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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원도민 생존 걸린 北 관광, 남북미 합의하면 돌파 가능”

내년도 사업으로 전기차, 액체수소, 헬스케어 제시…“中企 중심의 미래 산업모델 만든다”

  • 대담=정위용 주간동아 편집장 viyonz@donga.com 정리=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최문순 강원도지사 “강원도민 생존 걸린 北 관광, 남북미 합의하면 돌파 가능”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남북 교류 및 협력 사업도 수면 아래로 내려간 것처럼 보인다. 강원도와 경기도 등 북한 접경지대에도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외치던 ‘평화 경제’에 대한 기대보다 교류 단절에 따른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행보가 유독 눈에 띈다. 정부 간 대화나 협상이 어려우니 민간단체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물꼬를 터보자는 제안도 그렇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사업을 3회 연임 임기가 끝나는 도지사가 추진하기에 그렇다. 11월 27일 최 지사를 만나 그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북한 관광 재개는 유엔 대북제재나 북한의 반대 같은 난관이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계속 밀어붙이는 이유는? 

“이것을 정치적 문제로 보지 말고 강원도민의 생존권 문제로 봐달라.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1년이 됐다. 강원도민의 피해가 너무 크고 깊다. 지난해 9·19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민이나 투자 기업가들이 관광 재개에 큰 희망을 걸고 준비했는데 이루지 못했다. 강원도에선 관광을 정치가 아닌 도민 생존권으로 생각한다. 관광은 유엔 대북제재 대상도 아니므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금강산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북한도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를 가졌던 것 같다. 남북미 합의의 기본으로 생각했는데 이게 안 되다 보니 서로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지는 원인이 된 것 아닐까. 북한 측과 접촉해보면 ‘그거 하나 못 하나’라는 표정이다. 그래서 그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관광 사업으로 돈을 벌면 미국이나 유엔의 제재를 받지 않을까. 

“유엔 대북제재 대상 가운데 ‘벌크캐시’ 조항이 있다. 뭉칫돈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조항이다. 관광은 뭉칫돈이 갈 수 없는 구조다. 지금도 중국과 유럽에서 연 140만 명가량의 관광객이 북한을 관광하고 있다. 외국인도 모두 관광회사를 통해서 간다. 우리도 현대아산을 통해 갔는데, 관광비용의 95%는 현대아산으로 회수된다. 나머지 5%는 북한 주민들이 감자, 빈대떡, 막걸리 등을 관광객에게 파는 돈, 입국료, 혹은 비자 1박 30달러, 2박 40달러 등이다. 이건 벌크캐시로 보기 어렵다. 뭉칫돈은 국회나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강원도는 이번에 원산 관광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는데…. 

“북한은 2010년부터 원산에 호텔, 콘도 등 270여 개 동을 짓고 있다. 내년 4월 15일 북한 태양절에 개장한다고 한다. 강원도는 속초항에서 출항하는 크루즈 선박, 그리고 양양국제공항과 북한 갈마비행장(원산국제공항)을 오가는 비행기 등 두 가지 루트를 준비하고 있다. 만약 금강산 관광이 서로 입장이 불편해 안 된다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김 위원장 등 3자가 새로운 사업이니까 서로 업적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 제안한 것이다. 미국 등에 그렇게 알리고 있다. 3자가 합의하면 지금의 ‘병목’이 ‘돌파구’로 바뀔 수 있다.” 



남북 관광 재개에 따른 기대효과가 큰 것인가. 

“그렇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속초-원산 항로뿐 아니라 국제적 공간도 열 수 있다고 본다. 중국, 러시아, 일본 모두 가까워진다. 원산은 1900년에 이미 골프장이 세워질 만큼 번성했던 곳이다. 그런데 분단 이후 군사지역이 되면서 살기 힘들어졌다. 북한도 원산 관광 사업을 금강산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할 수 있다.” 

강원도는 11월 플라이강원이라는 항공사를 만들어 양양-제주 노선에 취항시켰다. 북한 말고 국내 관광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을까. 

“강원도가 품고 있는 동해안 지역은 러시아, 일본과 모두 가깝다. 항공로가 열리면 중국인 관광객도 더 쉽게 유치할 수 있다. 그래서 플라이강원이라는 항공사를 만들어 비행 허가를 받았다. 항공사가 보유한 비행기를 정비해 내년 3월부터 본격 운항하다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원산으로도 갈 것이다.”


플라이강원, 중국·일본·러시아인 관광객 유치 기대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9·19 군사 분야 남북합의(9·19합의) 이후 전방초소가 없어지고 부대를 철수하면서 접경지역 마을의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군인들이 휴가를 못 가고 부모들도 면회를 못 가고. 이러다 보니 지역 경기가 주저앉고 있다. 9·19합의 이후 금강산 관광을 기대하며 (민간) 투자도 여러 곳 진행됐는데, 지금은 모두 폐허 상태다. 특히 고성군의 피해가 심각하다. 빨리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무장지대(DMZ) 개방에 강원도가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나. 

“DMZ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보면 가장 방문하고 싶은 곳 1위로 나온다. 그런데 접근이 어렵다. DMZ로 가는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고, 여행 허가도 쉽지 않았다. 사단에 따라 다른데 24, 48시간 전 여행객 명단을 통보해야 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까다로운 과정이라 관광객을 많이 받지 않았다. 지금은 상당히 많이 간소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다녀간 이후 DMZ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라 관광객이 늘었다. 고성군에서는 DMZ로 들어가는 코스도 개발됐다. 다만 남북관계 경색으로 관광업이 다시 위축됐다.” 

남북 관광 외에도 내년 신규 사업으로 올림픽 유산 사업을 제시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겠다는 것인가. 

“올림픽을 계기로 평창은 세계에 다 알려졌다. 그 명성을 활용해 여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도 예산 집행이 1~2년 늦어졌다. 올림픽 유산 사업은 해당 시설 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것이다. 그중 첫 번째로, 스포츠 마케팅 사업의 흥행 조짐이 보인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강릉에 찾아와 컬링을 즐기고 있다. 스키 시설도 그런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평창평화포럼 같은 마이스(MICE) 사업을 1년 내내 유지하면서 관광의 질을 높이고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의 성과도 하나씩 보이고 있다. 강릉시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관광객이 제주도를 넘어섰다.” 

전기자동차 생산과 액체수소 사업도 추진한다고 들었는데, 강원도 홀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강원도의 노력과 정부의 기술 지원이 더해져야 가능하다. 수소 사업을 정부와 울산, 전남 여수 등에서도 하고 있는데 전부 기체수소 사업이다. 지금 단계에서 유효한 것은 수소 사업이 맞다. 하지만 강원도는 미래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액체수소는 우주로켓 등에 필요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아직은 경제력이 낮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정부와 함께 삼척에 액체수소 시티를 짓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함께 민간 자원을 모아 내년에 플랜트를 세워보겠다. 현대차의 수소자동차는 기체를 쓰는데 미래에는 액체로 가는 자동차가 나올 것이다. 강원도는 자동차보다 어선에 액체수소를 사용하는 사업에 주력할 것이다. 액체수소 엔진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의 전기차 생산, 新산업 모델 시험

전기자동차도 강원도가 만든다는 계획인가. 

“강원도 내 중소기업이 만들고 있다. 횡성에서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지금은 자동차산업이 현대차 등 대기업에 중소기업이 하청으로 들어가 납품하는 사슬 구조인데, 우리는 중소기업이 기술을 모아 자동차를 생산하고 그 이익을 중소기업이 투자한 만큼 배분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자기가 기여한 만큼 정확히 가져가는 새로운 구조로, 기존 자동차 사업 구조와는 확실히 다르다.” 

사업 방식이 매우 특이하다. 가능한 일인가. 

“내년 8월 (전기자동차) 완성차가 나올 것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다르게 덩치가 작아 의사 결정 구조가 간단하다. 중소기업 중심의 생산 구조는 강원도형 일자리 모델이기도 하다. 그런데 판매망이나 마케팅 비용이 부족하다. 그래도 한번 해볼 만하다고 해 정부도 지원해주고 있다.” 

원주에는 의료산업 단지가 많은데 의료단체의 요구와 규제가 너무 많아 힘들지 않나. 

“대한의사협회와 본의 아니게 많이 부딪치고는 있다. 그런데 디지털헬스케어는 가야 할 길임에 분명하다. 유전자 정보나 건강 정보를 한데 모아 정밀의료를 해나가는 게 세계와 경쟁하는 방법이다. 그 경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 산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를 많이 풀어야 한다. 개인정보 관련 규제도 마찬가지다. 강원도는 원주와 춘천에서 시행하는 사업에 대해 규제 자유 특구를 지정하는 작업을 내년에 진행할 계획이다. 규제 없이 의료정보를 가공해 개인 맞춤형 투약과 의료기술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산간 오지의 주민들을 위한 원격 의료도 규제 없이 시범 사업으로 시행해볼 만하다.”






주간동아 2019.11.29 1216호 (p50~52)

대담=정위용 주간동아 편집장 viyonz@donga.com 정리=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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