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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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바람, 이번엔 뮤지컬 차례”

화제의 뮤지컬 ‘빨래’ 제작총괄 최세연 프로듀서

  • 조성은 인턴기자·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졸업 jse100105@gmail.com

    입력2012-07-23 1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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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바람, 이번엔 뮤지컬 차례”
    케이팝(K-pop) 열풍이 전 세계를 휩쓰는 가운데 뮤지컬계에서도 한류 조짐이 보인다. 그 중심에 뮤지컬 ‘빨래’가 있다. 서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여직원과 몽골에서 온 남성 이주노동자의 사랑을 중심으로 서울 소시민의 애환을 담은 이 작품은 2005년 초연 이래 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최근엔 일본에 라이선스를 수출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빨래는 뮤지컬입니다.’ 공연 홍보 포스터, 인터넷 티켓 예매 사이트, 심지어 공연을 기획한 명랑씨어터 수박 출입문에까지 적혀 있는 문구다. 이 작품이 뮤지컬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영화 ‘하녀’ ‘도둑들’의 의상감독으로 활동했고 뮤지컬 ‘빨래’ 제작총괄을 맡은 최세연(34) 프로듀서는 “연극이었다면 자칫 힘들고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담아 밝고 유쾌해질 수 있었다”며 “작품을 통해 슬픔이 아니라 희망을 찾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빨래’가 청년실업, 이주노동자, 장애인 복지, 서민 주거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는데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이유가 뮤지컬 형식을 취한 덕분이라는 것.

    ‘빨래’ 관객층은 다양하다. 20, 30대 관객은 물론이고 중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는 중년 관객도 자주 보인다. 이는 이 작품이 볼거리 위주의 쇼가 아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 서울에서 혼자 사는 20대 여성 나영이, 임금을 못 받은 몽골 출신 남성 솔롱고, 동대문에서 옷가게를 하는 이웃집 여자 희정 엄마, 나영이와 희정 엄마가 세들어 사는 집의 욕쟁이 주인 할매 등 ‘빨래’ 속 등장인물은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사람들이다. 무대 또한 서울 달동네 풍경을 그대로 옮긴 듯 세심하게 재현했다.

    “형편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고군분투하며 살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등을 토닥여주듯 위로를 전하고 싶었어요.”

    ‘나영이데이’ 이벤트 역시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공감과 위로의 연장선에 있다. 2009년 9월 시작한 이래 매년 열리는 ‘나영이데이’는 고향에서 올라와 홀로 직장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현실 속 나영이를 위한 이벤트로, 여성만 참여할 수 있다.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젊은 여성들이 모여 ‘빨래’ 공연을 감상하면서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서울살이의 어려움도 나누고 달래는 자리다.



    한국 뮤지컬 사상 두 번째 해외 수출인 일본 라이선스 공연 역시 이 작품이 전하는 공감의 힘에서 비롯됐다. 대지진으로 고통받고 불안해하는 일본인에게 이 작품에 깃든 위로 메시지가 통했던 것. 올해 2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공연한 ‘빨래’는 첫 공연과 마지막 공연 모두 기립박수와 커튼콜을 받았으며, 5월 도쿄에서 앙코르 공연을 할 정도로 현지 관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8월 도쿄 미쓰코시극장에서 두 번째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한국 관객과 일본 관객이 공감하는 지점이 같았어요. 웃는 지점과 우는 지점이 완전히 같아요.”

    11번째 오픈런 공연을 이어가는 ‘빨래’는 11월 2000회 기념공연을 앞두고 있다. 한 달 반 동안 진행하는 기념공연에는 지금까지 ‘빨래’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랜덤 캐스팅해 공연하고 ‘빨래’ OST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이며,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나영이데이’ 또한 2000회 기념공연에 맞춰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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