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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만든 또 다른 세련미와 생동감

아르헨티나의 몬테스 ‘카이켄’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아들이 만든 또 다른 세련미와 생동감

아들이 만든 또 다른 세련미와 생동감

아버지 아우렐리오 몬테스 회장(왼쪽)과 아들 아우렐리오 주니어. [사진 제공 · 나라셀라]
카이켄 화이트 와인 토론테스(왼쪽)와 카이켄 울트라 말벡. [사진 제공 · 나라셀라]

남아메리카에는 카이켄(Caiquen)이라는 새가 있다. 안데스 산맥을 가로질러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오가는 야생 거위다. 이 새처럼 안데스 산맥을 넘어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합작으로 만든 와인이 있다. 바로 ‘카이켄(Kaiken)’이다. 카이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칠레 와이너리 몬테스(Montes)가 아르헨티나에서 만드는 와인이다.

2001년 몬테스 와이너리 회장 아우렐리오 몬테스(Aurelio Montes)는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지역을 방문했다. 안데스 산맥 기슭에 위치한 멘도사는 연간 강우량이 300mm가 안 되는 건조한 지역으로, 안데스산맥의 눈이 녹은 물을 사용해 포도를 기른다. 아우렐리오 회장은 이곳을 보자 가슴이 뛰었다. 13년 전 몬테스를 설립할 때 느꼈던 도전의식이 다시 끓어올랐다.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안데스 산맥을 국경으로 서로 이웃하는 나라지만 자연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몬테스가 있는 칠레 콜차과(Colchagua) 지역은 태평양의 영향을 받아 서늘한 서안해양성기후지만 아르헨티나 멘도사는 덥고 건조하다. 마치 사막 한가운데에 눈 덮인 안데스 산맥이 자리 잡은 듯한 독특한 환경이다. 아우렐리오 회장은 이렇게 정반대인 조건에 매료됐다. 비슷한 곳보다는 모든 것이 다른 여건 속에서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발휘해 새로운 와인을 창조하고 싶었다. 카이켄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11년 카이켄은 아우렐리오 회장의 아들 아우렐리오 주니어가 맡았다. 아우렐리오 주니어는 친환경 농법과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카이켄을 아르헨티나의 대표 와인으로 성장시켰다. 대학에서 양조학을 배운 뒤 호주 유명 와이너리에서 쌓은 지식과 경력,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익힌 몬테스의 경험이 카이켄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운 것이다.

카이켄의 울트라(Ultra)와 몬테스의 알파(Alpha) 와인 시리즈 중에는 같은 품종의 포도로 만든 것이 있다. 이들을 나란히 놓고 맛을 보면 생산환경이 전혀 다른 두 곳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만든 와인을 비교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몬테스 샤르도네가 부드러운 과일향 속에 쇳내 같은 미네랄향을 살짝 품었다면, 카이켄 샤르도네에서는 신선한 과일향과 톡 쏘는 듯한 매콤함이 느껴진다. 몬테스 카베르네 소비뇽이 진한 과일향에 담배, 말린 허브향 등 복합미를 자랑한다면, 카이켄 카베르네 소비뇽은 달콤한 과일향과 은은한 꽃향, 부드러운 타닌이 매력적이다. 몬테스 말벡이 강건한 타닌과 정향, 계피 같은 향신료향을 기반으로 한 남성적인 와인이라면, 카이켄 말벡은 풍부한 과일향과 후추의 매콤함이 느껴지는 여성적인 스타일이다. 아버지가 만든 몬테스가 연륜을 바탕으로 복합적이고 우아한 맛을 선사한다면, 아들이 만든 카이켄은 세련되고 생동감이 넘친다.



대를 이어 와인을 만드는 집안이 많은데  대부분 아버지가 물러난 뒤 아들이나 딸이 와이너리를 물려받는다. 하지만 아우렐리오 몬테스 부자처럼 각기 다른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동반자로, 때로는 경쟁자로 세계 와인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는 경우는 드물다.

몬테스는 우리나라에서 누적 판매량 700만 병을 돌파했다. 우리나라에 칠레 와인을 알린 선두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와인이 아직은 낯설지만 이제 카이켄 덕에 우리에게 가까워질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주간동아 2016.10.19 1059호 (p73~73)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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