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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재(三災) 직면한 李, 책임론 일지만 차선 후보도 ‘깜깜’

“상처뿐인 영광” 비판에 친명계 ‘부글’… 여론조사서는 1위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3재(三災) 직면한 李, 책임론 일지만 차선 후보도 ‘깜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 [동아DB]

“개인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지지율을 상회하는 후보가 많았다. 중앙정치를 끌어들이지 말고 ‘지역일꾼론’으로 선거를 끌고 가야 했다. 이재명·송영길 후보가 공천되면서 지방선거가 ‘대선 2라운드’가 돼 일그러졌다. 대선 패배에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 50%, 민주당의 무능함이 30%, 이재명 의원 개인 리스크가 20% 정도 책임이 있다. 그 영향이 지선으로 이어졌다.”

“당이 원해 나왔다는 건 거짓말”

민주당 이원욱 의원이 6월 8일 ‘주간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이재명 의원이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해 관련 글을 썼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지선) 다음 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당선을 최선의 가치로 여기고 계양으로 도망갔다” 등의 글을 남겨 화제가 됐다. “이재명 의원 때문에 지선에서 참패했다”는 ‘이재명 책임론’의 포문을 연 셈이다. 해당 글에 과거 이재명 의원의 비서였던 백종선 씨가 “곧 한 대 맞자. 조심히 다녀”라고 댓글을 남겼다 삭제한 일도 있었다. 친이재명(친명)계에서도 불쾌감을 보였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대선과 지선에서 연거푸 패배하면서 당내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선 패배 직후 치른 선거다 보니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재명 의원의 명분 없는 보궐선거 출마에 시민들이 등을 돌렸다”는 시각 또한 적잖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갈등으로 확산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지선 패배로 당내 분란이 예고되자 이낙연계와 정세균계는 일찌감치 의원모임을 해체했다. 이낙연계 이병훈 의원은 6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친목 모임 해체 결정이 당내 분란의 싹을 도려내고 당이 새로 태어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세균계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도 이날 해산했지만 이마저도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을 저지하기 위한 범친문재인계의 견제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 의원들의 집단행동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정세균계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계파 갈등 우려를 이유로 들며 “전당대회에 친명과 친문이 나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친명 대 반명’의 갈등은 도리어 깊어지고 있다. 일부 범친문계 의원이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하며 날 선 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홍영표 의원은 6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이 원해서 희생하고자 (이 의원이 선거에) 나왔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내가 알기로 당의 70~80%는 반대했다”고 직격했다. 이낙연계 설훈 의원도 6월 3일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재명 전 상임고문이 이낙연 전 대표를 찾아가 ‘당을 살리자, 도와달라’고 삼고초려를 했다면 선거에서 이기기는 힘들었어도 구청장 자리는 더 건졌을 것”이라며 “판단 착오인지 자만인지 모르겠지만 이 고문은 그렇게 안 했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책임론에 참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친명계 한 의원은 6월 8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이쪽 입장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도와주지 않아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렇게 생각하는 당원도 적잖다”면서도 “특정인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은 분란만 야기할 뿐 생산적이지 않다. 억울한 측면이 있어도 당을 생각해 대응하지 않고 참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명 핵심인 정성호 의원도 앞선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만 있었다. 토론할 분위기가 되지 않아 싸울 일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李, 당대표 100% 출마한다”

이재명 의원이 대선 및 지선 패배, 사법 리스크 등 3재(三災)를 겪고 있는 점도 주요 비판 대상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6월 7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대선에서 패배한 장본인이고, 또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해소하고 좀 더 자기 충전을 할 시간을 갖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나 한국 정치 발전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견지에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출마는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검경은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5월 일주일에 걸쳐 법인카드가 사용된 음식점 등 129곳을 압수수색했다. 결제 내역을 분석하는 한편, 공익 신고자 측과도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다만 반명계 의원들의 공세는 당장 이 의원과 경쟁할 당내 인물군이 없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6월 4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민주당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는 누구인가’를 물은 결과 이 의원이 28.8%로 1위를 기록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9%p.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9.0%), 홍영표 의원(6.8%), 우상호 의원(4.0%), 이인영 의원(3.7%) 순이다. ‘없음/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32.7%에 달해 가장 많았다.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가운데, 이 의원보다 높은 지지를 받는 ‘차선 후보’가 등장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당내 일각에서 전당대회 연기를 주장하는 이유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말을 아끼지만, 그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최재성 전 대통령정무수석은 6월 8일 언론 인터뷰에서 “100% 출마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지선 패배가 도리어 이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재명 의원은 지선에서 자신의 정치력과 득표력을 증명하지 못했다. 당권이 절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뉴스1]

전당대회 룰 개편 두고 논란

친명계 의원들은 ‘전당대회 룰 개편’을 주장하며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본투표에서 전국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순위를 매긴다. 친명계 의원들은 권리당원,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선거 룰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대표·최고위원 선거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당원 기준을 ‘선거권 행사 6개월 전 입당·12개월 내 6회 이상 당비 납부한 자’에서 ‘3개월 전 입당자’로 확대 개편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경우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이재명 의원 지지 세력들의 당내 영향력이 커진다. 이 의원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은 회원 수가 6월 9일 기준 21만6700명에 달한다. 이들 중 다수가 대선 전후로 민주당에 입당해 현행 규정으로는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못한다. 반명계 의원들은 현행 규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6월 8일 ‘우상호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며 내홍 수습에 나섰다. 새 비대위는 전당대회까지 당내 갈등 봉합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 비대위원장은 6월 9일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룰을 변경하려면 조건이 있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한 선수들이 합의를 하든가, 아니면 당내 구성원 60~70% 이상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간동아 1343호 (p31~33)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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