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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차세대 플랫폼 사업, 양대 키워드는 ‘애플카’와 AR

전기차·메타버스 경쟁에서 ‘아이패드 역전극’ 재현할까

  • 김지현 테크라이터

애플의 차세대 플랫폼 사업, 양대 키워드는 ‘애플카’와 AR

‘애플카’ 상상도. [사진 제공 · 바나라마]

‘애플카’ 상상도. [사진 제공 · 바나라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닷컴, 테슬라, 메타….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높기로 손꼽히는 이들 기업엔 공통점이 있다. 본업은 다르지만 최근 경영·기술 전략의 핵심으로 ‘메타버스’와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가령 MS와 아마존은 전기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존 자동차 제조사와 전략적 제휴를 공고히 하고 있다. 메타와 MS가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기기나 관련 서비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점도 눈에 띈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 공룡기업들이 현재 주목하고 있는 두 가지 키워드인 메타버스와 모빌리티. 이들 기업 중 가장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곳은 애플이다. 수년 전부터 ‘애플카’에 야심을 보여온 애플은 미래 모빌리티와 VR·AR 기술의 결합까지 내다보고 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IT(정보기술) 기기 분야에서 하나의 장르를 마련한 애플이 준비하는 차세대 전략을 살펴보자.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시작된 애플카 사업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사업명으로 애플카 개발을 준비했다. 전기차 브랜드의 대표 주자인 테슬라로부터 임직원을 스카우트하는 공격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애플이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 허가를 받자 애플카 론칭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이후 모빌리티 개발 인력의 퇴사로 애플카 사업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럼에도 빅테크 애플의 신사업 개척에 세계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간 업계에선 “애플이 세계적 자동차 회사와 협력에 나섰다” “애플카 시제품을 만들어 시험주행까지 마쳤다”는 소문이 솔솔 나왔다.

그런 가운데 올해 드디어 애플카의 윤곽이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애플은 6월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2’에서 자신들이 지향하는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개했다. WWDC 2022에서 드러난 애플의 모빌리티 사업 방향은 이렇다. 차량 내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자사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를 통해 아이폰의 내비게이션, 음악, 문자메시지 기능은 물론, 차량의 주행 시간, 주행 속도, 연비 등의 정보를 공조해 보여주겠다는 것. 아이폰으로 차량 내 냉난방이나 라디오, 좌석 위치 등을 조작하는 기능도 제공될 전망이다. 사실 애플카라는 게 꼭 애플이 직접 생산한 자동차일 필요는 없다. 마치 구글이 삼성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시장을 사실상 지배한 것처럼, 애플도 타사의 완성차에 아이폰을 연동하거나 아예 카플레이를 차량에 탑재하는 사업 방식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이미 애플의 IT 생태계에 편입된 마니아를 중심으로 모빌리티 시장의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

완성차 제조사 입장에서 애플과 협업은 매력적일까. 화석에서 전기에너지로 전원(電源)을 바꾸는 전기차 하드웨어 개발에만 집중하고, 차량 안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완성할 소프트웨어는 애플에 의지하는 사업 모델 말이다. 물론 자동차 메이커로선 미래의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송두리째 애플에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 업체가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할 순 없는 게 현실이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중위권 이하에 랭크돼 있거나, 새롭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브랜드에 애플과 협업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애플카 사업은 애플의 차량 자체 생산보다 카플레이 도입을 매개로 한 우회 방식으로 이뤄질 공산이 크다.

메타, MS가 선점한 메타버스 시장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출시한 AR(증강현실) 기기 퀘스트(왼쪽)와 홀로렌즈. [사진 제공 · 메타, 사진 제공 · MS]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출시한 AR(증강현실) 기기 퀘스트(왼쪽)와 홀로렌즈. [사진 제공 · 메타, 사진 제공 · MS]

애플이 공력을 들이는 또 다른 미래 먹을거리 사업은 VR/AR 기술이다. 특히 AR를 중심으로 한 투자는 모빌리티 분야와 결합이 예상돼 더 주목된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AR 헤드셋과 리얼리티(reality) 운영체제(OS), 즉 ‘rOS’를 개발하고 있다. rOS 출시는 2023년 즈음으로 예상되는데, 실제 론칭될 경우 2015년 애플워치 출시 후 7년 만에 애플이 선보이는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 될 것이다. VR/AR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시장은 메타와 MS가 각각 퀘스트, 홀로렌즈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선수를 쳤다.



애플은 선두 업체가 이미 존재하던 태블릿PC 시장을 2010년 아이패드 1세대 모델로 장악한 바 있다. 그렇다면 2022년 현재 애플의 AR 기술은 경쟁사와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애플은 스마트폰 환경에서 AR를 이용한 여러 서비스를 이미 선보였다. 가령 애플 홈페이지에선 애플워치 등 자사 제품을 스마트폰 기반 AR를 통해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애플이 출시한 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앱) ‘클립스(Clips)’의 ‘AR 스페이스’ 기능도 흥미롭다. 특정 공간을 스캔한 후 여기에 각종 영상 효과와 이모티콘을 3차원(3D)화해 적용할 수 있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에 디지털 오브젝트를 넣어 마치 현실 공간처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최근 IT 업계에선 애플이 출시할 AR글라스의 스펙을 놓고 소문이 무성하다. AR글라스에는 M1 프로세서와 라이다(LiDAR: 레이저 화상 검출 및 거리 측정), 12개의 카메라, 8K 디스플레이, 시선 추적 기능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안경을 쓰기만 하면 눈앞에 홀로그램이 떠 영화 감상이나 화상회의 참석을 실감 나게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것은 물론 기존 아이폰, 맥북으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IT 경험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AR 기술은 자동차의 전면 유리창에도 적용 가능하다. 차창 바깥의 경치나 사물에 대한 정보를 입체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 AR 기술이 접목된다면 앞선 ‘스마트폰 혁명’ 같은 IT 빅뱅이 일어날 가능성마저 있다.

모빌리티와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놓고 글로벌 기업의 경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애플이 앞선 아이패드의 대성공 같은 역전극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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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0호 (p34~35)

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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