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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전업 투자에 올해 처음 손해 봤다”

‘투자의 전설’ 남석관 “내년은 ‘실적 장세’ 될 것… 반도체, 2차전지 주목”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22년 전업 투자에 올해 처음 손해 봤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지호영 기자]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지호영 기자]

올해 글로벌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험난했던 해를 마무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산타 랠리’를 기대했으나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매파적 입장이 재차 확인되자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12월 FOMC 회의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FOMC 회의 개최 등 이벤트가 모두 마무리된 만큼 당분간 국내외 증시는 큰 폭의 오름세나 내림세를 보이지 않으리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내년 증시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은 밝지만은 않다. 과연 내년 증시는 어떻게 움직일까. 12월 19일 ‘투자의 전설’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를 만나 내년 증시를 전망해봤다.

18개월간 이어진 하락장

올 한 해 국내외 증시는 연초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국내외 증시가 지난해 6월 고점을 찍고 지금까지 완만하게 떨어지고 있다(그래프1 참조). 중간 중간 나타난 반등도 반짝하고 끝났다. 그 이유는 미 연준이 금리를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인상할지 예상 못 했기 때문이다. 3월 미 연준이 처음 금리를 0.25%p 올릴 때만 해도 시장은 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고인플레이션으로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으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주식시장을 압박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이런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1년 내내 하락했다.”

올해 투자자들이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낸 원인은 무엇인가.

“투자자들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나도 전업 투자 22년 만에 올해 처음 수익률이 마이너스다. 22년간 연수익률이 단 한 번도 손해인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마이너스 확정이다. 그 원인은 대형주에 대한 안일한 대처였다. 솔직히 이렇게 지속해서 하락할지 몰랐다. 국민주 삼성전자도 1월 첫째 주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제대로 된 반등 없이 계속 하락했다. 그래서 매도 시점을 잡기 힘들었다. 이젠 어느 정도 바닥이 드러난 것으로 보여 내년에 대한 기대감이 생겼다.”

‘투자의 전설’로 통하는 남 대표가 올해 마이너스를 찍었다는 말에 위안을 받는 투자자도 있을 것 같다. 올해 증시가 그만큼 투자하기 힘든 장이었다는 것 아닌가.

“보통은 주가가 하락하면 손절매하는데 올해는 미련을 많이 가졌다. 그게 손실로 연결됐다. 나 같은 투자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계기로 투자 방법을 점검하길 권한다.”



그렇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수익을 냈다는 말인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올해보다 지수 하락폭이 더 컸지만 나는 수익률이 높았다. 당시에는 빨리 손절매하고 한참 기다렸다 투자했기 때문이다. 올해와 2008년 증시가 다른 점은 지수가 반토막 이상 났어도 단기간에 급락했다는 것이다. 2008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 떨어져 1500이던 코스피가 900이하까지 하락했다. 이후 코스피는 2년에 걸쳐 회복됐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해 여름부터 서서히 하락해 거의 18개월간 하락장이 펼쳐졌다. 18개월 동안 떨어지고 또 떨어져 손실을 키웠던 것이다. 물론 올해도 손절매했지만 중간에 다시 매수하면서 손실이 커졌다.”

내년 초까지 모멘텀 없어

내년 상반기 증시는 어떤 흐름을 보일 것 같나.

“당분간 세계경제에 별다른 이슈가 없어 최소 한두 달은 증시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올해 4분기 기업 실적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 1월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도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SK하이닉스는 적자 우려도 있다. 내년 상반기 증시는 올해 4분기 기업 실적을 발표하는 1월 이후 상황을 봐야 알 수 있다. 내년은 실적 좋은 기업의 주가만 올라가는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다.”

내년 예상되는 코스피 최저점과 최고점은?

“증시가 추가 하락해도 5%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코스피 최저점인 2150을 깨고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 최저점을 2100까지 전망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2200까지도 안 내려갈 것 같다. 증시가 고점인 상태라면 추가 하락폭이 큰데, 지금은 고점 대비 엄청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내년 하반기 모든 악재가 사라지면 코스피는 최대 2800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성장주의 주가 상승은 제한적이며, 실적 좋은 기업들만 선별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내년 경기침체는 어느 정도 지속될까.

“현재 증시에 불확실했던 요소들이 대부분 노출됐다. 내년 1분기까지는 경기가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기침체보다는 심한 경기 둔화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내년 경기침체는 계속해서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본격 전환하면 세계 경제상황이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내년 2월 춘절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중국 주가가 상승했다. 중국 주식투자는 어떻게 보나.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시진핑 주석의 3연임 확정 이후 5000대까지 떨어졌다 최근 6900이 됐다. 바닥 대비 40%가량 상승한 것이다. 현재 6600대인데 이 정도에서 투자해도 괜찮다고 본다. 단, 중국 증시가 조금 주춤할 때 투자하길 권한다. 전반적으로 한국 증시도 내년 1월이 지나 하반기가 되면 지금보다 많이 호전될 전망이라 장기적으로는 괜찮아 보인다.”

주목해야 할 중국 주식 종목이 있다면?

“미국은 중국을 계속 견제할 것이다. 그 부분을 유념해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 카지노, 여행, 면세점 등 중국 리오프닝 관련 국내 종목이 괜찮아 보인다. 단, 섣부르게 투자하지 말고 중국 방역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내년 상반기 반등할 만한 구간이 있나.

“내년 4월 발표되는 1분기 실적이 괜찮은 기업들은 선별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삼성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현대차, 기아 등을 주목해야 한다. 2차전지 대장주는 연초 대비 이미 많이 상승해 내년 1월까지 가격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월 이후 2차전지 대장주를 매수하면 의미 있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수익률 10%에서 익절매해라

2차전지 시장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데, 어떤 자세로 투자하면 좋은가.

“테슬라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자체 배터리를 생산하려 한다. 중국 배터리도 치고 올라오다 보니 국내 배터리 3사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힘들어 보이지만 당분간 실적은 좋을 것이다. 따라서 내년 2차전지 대장주는 조정기에 매수했다 10%가량 수익이 나면 익절매하고, 다시 조정기에 재매수하는 투자전략이 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이나 외국인도 다 이런 식으로 투자한다. 대세 상승장처럼 큰 수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9월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LG에너지솔루션을 40만 원대에 매수하라고 했다. 그 후 LG에너지솔루션이 무섭게 상승했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40만 원대에서 60만 원대 넘게 올랐으니 50% 이상 상승한 것이다. 당시 지수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대형주가 50% 올라갔다. 대단한 상승이다. 하지만 이후 하락했다. 50% 상승했다면 더는 욕심을 내선 안 된다고 본다. 앞으로는 이런 상승을 기대해선 안 된다. 최근 리튬 관련주도 마찬가지다.”

최근 리튬 관련주 상승세가 무섭다.

“올해 리튬과 유틸리티 관련주의 상승이 돋보였다. 금양과 삼천리 주가가 3~4배 이상 올랐다. 리튬 관련주는 내년에도 비슷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번 시세를 탄 종목은 또 오르기 힘들다. 사람도 인생에 한 번은 꽃이 피지만 그 꽃이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지 않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평생 잘나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런 이유로 내년에는 올해 급등한 종목 이외에서 급등 종목이 나올 것이다. 물론 그런 종목은 공부를 통해 알아내야 한다. 내년 증시가 긍정적이지 못하더라도 투자자는 계속 공부하면서 이런 종목을 찾아야 한다.”

올해 남 대표가 투자한 종목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낸 종목이 있나.

“금양이다(그래프2 참조). 올해 금양 주가는 5000원대에서 4만2000원까지 올랐다. 나는 1만 원 정도에서 매수했다. 하지만 한 번 시세를 탄 종목은 또 시세를 타기 힘들다(웃음).”

그렇다면 내년에 상승 가능성이 큰 섹터는 무엇인가.

“반도체, 2차전지 관련주에서 올해 삼천리나 금양처럼 상승하는 종목이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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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70호 (p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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