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8

2000.11.09

원어민식 문법으로 싹 바꾸자

  • 입력2005-05-26 1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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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시간까지 ‘묶음으로 이어나가는 독해와 청취비결’을 연습했다.

    영어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은 익숙해졌으니, 이제는 묶음단위의 뜻을 재빨리 파악하는 방법을 연구할 차례다. 바로 문법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지난주에 온 질문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 “영어 공부한 지 꽤 오래 되어서 거의 다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에 공부하던 ‘쭛쭛종합영어’를 다시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한 마디로 대답은 “No”다. 앞에서 영어청취와 독해를 가로막는 범인들이 ‘되돌이 습관’ ‘따지기 습관’ ‘번역 습관’ 등이라고 했는데, 그 나쁜 습관들을 가지게 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식의 문법책으로 따지기 식의 공부만 했던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가르쳐온 문법은, 일제 때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전수한 것인데, 그 어려운 라틴어 문법에 영어를 억지로 꿰어맞춰 만든 분석식 문법이다. 미국인이나 영국인들조차도 난해하다고 머리를 흔드는 것이다. 아직도 이런 문법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나라는 지구상에 아마도 두 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이다.

    이런 문법책을 가지고 영어를 공부하는 것은, 마치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난해한 국문법 책을 가지고 씨름하는 것과 같다. 생각해 보라. 옛날 학창시절 국문법시간이 얼마나 골치 아팠었나. 책을 아무리 뒤져봐도 복잡한 용어분석만 가득할 뿐, 당장 듣고 말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별로 없다.



    마치 운전교습서에 운전법은 하나도 없고, 부속품 연구만 잔뜩 있는 격이다. 지금까지 그런 것만 공부했기 때문에, 머릿속에는 잡다한 토막지식들만 들어 있고, 막상 영어를 하려면 되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어를 하는데 문법이 필요없다고 하면 안 된다. 오히려 문법을 철저히 익혀야 영어가 된다. 일부러 신경쓰지 않아도 저절로 돌아갈 정도로 문법이 자동화되어 있어야 한다. 문제는 어떤 문법을 어떻게 공부하는지다. 이제부터 그것을 설명하겠다.

    예를 들어서 지금까지 배워온 문법개념으로는 다음 세 문장의 문법구조가 각각 다르다.

    He was lazy. --------2형식 문장

    본동사 보어

    He was sleeping.----과거 진행형

    조동사 본동사(현재분사형)

    He was fired.--------수동태

    조동사 본동사(과거분사형)

    그러나 원어민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간단하게 이해한다.

    He was / lazy.

    그는 / 게을렀다.

    He was / sleeping.

    그는 / 잠자고 있었다.

    He was / fired.

    그는 / 해고되었다.

    ‘He was--’는 ‘그 사람은 어떠했다’는 뜻이고, ‘lazy’ ‘sleeping’ ‘fired’는 각각 그 ‘어떠했다’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일 뿐, 따로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이 영어를 쉽게 잘하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원어민식 문법’으로 머릿속의 문법을 갈아 끼워야 영어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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