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45

2016.07.06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신공항과 솔로몬의 지혜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입력2016-07-04 16: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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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주 보고 달리던 지역갈등 폭주열차가 충돌 직전 멈춰섰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던 신공항 건설 논란이 6월 21일 기존 ‘김해국제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길을 선택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검토하기 시작한 이후 10년 만이다. 과연 이 결정이 신공항 후폭풍을 잠재울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될까.

    ‘솔로몬의 지혜(Wisdom of Solomon)’는 지혜가 출중하던 솔로몬 왕에 비유해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한다는 의미로 쓰는 말이다. 솔로몬은 구약성서 ‘열왕기’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왕국의 제3대 왕. 신은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줬고, 예루살렘 궁전은 그의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성경에는 솔로몬 재판에 관한 일화가 전해진다. 두 여자가 솔로몬의 판결을 받고자 찾아왔다. 둘은 한 집에 살며 비슷한 시기 아기를 낳았다. 어느 날 한 여자가 실수로 아기를 죽이고는 다른 여자의 아기를 자기 아기라고 우겼다. 이에 두 사람이 서로 자기 아기라고 주장하자 솔로몬은 칼로 아이를 베어 반씩 나눠 가지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대경실색하며 “이 아기는 저 여자의 아기”라고 울먹였고 다른 한 사람은 “아기를 반으로 나눠달라”고 했다. 솔로몬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줬는지는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이번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정부는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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