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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홍콩 사태, 남의 일 아니다

르포 | 90여 일 앞둔 대만 대선 민심 현장

  • 타이베이  =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홍콩 사태, 남의 일 아니다

대만의 108번째 독립기념일인 10월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쌍십절 행사(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는 대만 경찰. [뉴시스, 허문명 기자]

대만의 108번째 독립기념일인 10월 10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열린 쌍십절 행사(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는 대만 경찰. [뉴시스, 허문명 기자]

대만 수도 타이베이 중심부에 자리한 총통부는 우리나라의 청와대 격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대만총독부가 있었다. 우리는 조선총독부 건물을 허물었지만 대만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주변 관공서들도 일제 때 건물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꽤 돼 마치 일본 근대로 시간여행을 간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어도 반일 감정이 별로 없는 대만 특유의 문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타이베이를 ‘임시수도’로만 여기던 초창기 대만 정부가 ‘어차피 중국 본토를 수복해 돌아갈 건데 뭐 하러 건물을 새로 짓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만의 108번째 독립기념일인 10월 10일 쌍십절 행사는 총통부 앞 광장에서 열렸다. 아침 일찍부터 경비가 삼엄했지만 헬기들이 국기를 매달고 하늘을 비행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완연했다. 총통부 1층 입구 중앙에 차이잉원 총통이 연설할 무대와 대형 스크린이 마련됐고, 차량이 전면 통제된 총통부 앞 도로가 광장이 됐다. 

마잉주 전 총통,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 우둔이 국민당 주석 등 국내 정치인을 비롯해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 시브산카르 메논 전 인도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미국과 우호관계를 반영하듯 새라 허커비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테드 크루즈 미국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의 모습도 스크린에 비쳤다.


중국에 단호한 메시지 던진 차이잉원

대만 타이베이의 명물인 야시장의 모습. 젊은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홍콩 사태를 보고 남의 일이 아니라고 느끼는 이들은 반중 노선을 걷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허문명 기자]

대만 타이베이의 명물인 야시장의 모습. 젊은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홍콩 사태를 보고 남의 일이 아니라고 느끼는 이들은 반중 노선을 걷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허문명 기자]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차이 총통의 메시지였다. 대만 정부는 미리 초청한 25개국 기자들이 프레스 석에 앉자마자 ‘Nation of Resilience, Forward into the World(강한 나라, 세계를 향해)’라는 제목의 총통 영어 연설문을 배포했다. 



‘강한 나라’를 표현할 때 단순히 ‘Strong’이 아니라 ‘Resilience(회복력)’라는 단어를 선택한 차이 총통은 유엔 퇴출, 오일 쇼크, 금융위기 등 외부 위기는 물론 수재(水災), 대지진, 태풍, 사스(SARS ·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천재지변과 질병 확산에 이르기까지 지난 70여 년간 대만이 겪은 어려움들을 조목조목 나열하면서 “국민이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바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가 향한 곳은 결국 중국이었다. 연설문 중 일부다. 

“중국은 여전히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s)’로 우리를 부단히 위협하고 있으며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도발하고 있다. 자유와 민주가 도전에 직면할 때, 중화민국의 생존 발전이 협박받을 때 우리는 반드시 일어서서 이를 지켜야 한다. ‘일국양제’를 거부하는 것은 2300만 대만 국민이 당파와 입장을 초월해 인정하는 가장 큰 공감대다. 나는 총통으로서 국가 주권을 수호할 것이다. 이건 도발이 아니고 총통으로서 이행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다.” 

광장에 모인 1만여 시민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쌍십절 행사 전날인 10월 9일 국내외 VIP들을 초청한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왼쪽). 10월 16일부터 시장직을 휴직하고 본격 선거운동에 뛰어든 야당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시장(앞줄 가운데). [허문명 기자, 뉴시스]

쌍십절 행사 전날인 10월 9일 국내외 VIP들을 초청한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왼쪽). 10월 16일부터 시장직을 휴직하고 본격 선거운동에 뛰어든 야당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시장(앞줄 가운데). [허문명 기자, 뉴시스]

대만은 내년 1월 11일 대선을 앞두고 있다. 9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대만에 머무는 5박 6일 동안 고위 관료부터 시장통 상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 열에 여덟은 차이 총통의 재선을 낙관하고 있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도 50%에 달하는 상황이다. 몇 달 전만 해도 차이 총통의 재선을 점치는 이가 별로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반전이라고 대만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차이 총통이 이끄는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중간 평가 격인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대패했다. 올해 2월 여론조사에서 총통 지지율도 27.4%에 불과했다.

누구도 재선을 낙관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무엇보다 중국과 관계 악화로 경제가 타격을 입어 살기 힘들어졌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실제로 주타이베이 미상공회의소의 ‘2017 비즈니스 경기 조사’에 따르면 양안관계(중국-대만 관계)가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2016년 12위에서 2위로 급등해 관계 경색이 비즈니스 환경에 불확실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기도 했다. 1년 전 미국 ‘LA타임스’는 ‘대만의 총통, 트럼프보다 인기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대만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차이 총통의 지지율 급상승은 반전이 틀림없다는 게 대부분 여론이었다. 1등 공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홍콩 사태라고 한다. 대만 선거 프레임은 민생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생존’이었다.

9월 29일은 ‘전 세계 반(反)전체주의의 대행진’이라는 이름으로 23개국 65개 도시에서 홍콩 시위 지지 행진이 동시에 열린 날이었다. 이들 도시 가운데 타이베이에 가장 많은 10만 명이 모였다. 입법원(국회) 앞 도로에서 열린 시위는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데도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 시민들이 모여 ‘홍콩 지지, 노 차이나(No China)’ ‘대만 보위, 전체주의 반대’ 같은 구호가 적힌 손팻말과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반중 구호를 외쳤다. 

대만 거주 홍콩인도 대거 나왔는데 이들은 홍콩 시위대와 같은 검은색 상하의와 헬멧, 복면 차림으로 눈길을 끌었다.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대만으로 이민 오는 사람도 늘었다고 한다. 대만 이민국에 따르면 올해 1~7월 이민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는데, 이중 절반이 홍콩인이라고 한다. 

대만인은 대부분 홍콩 상황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대만 상황을 떠올리고 있었다.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 독립된 정치체제를 가진 대만과는 분명 다르지만, 중국의 홍콩 압박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거였다. 특히 중국과의 통일에 반대하고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젊은 층일수록 오늘의 홍콩이 내일의 대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역력했다. 

9월 시위에 참석했다는 대만 국립정치대 학생의 말이다. 

“홍콩 사태가 4개월이나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은 일국양제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부모 세대만 해도 일국양제에 대한 어떤 환상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그 환상이 깨졌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향해서도 군사·경제·외교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홍콩을 돕는 게 대만을 돕는 거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여론도 홍콩 지지가 압도적이다. 동맹휴학 같은 방법으로 홍콩 청년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런 상황은 선거권이 없는 고교생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월 11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대만 공공TV(PTS)의 청소년 프로그램 ‘청춘대변인’이 정치대 선거연구센터에 의뢰해 고교생 2223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국민 정체성 조사’를 했는데 5명 중 4명이 자신을 대만인으로 여긴다면서 중국의 일국양제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답한 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0.8%에 그쳤다. 대만 사회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첫 국민 정체성 조사 결과라는 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급상승한 차이 총통 지지율

홍콩 사태, 남의 일 아니다
이런 분위기는 대선을 앞둔 민심 변화에서도 그대로 감지된다.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 5월 27일 여론조사 결과만 해도 차이 총통은 35.9%로 야당 국민당 후보인 한궈위 가오슝시장의 45.2%에 9.3%p나 뒤졌었다. 

하지만 홍콩 시위가 본격화한 직후인 6월 18일 여론조사에선 각각 40.6%, 40.1%로 오차범위 박빙을 보이더니 8월 초순에 들어서는 완전히 역전됐다(그래프 참조). 가장 최근 결과인 9월 25일 최대 민간방송국 TVBS의 여론조사에서는 마침내 지지율이 50%를 돌파했고 한 시장은 38%로 떨어졌다. 특히 20대에서 70~80%대의 압도적 지지를 보였는데 한 시장은 10~2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런 반전은 차이 총통이 홍콩 사태가 터진 직후부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는 홍콩 사태 초기였던 6월 13일 “홍콩 시위는 중국이 표방하는 일국양제는 안 되며, 특히 민주화된 대만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는 담화를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10월 4일 홍콩 정부가 시위 확산을 막고자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복면금지법’을 시행하려 할 때도 즉각 “자유에 대한 추가적인 억압은 더 큰 충돌을 낳을 수 있다”며 “홍콩 당국은 대중과 진실한 대화를 하고 시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 열망에 대해 구체적인 응답을 하라”고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이에 비해 한 시장은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를 내놓음으로써 혼란을 자초했다. 홍콩 시위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처음엔 “모르겠다”고 했다가 지지율이 떨어지자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일국양제를 허용할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이 총통의 반중 노선을 비난하다 자신도 중국에 맞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모습에서 신뢰를 잃었다. 

국민당은 ‘경제보다 주권수호’라는 차이 총통 프레임에 마땅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 본토와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당은 경제난을 선거 전략으로 짜고 있지만 잘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확산되는 반중 여론

10월 10일 쌍십절 행사에서는 2시간 동안 다양한 거리 행진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대만을 대표하는 기업들부터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와 원주민들까지 저마다 특색 있는 복장과 모형을 내세워 자신들을 알렸다. [허문명 기자]

10월 10일 쌍십절 행사에서는 2시간 동안 다양한 거리 행진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대만을 대표하는 기업들부터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와 원주민들까지 저마다 특색 있는 복장과 모형을 내세워 자신들을 알렸다. [허문명 기자]

현장에서 확인한 대만 사람들의 반중 정서는 생각보다 컸다. 차이 총통도 이번 선거를 중국과의 대결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민진당 창당 33주년 행사일이던 9월 28일에는 “2020년 대결에서 우리의 적수는 국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 건너에 있다. 베이징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중화민국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중국을 아예 적으로까지 표현했다. 

1차적으로 이런 위기감은 갈수록 험악해지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 때문이다. 올 새해 벽두(1월 2일)부터 시 주석이 “대만은 홍콩과 같은 일국양제 방식의 통일을 받아들여야 한다. 무력통일 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초강경 발언을 하더니 두 달 뒤인 3월에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 전투기들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일까지 발생했다. 

시 주석은 10월 13일(현지시각) 네팔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는 “중국의 어떤 영토라도 분열시키려는 이는 몸이 부서지고 뼛가루로 산산조각이 나게 될 것”이라며 험악한 말을 쏟아냈다. 티베트 독립 세력은 물론, 신장웨이우얼자치구와 홍콩을 겨냥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이를 듣는 대만 사람들 처지에선 당연히 자신들을 향한 메시지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해 차이 총통도 행동으로 맞서고 있다. 5월에는 중국의 침공을 가정한 대규모 군사훈련인 한광(漢光) 35호를 참관하면서 군복 차림에 군화까지 신고 대중(對中) 항전 의지를 강조했으며, 8월에는 “홍콩을 지켜내야 대만을 지킬 수 있다. 모든 아시아 국가가 대만이 민주와 자유를 지켜낼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며 국제사회를 향해 지지를 언급하기도 했다. 

대만은 지금 외교적으로 고립 상태다. 수교국이 15개국에 불과한 데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약 9000달러(약 1069만4700원)인 국가가 대부분이다. 일각에서는 유럽 내 유일한 수교국인 바티칸시국과 중국의 수교 임박설도 나와 바티칸시국과의 단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차이 총통은 이번 쌍십절 행사 시작 전 행사장에 줄지어 들어서는 내외 귀빈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는데, 외국 기자단도 예외가 아니었다. 짧은 악수였지만 직접 만난 차이 총통은 작은 몸집에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총통이지만 외국에서 온 기자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정성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며 ‘외교 고립’ 상황에서 분투하는 것이 느껴졌다. 

대만 고립은 중국의 압박 때문이다.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은 자국과 수교를 맺으면 대만과는 단교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차이 총통 취임 후 엘살바도르, 솔로몬제도 등 7개국이 대만과 단교했다. 대만 국민들은 처음엔 이런 외교적 고립이 반중 노선을 표방한 차이 총통이 자초한 일이라며 비판했지만 요즘엔 중국을 책망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외교·군사뿐 아니라 경제적 압박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8월부터 아예 본토 주민의 대만 자유여행을 금지시켰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해 대만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약 107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여행제재가 계속되면 1조 원 넘는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왔다. 

대만 총통 임기는 4년으로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2020년 선거에서 만약 차이 총통이 연임에 성공하면 2000년 처음으로 국민당에서 민진당으로 정권이 교체된 후 대만도 8년 주기로 정권이 바뀌는 양상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 대선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세계 패권전쟁을 펼치는 미국과 중국의 대리전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선거의 승패는 대만 내정은 물론, 양안관계와 향후 미·중 패권전쟁의 결정적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미·중 대리전이 된 대만 대선

미국은 차이 총통을 명확히 지지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6월 펴낸 ‘인도태평양전략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Country)’로 언급했다. 중국이 극도로 중요시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는 노골적으로 충돌한다. 

미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가 부쩍 늘었고 F-16V, 스팅어미사일 등 첨단무기도 수출했다. 이는 미국의 도움으로 대만이 핵심 육상·공중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 차이 총통은 무기 판매를 허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미국은 차이 총통이 중남미나 태평양 수교국을 순방할 때 뉴욕 등 미국 주요 도시를 경유해 방문하도록 배려하는 등 외교 공간도 넓혀주고 있다. 

중국의 관심이 지금은 홍콩에만 쏠린 듯하지만 시 주석 머릿속에는 홍콩을 바라보는 대만 국민의 시선도 무겁게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대만에 대한 억제가 오히려 차이 총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역설적 상황을 바라보는 중국의 계산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주간동아 2019.10.18 1210호 (p46~50)

타이베이  =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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