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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직장인 성공전략

이직의 기술

회사 자주 옮기면 능력자? ‘직장 메뚜기’는 서류 전형 탈락

  • 김성래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대표 mkim@heidr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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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헤드헌터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는다. 스카우트라는 사실만으로도 능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한데, 직급과 연봉이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매력적인 자리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짐을 싸는 게 잘하는 일일까. 아니다. 이직은 신중하게, 전략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일단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자신의 커리어에 맞는 일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당장은 옮기는 게 유리해 보여도 장차 현 조직에서 얻게 될 기회와 비교했을 때 좋은 조건이 아닐 수도 있다. 또한 달콤한 제안일수록 상대방의 목적 달성을 위한 희생양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직이란 인생에서 큰 산을 넘는 것과 같다.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지수를 보면 직계가족 사망 같은 ‘가족 스트레스’ 다음으로 이직, 실직, 퇴직 등 ‘직업 스트레스’가 상위에 있다. “이 회사에 계속 다니면 죽을 것 같다”고 호소하지만 막상 직장을 옮겨 적응하는 과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다. 학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몇 개월 만에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지만 대부분은 조직과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만 6개월 이상 걸리고 1년쯤 지나야 성과가 나온다. 만약 외부에서 채용한 사람이 실적, 인간관계, 문화 차이 등으로 적응에 실패해 2년도 못 돼 회사를 그만둔다면 이는 조직에 큰 피해를 주는 일이며, 자신의 커리어 관리에도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간혹 1~3년마다 직장을 옮기는 사람을 보며 주위에서 “능력 있다”고 하는데 이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직장인들이 부러워서 하는 말일 뿐, 진짜 능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몇 차례 이직으로 또래에 비해 연봉과 직급이 다소 높아질 수는 있으나, 정작 업무에서 전문성과 안목을 쌓을 기회를 놓치고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다. 커리어 관리 측면에서 보면 적어도 4~5년간은 한 직장에서 꾸준히 근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젊은 사원의 이직, 퇴직 문제도 심각하다. 입사 시 원하는 부서로 배치되지 않았다거나, 1~2년 내 부서 이동이 안 됐다는 이유로 섣불리 그만둔다. 심지어 자녀가 승진에서 떨어지자 불만을 품고 부모가 인사팀에 직접 항의하는 믿기 어려운 일도 벌어진다. 어느 회사 면접장에서 있었던 일인데, 공교롭게도 다른 회사 면접과 일정이 겹치자 지원자의 어머니가 대신 면접장에 나타났다. 인사팀에서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자 “우리 딸은 내가 제일 잘 알아서 대신 왔다”고 했단다. 부모의 이런 과잉보호를 방치한 지원자에게 기회를 줄 회사는 없다.



2년도 못 돼 옮기는 직장 메뚜기

이직 시기는 개인의 가치와 커리어에 따라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입사 1~2년 내 옮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력서에 적힌 회사 수보다 그 회사에서 적어도 3~4년 이상 근무했는지가 더 중요하다. 전체 직장 근무 연수를 직장 수로 나눴을 때 2년 11개월이 안 되는 사람을 가리켜 ‘직장 메뚜기(Job hopper)’라고 한다. 예를 들어 R부장은 24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13개 회사를 다녔다. 회사별 평균 근무 연수가 약 1.8년에 불과하고, 13개 회사 중2년 이상 근무한 곳이 없다. 전형적인 직장 메뚜기다. R부장의 학벌이나 경력이 좋은 편이어서 지금까지는 계속 이직 기회가 주어졌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봐야 한다. S상무는 26년간 대기업에 다니다 그만둔 뒤 지난 4년 동안 3개 회사를 다녔고 현재 이직을 준비 중이다. 시스템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큰 조직에서 일하다 그렇지 못한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 경우로, S상무 역시 원하는 회사에 재취업하기가 어렵다.
젊은 시절 자주 회사를 옮긴 경력은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다 조직의 리더가 돼야 하는 40, 50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물론 금융, 패션, 유통, 광고 같은 업종에서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직률이 높은 현실을 감안하지만, 그래도 자주 옮겨 다닌 사람을 선호하는 회사는 없다. 글로벌 기업들도 과거에는 다양한 곳에서 근무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근무했던 회사 수가 많은 것을 문제 삼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잦은 이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인 D사는 최근 3년간 2개 이상 회사에서 근무한 Z이사를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시켰다. E그룹사는 아예 3번 이상 이직한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서치펌(search firm)은 한 조직에서 최소 4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은 아예 임원 등 리더 포지션에 추천하지 않는다. 또 최근 2~3년 동안 2개 이상 회사를 다닌 사람은 서류 전형에서 걸러져 면접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비정규직(인턴, 임시직, 계약직 등)에서 정규직으로 옮긴 경우, 팀장 또는 본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자리, 임원 또는 최고경영자(CEO)로 옮기는 조건이라면 근무 연수가 짧다 해도 그 기회를 잡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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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할 때도 신의성실 원칙 지켜야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는 시점은 언제가 적절할까. 자신의 이직으로 회사에 큰 불이익이 생긴다면 신중해야 한다. A사 B팀장은 이직을 고려 중이었으나 회사가 대형 위기에 처하자 이직을 미뤘다. 반면 C사 D사장은 회사에 대형사고가 발생한 날 문제 해결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시점에 헤드헌터에게 전화를 걸어 본인의 이직을 의뢰했다. 이런 태도는 감점 요인이 돼 서치펌은 향후 자리가 나도 그를 추천하지 않았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가 위기에 처했는데 홀로 빠져나가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 더 좋은 곳에 간다고 부러워하는 이도 있겠지만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가는 행동에 박수를 쳐줄 사람은 없다.
승진한 지 6개월도 안 돼 이직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회사가 능력을 인정하고 승진시켰는데 그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승진 기회를 빼앗은 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직하면 향후 평판조회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기 어렵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 이상 이직을 하고, 같은 회사라도 직무 또는 근무지(해외 포함)가 바뀔 수 있다. 회사가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지만,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직장 내 갈등이다. 직장생활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것은 업무, 성과, 보상, 승진 같은 요소지만 의외로 인간관계의 비중이 크다. 동료, 팀원(부하직원), 상사, 고객 등과 좋은 관계를 맺고 평생 친구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직장을 옮길 사람은 많지 않다.
직장에서 갈등이 있을 경우 당장 그만두겠다고 내뱉기 전 자신이 진심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직장을 옮긴다 해도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사표를 내기 전 냉정하게 판단하자. 현재 직무에 만족하는가. 인정받고 있는가. 업무를 통해 배우고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는가. 회사 내에서 다른 기회는 없는가. 그래도 이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면 이제부터 회사, 규모, 업종, 가치, 전략, 연봉, 문화, 직급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가치 2~3개를 정해야 한다. 남들이 선호하는 회사나 연봉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야 한다.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와 일치하고 자신의 커리어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









주간동아 2016.03.02 1027호 (p56~57)

김성래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대표 mkim@heidr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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