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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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문가의 대입 전략 25

발표 토론 학습의 중요성

수업 중 교과 연계형 체험학습은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의 지름길

  • 김혜남 문일고등학교 교사 hnakim@hanmail.net

    입력2016-03-14 10: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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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것이 인재의 요건 가운데 하나다. 대학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출발점은 교실 수업의 변화다. 모둠을 만들어 교과 관련 주제를 놓고 활기차게 발표, 토론하는 분위기가 교실에 조성돼야 한다. 특히 몇몇 학생이 발표와 토론을 주도하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되는 방식의 수업이 아니라 반 전체가 참여하는 수업이 돼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기주도적으로 지식을 탐구하고 생산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지적 호기심을 해소하고 탐구역량을 기른다.
    대학입시라는 현실을 무시한, 너무 이상적인 교육이라 생각하는가. 하지만 최근 대학입시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내는 학교들은 모두 이런 수업 방식을 따랐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교과활동 중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하는 학생은 대부분 한두 편씩 상당한 수준의 보고서나 논문 실적을 가졌으며 이는 대개 교과 연계형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활동의 가짓수만 늘린다고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학들은 교과와 연계되지 않는 비교과활동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동아리 활동을 포함해 여러 비교과활동에 매달리다 오히려 내신 관리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가장 바람직한 모델은 학교가 수업 방식을 개선해 진학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 수업이라고 문제풀이만 하라는 법은 없다. 수학시간에도 토론하고 발표하면서 학습 내용을 공유하고 해결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교사는 모둠별 과제 수행과 발표 참여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행평가를 하며, 학생들은 주어진 문제를 수학적으로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간다. 학생들의 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교과서 외 풀이과정이나 증명과정을 발견하면 그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하고, 이것이 또 다른 연구에 대한 동기를 유발해 심화학습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교사가 바뀌어야 수업이 달라진다

    문제는 이러한 수업 방식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교사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앞에서 설명하면 학생들은 열심히 듣고 필기해 외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교사가 여전히 많다. 수업 방식이 개선될 턱이 없다. 학교 관리자의 의식도 문제다. 참여수업이라고 하면 평가하기 번거롭고 시간만 낭비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창의적 체험학습 수업일수록 노련하고 전문성을 갖춘 원로 교사들에게 배분하고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이런 수업 방식은 자습시간이나 취침시간이 되기 일쑤다.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때 교사는 연구 주제 선정부터 자료 수집까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력해야 한다. 주제별로 모둠을 만들어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결과를 발표하는 전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교사가 이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충실히 반영하면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대비는 저절로 되는 셈이다.
    현대사회는 정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표현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능력을 교실에서부터 기르지 않으면 미래에 적합한 인재를 키울 수 없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고력 측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논술과 구술 시험은 의사소통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대학은 이 두 가지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요구한다. 교실도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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