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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최악 갈등 속에서 피어난 한일 민간교류의 가능성

가정연합, 10월 6일 나고야 국제전시장에서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나고야 4만명대회’ 개최

최악 갈등 속에서 피어난 한일 민간교류의 가능성

10월 6일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나고야 4만명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가정연합]

10월 6일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나고야 4만명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가정연합]

한국에게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지만,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경험 때문에 한국인이 일본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거부감은 그 어떤 나라보다 크고 강하다. 6·25전쟁 때 북한군에 의해 가족이 희생당한 후손들이 북한 김정은 정권에 치를 떠는 것처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되거나 군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조상들의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는 우리 국민은 대부분 그릇된 과거사를 제대로 반성조차 하지 않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일본 우익 정치인들에게 뿌리 깊은 거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일부 일본 우익 정치인의 뻔뻔한 행태는 유대인 학살 등에 관여한 전범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찾아내 단죄함으로써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으려 노력하는 독일 정부의 모습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더욱이 7월 일본 정부가 불화수소 등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부품과 소재, 장비에 수출규제 카드를 꺼내 들자 우리 국민 다수는 일본 정부의 치졸한 행태에 분노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배상 판결 이후 일본 정부가 특정 부품과 소재를 수출규제하고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것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에 타격을 가하려는 일본 우익의 경제침략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맞섰다.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그리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일련의 사태들로 한일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도쿠노 에이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본회장 등 7대 종단 종교지도자들이 초종교 합수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가정연합]

도쿠노 에이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본회장 등 7대 종단 종교지도자들이 초종교 합수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가정연합]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나고야 4만명대회’ 모습. [사진 제공 · 가정연합]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나고야 4만명대회’ 모습. [사진 제공 · 가정연합]

이처럼 한일 양국 정부가 갈등의 악순환에 빠진 가운데 민간 차원에서는 한일 우호관계 복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10월 6일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된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나고야 4만명대회’(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는 민간 차원의 대규모 한일 친선우호 협력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만하다. 일본인 약 4만 명이 나고야 국제전시장(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 밀집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페스티벌은 참가자 전원이 태극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양국의 우호협력 증진을 기원했다.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 인접한 국제전시장은 우리나라 일산 킨텍스와 유사하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은 A, B, C, D, E, F 등 6개 관으로 이뤄진 국제전시장 전체 약 6만㎡를 빌려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을 열었다. 이 가운데 전시장 출입구 쪽에 위치한 별관 형태의 A관은 아동을 동반한 가족이 모니터 화면을 통해 행사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A관 한 코너에는 아동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방방이와 미끄럼틀이 준비돼 있었다. 기다랗게 나란히 붙어 있는 B, C, D, E, F 등 5개 관은 중간 칸막이를 모두 열어 하나의 행사 공간임을 나타냈다. 메인 무대는 가운데 위치한 D관에 설치됐고 B, C, E, F관에도 별도 무대가 꾸며졌다. 2부 오프닝에서는 노란색, 녹색, 보라색 등 같은 색의 옷을 맞춰 입은 청년 수십 명이 각 관의 무대에 올라 깃발을 흔들면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통일된 동작을 선보여 말 그대로 ‘페스티벌’ 분위기를 한껏 고조했다. 

가정연합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학자 총재를 비롯해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켈빈 에드워드 펠릭스 도미니카연방 가톨릭 추기경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과 조명철 전 의원, 정태익 한국외교협회 명예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일본에서도 전·현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일본에서 총 22명의 전·현직 의원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페스티벌에 참석한 전·현직 지방의원 수는 150명에 이른다고 했다. 가정연합에서는 문선진 세계평화여성연합 세계수석부회장 부부, 문연아 천주평화연합(UPF) 한국의장, 이기성 가정연합 한국회장, 도쿠노 에이지 가정연합 일본회장, 고토다 요시후미 일본3지구장 등이 참석했다.




삼세대합창단 공연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는 삼세대합창단. [사진 제공 · 가정연합]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에서 공연하고 있는 삼세대합창단. [사진 제공 · 가정연합]

청년들이 태극기와 일장기를 휘날리며 한일 평화 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가정연합]

청년들이 태극기와 일장기를 휘날리며 한일 평화 기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가정연합]

효정문화축복페스티벌 1부 행사는 성가와 천보역사로 이뤄졌다. 천보역사는 영 분립, 조상해원, 조상축복 등 가정연합의 가장 핵심적인 종교 의식이다. 2부 행사는 오프닝 댄스를 시작으로 고토다 일본3지구장의 환영사, 도쿠노 일본회장 부부가 주관한 4000쌍 축복식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청년들의 축하행사와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과 딸 등 3대가 함께 한 삼세대합창단 공연이 이어졌다. 그다음에는 한국과 미국, 일본 주요 내빈의 축사가 있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축사에서 “오늘 4만 명이 모인 이 자리가 무척 놀랍고 아름답다”며 “평화를 위해, 자유를 위해 여러분은 지금 위대한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측 내빈으로 축사를 맡은 김규환 의원은 한학자 총재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한미일 3국 주요 인사의 축사에 이어 7대 종단 종교지도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의 큰 그릇에 저마다 들고 온 물을 부은 뒤 초종교 기도식을 가졌다. 주최 측은 “종교가 이기주의에 빠졌을 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초종교 합수 의식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정연합 창립자인 한학자 총재가 행사장에 등장했다. 참석자 4만 명이 태극기와 일장기를 흔들며 열렬히 환호하는 가운데 한 총재는 전기차를 타고 B, C, D, E, F관의 행사장을 크게 한 바퀴 돈 뒤 무대에 올랐다. 한 총재는 연설에서 “평화세계를 위해 오늘 여러분 앞에서 ‘아시아·태평양 유니온’ 창설을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하나님의 나라를 창건하고자 참부모로서 1960년부터 하늘의 자녀를 찾아주는 축복운동을 통해 세계적으로 190여 개국에 축복가정을 배출했다”며 “진리의 말씀, 하늘부모님의 말씀, 참부모님의 말씀을 갖고 아시아 대륙이 세계를 밝히는 등불의 사명을 다하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 총재의 연설 이후 ‘피스 로드 종주’ 완료식이 거행됐다. 일본에서 진행된 피스 로드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한일, 일한 가정의 자녀들이 ‘한일 우호 증진’을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청년들의 댄스 퍼포먼스가 진행됐으며, 페스티벌 하루 전인 10월 5일 열린 재팬 서밋 ‘나고야 선언문’ 서명식을 끝으로 2부 공식 행사를 마쳤다. 3부는 리틀엔젤스 합창단의 축하공연으로 꾸며졌다.


“한일 갈등 넘어 동아시아 평화 만들자”
10월 5일 한미일 관계 재조명하는 ‘재팬 서밋 및 지도자회의’ 개최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왼쪽)과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 [사진 제공 · 가정연합]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왼쪽)과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 [사진 제공 · 가정연합]

10월 5일 일본 나고야 캐슬 호텔에서는 천주평화연합(UPF) 주최로 한국, 일본, 미국의 정계 인사 등 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평양문명권 시대 한미일 협력 전망’을 주제로 콘퍼런스가 열렸다. 한일 양국 정부 간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열린 이번 콘퍼런스는 동아시아 평화 정착과 한일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됐다. 한국에서는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과 조명철 전 의원이, 미국에서는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등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일본에서도 참의원과 중의원 10여 명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세계 중심이 유럽에서 대서양으로 이동한 뒤 지금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문명의 중심이 태평양 연안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태평양 문명권을 생각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관계가 돈독해져야 영구적인 평화가 있다”면서 “과거 잘못을 극복하고 정치적 어려움을 극복해 공통의 번영된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는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전쟁과 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가 이뤄질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여기 모였다”며 “정치와 종교는 하나가 돼야 하고 정치인은 겸허한 자세로 하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 총재는 “일본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은 여러분의 선조가 하늘을 몰라 과거 역사가 현재에 와 있다”며 “책임자들은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빌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오전 개회식을 시작으로 ‘동아시아 평화와 한미일 3국 협력 전망’을 주제로 첫 번째 토론회가 열렸고, ‘저출산과 다문화 사회, 가족의 재구성과 사회 활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두 번째 토론회가 이어졌다. 콘퍼런스는 저녁 만찬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주간동아 2019.10.11 1209호 (p60~63)

  • 나고야=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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