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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요가복 샤넬’이라 부르지 마라!

[강지남의 월스트리트 통신] 일상복·신발·액세서리 라인업… 룰루레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확장

  • 뉴욕=강지남 통신원 jeenam.kang@gmail.com

더는 ‘요가복 샤넬’이라 부르지 마라!

룰루레몬 요가복. [사진 제공 · 룰루레몬]

룰루레몬 요가복. [사진 제공 · 룰루레몬]

미국 뉴욕 거리에서 탱크톱과 레깅스로 편안하면서도 맵시 있게 멋을 낸 여성에게 눈길이 간다면, 8할이 룰루레몬(Lululemon)을 입고 있다는 게 필자의 추정이다. 2000년대 들어 북미지역 여성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시작한 룰루레몬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애슬레저 룩의 제왕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레깅스 등 기능성 의류가 평소 입는 옷으로 즐겨 활용되면서 룰루레몬이 일상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룰루레몬 위상은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 250달러(약 29만 원) 아래이던 룰루레몬 주가는 현재 467달러로 90%가량 올랐다. 최근 5년간 룰루레몬 주가는 700% 이상 상승해 S&P500 지수보다 우수한 성적을 냈다고도 한다.

룰루레몬은 1998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데니스 칩 윌슨이 창업한 운동복 전문 브랜드다. 스노보드와 서핑 운동복 판매 사업을 하던 윌슨은 직접 요가를 배우다 당시 요가복이 요가 동작을 취하는 데 불편하고 땀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능성 요가복 사업 아이디어를 냈다. 룰루레몬은 2003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착실하게 사업을 넓혀 현재 17개국에서 5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도 2015년 진출했다. 윌슨은 여성 비하 발언 등 각종 구설을 자처하다 2013년 경영권을 내놓고 회사를 떠났으며, 현재 캘빈 맥도널드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맥도널드는 미국 대형 유통업체 시어스(Sears)와 세포라(Sephora) 출신이다.

3大 성장 목표 조기 달성

코로나19 팬데믹 초반 여느 의류업체와 마찬가지로 룰루레몬 역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곧 수요를 회복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소비자들이 편안한 의류를 선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쉽게 사고 버려 환경오염 주범으로 지목되는 패스트패션 대신, 오래 입을 수 있는 기능성 의류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 변화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자상거래 판매 확대에 빠르게 대응한 점도 팬데믹 극복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룰루레몬은 2020년 44억 달러(약 5조2000억 원) 매출을 내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올해는 더욱 화려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매출은 88%, 2분기 매출은 61% 증가해 분기 실적 결산 때마다 연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현재 연매출 예상치는 61억9000만~62억6000만 달러(약 7조3150억~7조3980억 원)다. 2019년 룰루레몬은 3대 성장 목표(△전자상거래 2배 △남성제품 부문 2배 △해외시장 4배 성장)를 2023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전자상거래 및 남성제품 부문 목표는 벌써 달성했다. 마지막 남은 해외시장 성장을 위해 올해 최대 40개 해외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다. 관련 시장은 룰루레몬이 북미지역 외에서도 선전을 이어갈 경우 2025년 무렵 매출 100억 달러(약 11조8180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룰루레몬이 소비자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는 이유는 편안한 것은 물론, 기능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면서 일상복으로도 입기 좋은 디자인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는 얼라인(Align) 레깅스, 어나더 마일 재킷, 에너지 브라 등 ‘룰루레몬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소개하는 영상이 매우 많다. 룰루레몬 남성팬층도 두텁게 형성돼가고 있다.

룰루레몬 매장에 비치된 스마트 기기 미러. [사진 제공 · 룰루레몬]

룰루레몬 매장에 비치된 스마트 기기 미러. [사진 제공 · 룰루레몬]

룰루레몬은 더는 ‘요가복의 샤넬’이기를 거부한다. 요가복뿐 아니라 러닝복과 트레이닝복 외에도 일상복으로 입기 적합한 티셔츠, 바지, 재킷, 그리고 가방과 모자 같은 액세서리까지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룰루레몬은 지난해 홈트레이닝(홈트)용 스마트 기기 미러(Mirror)를 인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더욱 강화했다. 미러는 거울에 재생되는 운동 강사의 수업을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로, 홈트 기기 시장에서 펠로톤 자전거의 경쟁 상대다. 펠로톤 자전거에 비해 가격이 다소 저렴하고 벽에 부착하는 제품이라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베트남 셧다운’ 이슈에서 나이키보다 유리

미국 뉴욕 룰루레몬 매장과 내부 모습, 룰루레몬 남성복 코너(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제공 · 강지남]

미국 뉴욕 룰루레몬 매장과 내부 모습, 룰루레몬 남성복 코너(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 제공 · 강지남]

운동복산업에서 나이키는 매출 규모나 인기 면에서 ‘넘사벽’ 브랜드다. 나이키 매출은 룰루레몬의 9~10배에 달한다. 하지만 성장세 면에서 룰루레몬이 나이키를 앞서고 있다. 올해 2분기 61% 성장한 룰루레몬에 비해 나이키는 16% 성장에 그쳤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베트남발(發) 생산 및 물류 차질 이슈에서 룰루레몬은 나이키보다 덜 곤란한 처지다. 신발의 51%와 의류의 30%를 베트남에서 제조하는 나이키의 생산 및 물류 상황은 2023년까지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룰루레몬은 원단 수급 및 제품 생산에서 아웃소싱 거점이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중국, 대만 등 다양하다. 더욱이 높은 마진 구조 덕분에 항공 화물을 사용하며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편 룰루레몬의 신발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도 높다. 룰루레몬은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출신 디자이너들을 채용하고 신발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는 등 내년 초 신발 출시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룰루레몬은 2017년 APL(Athletic Propulsion Labs)과 제휴해 일부 매장에서 운동화를 판매한 적 있는데, 이를 통해 10대가 선호하는 신발 브랜드 9위에 오르기도 했다. 룰루레몬 신발에 대한 소비자 기대가 큰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그랜드뷰마켓(Grand View Market)은 지난해 전 세계 애슬레저 시장 규모가 2847억3000만 달러(약 337조 원)이며, 앞으로 연평균 8.6%씩 성장해 2028년 5494억1000만 달러(약 649조 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룰루레몬 신봉자들은 이러한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현재 룰루레몬이 ‘성장 초입’에 서 있을 뿐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 시장에 진입하는 쟁쟁한 경쟁자가 한 둘이 아니라는 점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갭의 애슬래타(Athleta), 알로요가(Alo Yoga) 외에도 최근 펠로톤(홈트 기기), 빅토리아시크릿(속옷), 타깃(대형마트), 슈퍼드라이(스트리트패션)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브랜드들이 애슬레저 사업에 뛰어들었다. 얼마 전 소프트뱅크로부터 4억 달러를 투자받은 미국 애슬레저 스타트업 부오리(Vuori)도 현재 7개 매장을 5년 내 1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점점 가열되는 애슬레저 시장에서 룰루레몬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계속 선두 자리를 유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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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14호 (p28~30)

뉴욕=강지남 통신원 jeenam.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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