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8

..

IT 빛과 그림자 2005년에 어떤 모습?

  • 디지털 경제칼럼니스트 woody01@lycos.co.kr

    입력2005-01-06 17:3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04년 크리스마스에는 자연의 광기를 직접 확인하게 만든 대사건이 터졌다. 마치 노스트라다무스의 1999년 예언이 한 5년 늦게 찾아오기라도 하듯 세계는 자연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무서운 것은 역시 정보통신 및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불현듯 ‘기계들 사이의 다윈’의 저자 조지 다이슨이 말한 “생명과 진화의 게임에는 세 명의 경쟁자인 자연, 인간 그리고 기계 가운데 나는 자연을 지지하지만, 그런데 자연은 궁극적으로 기계를 지지하는 것 같다”는 구절이 떠오른다.

    지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존재이면서 또한 한없이 추하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우리 인간은 어찌 보면 생명을 만들어낸 자연과 우리가 창조해낸 기술문명의 틈바구니에서 부대끼는 가련한 형국이다. 그러나 시간은 어김없이 무심히 흘러가면서 이 같은 추세를 더욱 강력하게 확인해줄 따름이다.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지 어느새 10년의 역사가 쌓여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82년, ‘하나망’이라는 전용선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 90년이지만 90년대 중반까지도 일반인들의 정보화는 전화 모뎀을 이용한 PC통신이 주류였다. 94년 넷스케이프가 개발, 보급되면서 브라우저를 사용하여 누구나 쉽게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이제 넷스케이프는 MS 익스플로러의 희생양이 된 인터넷 역사 속 추억의 이름이 되었다).

    2005년에도 IT 분야에 ‘안정기’나 ‘정착기’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과도기’를 걷게 될 것이다. 하긴 IT가 만들어내는 가장 큰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 ‘변화’다. 이제 인터넷 참여 인구가 오프라인의 실제 인구와 비교하여 포화 상태에 도달한 우리나라는 온라인 공간의 질적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기로 진입할 것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외형 매출 등 규모에 걸맞게 허약 체질의 만성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CRM의 고도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며, 큰 흐름은 ‘오픈 마켓’ 추세이다. 이제는 단순히 구식이 된 B2C 모델로 기업이 통제권을 가지고 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특히 소비자 의식과 취향이 강한 온라인에서는 더욱 저항이 크다. 어떤 면에서 온라인 블랙마켓을 형성한 P2P가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앨빈 토플러의 ‘프로슈머(prosumer)’ 개념이 강화된 네트워크 마켓플레이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무선인터넷 분야는 지상파 방송의 휴대전화 시청이 가능해진 DMB 기술과 유·무선 디지털 콘텐츠가 급속히 결합되면서 새로운 매체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의 벤처기업들은 개인 간 빈부격차가 양극화를 보이듯이 성장과 퇴출의 간극이 더욱 커질 것이다.



    새해에는 이러한 다양한 변화가 새로 발현되고, 나비효과처럼 예측할 수 없는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온갖 자연의 재난과 기술적 변화가 닥쳐와도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은 역시 ‘휴머니즘’이라면 너무 뜬금없는 소리일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