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33

2022.04.01

불확실성 시대 금 투자, 수익보다 헤지 수단으로 활용해야

오르는 금값에 투자자 관심 증가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22-04-05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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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ettyImages]

    최근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ettyImages]

    최근 어머니 환갑 선물로 골드바를 선물하려고 금 시세를 알아본 직장인 김모(29) 씨는 “예전에 비상용으로 골드바를 사뒀는데 이번에 다시 사려고 금값을 알아보니 전보다 엄청 올랐다”며 “지금 예산으로는 손톱만 한 크기밖에 못 할 것 같아서 다른 선물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쟁이나 금융위기로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금값은 어김없이 올랐다. 올해 초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도 금값을 올린 한 요인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 그리고 2020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사람들은 금을 찾았다.

    금은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고, 현금화하기 쉽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 “금 투자는 차익 실현보다 안전자산을 갖고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편이 좋다”는 게 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3개월치 생활비만큼 금을 보유하는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금융시장 변동성 커질 때 금 투자 선호

    자산배분 투자전략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건 투자분석가 해리 브라운이 명명한 ‘영구 포트폴리오’. 금융 투자자산을 주식, 채권, 금, 현금 등 4개 분류로 나눠 25%씩 투자하는 전략이다. 주식은 호황을, 현금은 불황을 대비한 것이고, 금은 물가상승을, 채권은 물가하락을 대비하는 용도다. 매년 자산은 재분배하는 것이 좋다.

    금 투자를 하고 싶다면 KRX(한국거래소) 금시장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현물 금을 바탕으로 한 시장으로, 실시간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개장과 폐장 시간도 주식시장과 같다. 증권사에서 금현물계좌를 개설해 HTS(홈트레이딩시스템)나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로 거래하면 된다.



    KRX에 따르면 3월 31일 기준 금 99.99K 가격은 g당 7만4990원이다. 최근 1년간 추이를 보면 지난해 3월 29일 가격은 6만3200원으로 1년 사이 g당 1만2000원가량 올랐다.

    매수한 금이 100g 이상이면 실물로 인출할 수 있다. 다만 실물 인출 시에는 수수료(개당 약 2만 원)와 부가가치세(10%)를 내야 한다. 실물은 거래 증권사에 신청하면 통상 이틀 이내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받을 수 있다. 실물 보유가 목적이 아니라 금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대부분 실물을 인출하지 않는다.

    비상‘금’ 용도라면 금은방에서 골드바를 사서 소장해도 된다. 손톱보다 조금 큰 크기(20×22㎜)의 순금 24K 카드형 골드바는 3.75g(1돈) 온라인 판매가가 35만~40만 원 선이다. 아이 돌반지에 많이 쓰는 양이다. 금수저나 펜던트, 쌀알 모양으로 세공한 제품도 찾아볼 수 있는데, 금고에 모아둘 목적이라면 세공이 많이 되지 않은 바 형태가 제일 낫다. 골드바는 상품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살 때 세법에 따라 부가가치세(10%)와 수수료(약 5%) 등이 붙는다.

    국내외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금 현물·선물 가격을 쫓는 ETF를 매수하거나 금 채굴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 ‘KODEX 골드선물(H)’로 금 선물을 기준 금값으로 삼는다. 3월 31일 현재 1만3000원, 총 보수는 연 0.68%다. 수익률은 3월 31일 기준으로 지난 1년간 투자했다면 약 12%, 지난 3년간 투자했다면 약 39%다. 지난해 12월 15일 상장한 ‘KINDEX KRX금현물’은 KRX가 운영하는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을 반영한 KRX금현물 지수를 추종한다. 3월 31일 현재 1만885원, 총 보수는 연 0.5%, 상장 이후 수익률은 8.24%다.

    미국에 상장한 대표 금 ETF로는 실물 금 값인 LBMA Gold Price PM USD를 추종하는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아이셰어즈 골드 트러스트’(IAU)가 있다. GLD는 3월 8일 191.51달러로 최고점을 찍고 30일 180.58달러에 거래됐다. GLD가 180달러 선을 넘긴 건 2020년 주가 대폭락이 있던 달의 190.81달러(2020년 3월 8일)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떨어뜨린 달의 183.24달러(2011년 8월 29일)로 모두 경제적 위기 순간이었다. 해외 금 ETF 거래 시 세금은 다른 해외주식과 같다.

    국내 처음 출시된 금 현물 ETF

    금 투자 목적이 자산배분이라면 
국내 금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도 좋은 선택이다. [GettyImages]

    금 투자 목적이 자산배분이라면 국내 금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도 좋은 선택이다. [GettyImages]

    시중은행에서 금 통장을 만들어 투자할 수도 있는데, 대부분 비과세 대상이 아니고 이자도 붙지 않는다. 금값이 안 오르면 장기간 예금한다 해도 목돈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상품에 가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김성일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금값은 변동성이 크고 급격히 하락할 때도 있는데, 그런 변동성을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렵다면 전체 자산 중 금 투자 비중을 10% 안쪽으로 두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김 책임자는 “현 금값이 오버슈팅된 상태인지는 전문가도 알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금 투자는 단독 수단보다 보조 수단으로 여기고 수익을 낸다는 생각보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서 손실이 있을 때 방어하는 용도로 포트폴리오에 넣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금 투자 방식은 국내 금 현물 ETF다. 실물 금(골드바)은 부가가치세를 고려해야 하고, 미국 금 ETF에 투자하는 건 환전 비용을 고려해야 하기에 환율 우대 혜택이 없다면 크게 추천하지 않는다고 한다. KRX 금거래소는 일반 계좌와 별도로 전용 계좌를 개설해야 해 번거롭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기존 주식계좌로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주식시장 ETF 중 선물 ETF는 현물 ETF보다 불리할 수 있어 현물 ETF를 추천한다. 금 현물 ETF는 연금저축계좌나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로도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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