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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홍 중심’ 이준석, ‘명문 학교’ 출신에 ‘TK 적자’ 후손

서울과학고 동창들 IT업계 활약, 선대는 경북 칠곡 양반가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여권 내홍 중심’ 이준석, ‘명문 학교’ 출신에 ‘TK 적자’ 후손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동아DB]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동아DB]

“학창 시절부터 외향적인 친구였다. 준석이가 학교에서 쓸 새 컴퓨터를 대기업으로부터 기증 받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서울과학고 동창)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권성동호(號)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여권 내홍의 중심에 선 이 전 대표의 삶과 인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연인이자 정치인으로서 이 전 대표의 삶 궤적을 따라가면 ‘명문 학교’와 ‘TK(대구·경북)’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눈에 띈다.

‘내 고향 상계동’ 애정… 집안은 대구·경북 출신

공립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와 세계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점은 그간 많이 알려진 이 전 대표의 든든한 자산이다. 반면, 이 전 대표의 TK 배경은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1985년 서울 성동구에서 태어나 이듬해 노원구 상계동으로 이사해 학창 시절 대부분을 살았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노원병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을 정도로 ‘내 고향 상계동’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애정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표의 부친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했다. 친가의 선대(先代)는 경북 칠곡군, 외가는 대구 달성군 출신이다. 굳이 따지자면 TK 출향민의 아들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서울과학고 13기 졸업생이다. 서울과학고는 1989년 개교한 대표적인 영재학교. 이 전 대표의 고교 동창들은 IT(정보기술)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전문가인 김지원 SK텔레콤 상무가 대표적이다. 그는 미국 MIT 공대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만점으로 졸업하고 2016년 SK그룹 인사에서 사내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됐다.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를 창업한 박태훈 대표, 온라인 투자 연계 금융업체 1호 ‘렌딧’을 세운 김성준 대표도 이 전 대표의 서울과학고 동창이다. 다만 30대 후반인 서울과학고 13기 졸업생은 한창 사회생활로 바빠 동창 모임이 활발하진 않다고 한다.

이 전 대표의 한 서울과학고 동창은 “같은 반이나 동아리는 아니었지만, 준석이는 2학년 때 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해 전교생이 모두 아는 친구였다”며 “한 학년이 140명 정도로 수가 많지 않아 대대적인 선거전(戰)은 없었으나 (이 전 대표가) 국내 대기업에 연락해 컴퓨터를 기증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동창생 뇌리에 기억된 ‘컴퓨터 기증’ 사연은 이렇다. 서울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이준석 학생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사용된 삼성전자 컴퓨터들이 폐기 처분된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곧장 삼성전자 홍보팀에 연락해 “멀쩡한 컴퓨터를 버리지 말고 차라리 우리 학교에 기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서울과학고 학생들이 쓰던 컴퓨터는 1997년 당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방문해 기증한 것으로, 이미 낡아 사용이 어려웠다고 한다. 결국 삼성전자 측은 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전자 홍보팀을 ‘스토킹’해 컴퓨터 12대를 받아냈는데, 그 이야기를 (하버드대 입학) 원서에 써서 풀어나갔다”며 이 일화를 자신의 학창 시절 추억이자 대입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다.

서울과학고 졸업 후 KAIST를 잠시 다니다 그만둔 이 전 대표는 하버드대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하버드대 한인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7년 국내에서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을 세워 활동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 12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영입돼 정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 전 대표의 배나사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직접 비대위원직을 제안한 것이다. 정치 활동 초기 그에게 ‘박근혜 키드’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씨를 둘러싼 ‘국정농단’ 정국에서 이 전 대표는 당시 여당(새누리당) 내에서 비판적 소장파였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탈당해 세운 바른정당에서 19대 대선 후보로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을 지원했다. 이후 바른미래당(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서 안철수 당시 인재영입위원장과 불화한 끝에 신생 정당인 새로운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새로운보수당은 이후 자유한국당과 합당해 미래통합당으로 개편됐고 현재 국민의힘으로 이어진다.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보수’ 실험에서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의 행보를 따르는 듯한 궤적을 보였다.

‘아빠 찬스’ 논란에 “엮으려면 무궁무진” 반박

이 전 대표의 부친 이수월 씨는 경북고(57회),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상사를 거쳐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서울 강남지점장과 국제영업부장을 지낸 금융인이다. 퇴직 후엔 기업 법정관리인으로 활동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주성영 전 의원 등이 이수월 씨의 고교 동창이다. 특히 함께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이수월 씨와 유승민 전 의원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대학교 1학년 때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세간의 ‘아빠 찬스’ 논란을 두고 지난해 6월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라 민주당에 가도 엮일 분들이 있다”면서 부친의 경북고 동문인 김부겸 전 총리,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사례로 들며 반박하기도 했다. “(부친의 지연, 학연으로) 엮으려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최근 이 전 대표의 경북 칠곡행으로 새삼 그의 TK 연고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법원이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한 이튿날인 8월 27일부터 칠곡과 대구 등에서 체류했다.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칠곡에 있는 조부 등 선대 묘소를 찾은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다만 집안 본향(本鄕)인 TK 방문이 정치적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이 전 대표는 “별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다(8월 29일 대구 달성군의회 방문 때 발언).

이 전 대표는 광주 이씨로 선대가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에 살다 조부 때 대구로 출향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 일가의 내력에 대해 이수헌 광주 이씨 칠곡종회 후원회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칠곡 매원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이른바 ‘영남 3대 양반촌’ 중 하나다. 매원마을은 대대로 장원급제자를 많이 배출해 ‘장원방’으로도 불렸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도 광주 이씨로 매원마을 출신이다. 이 전 대표는 광주 이씨 좌통례공파 22대손으로 6대조인 이창번 선생은 칠곡 고을의 유림종장(宗匠)으로서 학문이 높았다. 이 전 대표의 조부는 본래 고향인 칠곡군청에서 근무하다 대구시청으로 자리를 옮겼고, 세무과장까지 지낸 공직자다. 이수월 씨도 머리가 좋아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직장 생활을 잘한 것으로 안다.”

최근 이 전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 묻자 이 후원회장은 “이 전 대표가 추석에 고향에 내려와 쉰다고 하는데 같은 집안 어른으로서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고 싶다”면서 “최근 당(국민의힘) 일부 인사가 이 전 대표에게 (한 언행이) 과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355호 (p40~41)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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