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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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대만서 “한국 우승 추가요!”

  • 입력2005-01-26 1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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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대만서 “한국 우승 추가요!”
    을유년에도 한국 바둑의 독주는 계속된다! 새해 벽두 이세돌 9단이 일본에서 도요타덴소배를 석권한 데 이어, 열흘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대만에서 열린 중환배에서 박영훈 9단이 왕리청(王立誠) 9단을 꺾고 두 번째 우승 소식을 전해온 것. 왕리청 9단은 준결승전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승후보인 이창호 9단을 반 집으로 꺾는 기염을 토했으나, 그의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후지쯔배 선수권자인 ‘어린왕자’ 박영훈 9단의 기세를 받아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중환배 우승으로 박영훈 9단은 세계대회 2관왕에 올라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과 더불어 이창호 9단을 바짝 위협하는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지나가는 길에 흑1로 무심코 들여다본 수가 흐름을 꼬이게 만들었다. 처럼 무조건 백1로 받을 줄 알았다. 그러면 흑4까지 냉큼 젖혀 이어, 다음 백이 한 점(3)을 버리자니 아깝고 후수로 살리자니 똘똘 뭉친 모양이고…. 내심 그런 그림을 그리고 흑1을 두었는데 백2로 내려뻗으니 정신이 번쩍 든다. 흑3이 어쩔 수 없을 때 백4로 보강하자, 흑1이 오히려 상대를 튼튼하게 만들어준 이적수가 되었다.

    만약 의 백1 때 눈 질끈 감고 흑2로 끊으면 어찌되는가. 불행히도 백3의 치중수가 대기하고 있다. (이어 흑5로 차단하는 것은 백A로 찌르는 순간 요석 두 점이 떨어져나가므로) 흑4가 불가피한데, 백은 5로 귀를 도려내며 산 모습인 데 비해 흑이 후수로 겨우 연결만 해간 꼴.

    아차 하는 순간 크게 당했다 싶은 왕리청 9단은 흑5·7로 A의 단점을 보강하면서 백대마의 공격을 엿보았으나, 흑15까지 귀를 최대한 쪼그려뜨려 놓은 뒤 백16으로 날아버리며 중원을 장악하니 도대체 무얼 했는지 알 수 없는 모양이 되었다. 292수 끝, 백 불계승.

    정용진/ Tygem 바둑 웹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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