차리고 뒤늦게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홍 지사 측은 “대하빌딩 6층과 9층 두 개 층을 놓고 고민했는데, 최종적으로 9층에 입주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하빌딩이 대권명당으로 통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3명의 대통령이 여기에 대선캠프를 꾸린 인연 때문이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 등이다.

대하빌딩은 올해 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이곳에 캠프용 사무실을 마련하면서 또다시 대권명당으로서 정권 창출의 산실이 될 수 있을지 정치권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캠프 입주를 하루 앞두고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하빌딩 대선캠프는 불발로 끝난 바 있다. 홍 지사 측 인사는 “반 전 총장이 쓰려던 사무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대선캠프로 쓰려던 대하빌딩 사무실은 5층으로,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비어 있는 상태다. 대하빌딩 관리회사 한 관계자는 “5층 사무실은 정치인보다 일반 회사에게 장기 임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여의도=권력, 동여의도=돈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여야 차기주자들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일찌감치 대선캠프를 꾸려 본격적인 준비를 해왔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한양빌딩 건너편, 대하빌딩 대각선 맞은편에 자리 잡은 대산빌딩에 캠프를 꾸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대하빌딩을 기준으로 한 블록 북쪽에 위치한 동우국제빌딩,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회대로변 B&B타워에 둥지를 틀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한양빌딩을 기준으로 한 블록 남쪽에 자리 잡은 산정빌딩에 캠프를 차렸다. 층만 다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한양빌딩의 대각선에 자리한 신동해빌딩에 둥지를 꾸렸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대선캠프를 꾸린 곳은 모두 서여의도 북쪽에 자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의도는 여의도공원을 기준으로 크게 서여의도와 동여의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국회의사당이 자리한 서여의도는 주요 정당과 정치인의 사무실이 밀집해 한국 정치의 메카로 통한다. 그에 비해 여의도공원 동쪽인 동여의도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가 밀집해 금융 중심지로 여겨진다. 여의도공원을 기준으로 돈과 권력이 크게 양분된 셈이다. 서여의도 중에서도 여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여의대로를 기준으로 주로 서여의도 북쪽에 정당과 정치인 사무실이 모여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 정치명당은 서여의도 북쪽을 가리킨다.



한나라당 굴욕의 흑역사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집권여당이던 한나라당이 당사를 서여의도 남쪽에 신축하면서 서여의도 남쪽이 정치 중심지로 반짝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서여의도 남쪽 시대는 굴욕의 흑역사였다. 당사를 서여의도 남쪽으로 옮긴 뒤 치른 1997, 2002년 대선에서 연거푸 패했고 2003년에는 대선자금 수사 때 차떼기 정당이란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결국 2004년 3월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여의도 남쪽에 있던 당사를 국가에 헌납하고 동여의도 천막당사(현 IFC서울)로 옮겼다.

정당 사이에서 정권교체 명당으로 통하는 곳은 서여의도 북쪽, 현재 자유한국당이 자리 잡은 한양빌딩이다.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출범한 새정치국민회의가 한양빌딩에 둥지를 튼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여야 첫 정권교체를 이뤘고, 10년 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두 번째로 여야 정권교체를 할 때도 한나라당 당사가 한양빌딩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

2006년 말 한양빌딩에 입주한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당명으로 대선을 치러 정권교체를 이뤘고, 2012년 대선 직전에는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꿔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새누리당은 다시 당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꿨다. 당명 교체를 통해 대선 3연패에 나선 자유한국당의 도전에 5월 9일 우리 국민은 어떤 성적표를 줄까. 최순실 게이트 이후 현재까지 자유한국당이 기록한 정당 지지율은 10% 초반 수준. 자유한국당이 권불십년의 진리를 일깨울지, 아니면 ‘샤이 보수’의 결집을 이끌어내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낼지 자못 궁금하다.






주간동아 2017.03.22 1080호 (p20~21)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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