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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재테크

다시 적립식 펀드다

목표수익률 정해 꾸준히 밀어붙이면 효자상품

  • 김광주 재정컨설턴트 bbugi2000@naver.com

다시 적립식 펀드다

다시  적립식 펀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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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과 재테크 상담을 하다 보면 도대체 이 상품에 왜 가입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더 황당하다. “적금 알아보러 은행에 갔는데, 같은 적금식이면서 이율도 높고 복리에 비과세혜택까지 있다고 해서 가입했는데요.” 그 상품은 월적립식 변액연금보험. 물론 그 상품도 매달 보험료가 월급통장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가니 적금식이 맞긴 하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실손의료보험을 알아본다며 보험설계사를 만났는데, 막상 그의 손에는 실손의료비가 특약으로 추가된 월 20만 원짜리 종신보험 청약서가 들려 있다. CMA를 알아본다고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들렀다 주식형 적립식 펀드 한두 개를 덜컥 가입하고 나오는 일은, 소형차 알아본다고 자동차 매장에 들렀다가 난데없이 외제차를 끌고 나오는 것과 같다. 물론 유예할부를 이용하면 소형차 살 돈을 이자로 탕진하는 대신 값비싼 외제차를 몇 년 동안 굴릴 수도 있다.
적금이든 보험이든 펀드든, 매달 일정한 돈이 빠져나가는 ‘적금식’은 월급쟁이에게 가장 편리한 방식이다. 그 가운데 주식형 적립식 펀드는 특히 직장인들이 돈을 불릴 수 있는 최적의 투자상품이다. 왜냐하면 첫째, 적금식이기 때문에 가장 만만하다. 둘째,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이자가 그대로 재투자되는 복리상품이다. 넷째, 펀드로 번 수익금에는 세금이 없다. 다섯째, 언제든 납부를 중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험상품처럼 중도해약 시 떼이는 돈도 없다. 적립식 펀드가 직장인 재테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직장인이 가장 많이 손해 보는 상품 역시 월적립식 주식형 펀드다. 의심스럽다면 길 가는 직장인들을 붙들고 이렇게 물어봐라. “펀드에 투자해서 돈 좀 불려봤나”라고. 물론 그 답은 이미 독자들의 경험 속에 존재할 것이다. 그러니 이 무슨 아이러니, 얄궂은 현실인가. 뒤집어 말하면, 직장인들에게 가장 만만해야 할 주식형 펀드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월급쟁이에게 가장 적합한 월적립식 펀드

펀드에 돈을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목돈을 한 방에 넣는 거치식이고, 또 다른 방법은 매달 꼬박꼬박 넣는 월적립식이다. 이 가운데 월급쟁이 시스템에 적합한 방법은 단연 월적립식이다. 당장 목돈이 필요하지 않고 또한 매달 돈이 투자되니 위험도 분산된다. 설령 첫 달부터 손해를 보더라도 그다음 달, 또 그다음 달 계속해서 만회할 기회가 있다. 그 유명한 ‘코스트 에버리지’(매입단가 평준화) 효과도 적립식 투자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 결과 3년 만기 월적립식 펀드는 최초 시작했을 때 종합주가지수와 만기가 됐을 때 종합주가지수가 동일하더라도 기대 이상의 수익금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고, 심지어 만기 시 종합주가지수가 다소 낮더라도 손해 보는 일은 별로 없다. 반면 거치식 펀드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펀드라는 특성상 최소한 주식 수십 개에 분산돼 있을 뿐이다. 따라서 거치식의 경우 대체로 만기 시 종합주가지수가 최초 시작했을 당시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을 경우에만 이익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거치식 펀드는 앞으로 종합주가지수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유리한 반면, 적립식 펀드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최적의 투자 방법이다. 물론 이 두 가지를 적당히 섞어 투자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월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가끔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추가로 집어넣거나 반대로 목돈을 먼저 집어넣은 후 월적립식으로 투자해나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월적립식 펀드에 투자해 돈을 불렸다는 직장인이 드문 까닭은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이제부터 이것을 잘 기억하고 실제로 적용해보면 실패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첫째는 상식의 역설이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면 돈을 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 그렇다면 언제가 가장 쌀까. 당연히 ‘경제를 비롯한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을 때’다. 그것이 조금 좋지 않을 땐 펀드가격도 조금 쌀 테고, 많이 좋지 않을 땐 펀드가격 역시 많이 쌀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가 많이 좋지 않을 때 펀드투자를 더 많이 해야 한다. 이것이 ‘쌀 때 사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은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경제가 더 좋아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나 이 말은 곧, 펀드가격이 비싸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결국 비싸게 사게 된다. 그러고도 이익을 기대한다면, 그건 정말 ‘턱’도 없는 생각이다.
둘째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적립식 펀드를 더 위험한 거치식 펀드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엔 월적립식으로 편안하게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경제가 안 좋아지더니 펀드가격도 같이 떨어진다. 그러자 이번 달에도 손해날 것 같아 중단해버린다. 그러고는 손해난 것이 아까워 찾지 않고 그대로 둔다. 그때부터 그 펀드는 사실상 거치식 펀드가 된다. 당연히 위험은 더 커지고 원금 회복 가능성은 줄어들며 설령 회복하더라도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다시  적립식 펀드다

적립식 펀드의 경우 처음부터 연간 목표수익률을 정한 다음 해당 수익률에 도달하면 만기 이전에라도 환매하는 게 좋다. 그래야 손해 볼 일이 없다. 동아일보

목표수익률 5% 정도에 만족해야

셋째는 이익을 실현해야 할 때를 거의 놓친다. 탐욕관리에 실패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3년 만기 적립식 펀드에서 3년 내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분명 플러스 수익률도 꽤 많이 있었다. 심지어 만기 시점에 이미 큰 수익을 내고 있음에도 펀드 환매를 통한 이익 실현을 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하면서까지 계속 투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 경제가 좋지 않아 그때까지 벌어뒀던 수익률을 다 까먹기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펀드투자를 시작할 때 목표수익률을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대체로 ‘연 5%’ 등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한 다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선택한다. 투자 원금이 크다 보니 그 정도 수익률도 큰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월급쟁이들의 투자 원금은 부자들에 비해 워낙 적다 보니 현재까지 수익률에 만족하지 않고 욕심을 내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처음부터 연간 목표수익률을 정한 다음 해당 수익률에 도달하면 만기 이전에라도 펀드 환매를 통해 수익을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좋다. 물론 만기 이전 환매는 시점에 따라 수수료가 부가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확인해봐야 한다.
상식의 역설에 휘둘리지 말 것, 거치식 펀드로 만들지 말 것, 목표수익률을 미리 정한 후 적절하게 이익을 실현할 것. 이 세 가지만 확실하게 지켜낼 수 있다면, 지금 다시 적립식 펀드를 시작해도 좋다. 다음 호에서는 현재 망가진 채 방치되고 있는 내 펀드를 어떻게 하면 구해낼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김광주는 독립재정컨설턴트로 은행, 증권, 보험 및 부동산을 망라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금융 관련 팟캐스트 ‘그 월급에 잠이 와’ 진행자이며, 저서로는 ‘평범한 월급쟁이를 부자로 만드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그 월급에 잠이 와?’ 등이 있다.







주간동아 2016.02.17 1025호 (p54~55)

김광주 재정컨설턴트 bbugi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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