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40인 로스터 진입이 확정되거나 유력해 올해도 빅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박병호, 황재균, 최지만 등 3명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현재 메이저리거 신분이 아니다. 그러나 박병호와 황재균은 최근 시범경기에서 진가를 보이며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벌써 리그 최정상급 오승환, 주춤하는 추신수
텍사스는 추신수와 2014년 7년간 1억3000만 달러(당시 약 1379억3000만 원)에 계약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추신수 같은 고액 장기계약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25인 로스터가 보장된다.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 모닝’은 제프 배니스터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추신수가 리드오프 카를로스 고메스에 이어 2번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텍사스가 추신수와 장기계약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출루 능력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추신수는 신통치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해 4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단 4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42, 7홈런을 기록했다. 텍사스 언론은 추신수를 구단 역사상 최악의 계약이 될 것이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지난 3년간을 살펴보면 추신수는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320경기에 나서 타율 0.258을 보였다. 만약 추신수가 올 시즌 확실히 부활하지 못할 경우 텍사스는 연봉 보전을 통한 트레이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에게 2017시즌은 명예회복뿐 아니라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WBC에서 수준급 투구를 보여준 오승환은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세인트루이스의 확실한 마무리투수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마무리투수 가운데 최정상급으로 꼽히고 있다. 2016시즌 세인트루이스와 1+1년 최대 1100만 달러(당시 약 130억 원)에 계약한 오승환은 첫 시즌 방어율 1.92, 이닝당 출루 허용 0.9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닷컴과 ESPN 등이 선정한 마무리투수 순위에서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팬랙스포츠’는 오승환을 빅리그 전체 불펜투수 가운데 4위로 선정했다. 2016시즌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불펜투수 가운데 헛스윙 유도가 전체 승부의 18%로 5위, 삼진 비율은 32.9%로 13위를 기록했다. 미국 매체는 풀타임 마무리투수가 된 오승환이 지난해 빅리그 적응을 마쳤기 때문에 더 좋은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안정적으로 출장 중이지만 풀타임 주전이 아닌, 오른손 선발투수 때 출장하는 플래툰 시스템 하에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은 3년 만에 선발진 복귀에 도전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호투를 이어가며 재활에 성공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다저스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총 8명의 선발투수를 내보냈는데 이 중 1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는 류현진뿐이다. 3월 22일 밀워키 브루워스와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은 선발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구속도 평균 140km 초반으로 회복됐다. 이처럼 시범경기 성적만 보면 류현진의 개막전 합류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듯하다. 문제는 선발진 진입이다.
다저스 선발진은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마에다 겐타로 이어지는 확실한 1~3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4선발 후보였던 훌리오 우리아스는 부상을 당한 상태다. 류현진이 시범경기에서 계속 안정된 투구를 이어간다면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가능하다.
희망 보이는 박병호, 가능성 보이는 황재균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는 부활에 도전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와 달리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돼 초청선수 신분으로 시범경기를 뛰고 있다.박병호의 로스터 진입은 현재 40인 로스터 가운데 한 명이 방출되거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야 가능하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박병호가 시범경기에서 오롯이 실력으로 진가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 박병호는 3월 21일까지 시범경기에서 38타수, 13안타, 4홈런, 타율 0.394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던 2016년 빅리그 투수들이 던지는 빠른 공에 적응하지 못해 깊은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겨우내 간결하고 빠른 스윙으로 바꾼 뒤 이를 극복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종료 뒤 테이크백을 줄이고 오픈스탠드로 자세를 바꾸며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스윙 때 파워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빠른 공을 공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정된 타격 자세는 매우 성공적이다.
메이저리그닷컴은 ‘미네소타는 개막전부터 박병호를 지명타자로 선택해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도 “박병호가 훌륭하게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좋은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며 호평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 박병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삼진이었다. 62경기에서 12홈런을 터뜨리며 파워는 입증했다. 그러나 타율이 0.191에 불과했다. 235타석에서 볼넷을 21개 고르는 동안 삼진을 80개나 허용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볼넷 5개에 삼진은 9개뿐이다. 미네소타 코칭스태프는 박병호가 2월 25일 마이애미 호세 우레나의 시속 155km 빠른 공을 공략해 홈런을 치자 그를 지명타자 후보에 올려놓기 시작했다.
미국 유력 스포츠 전문매체 ‘폭스 스포츠’는 ‘박병호가 마이너리그 신분으로 강등됐지만 메이저리그 복귀를 향한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미네소타가 처음 박병호와 계약했을 때 바랐던 그 모습이다. 장타율이 0.818에 이를 정도로 팀내에서 가장 뛰어난 화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거일 때와 마이너리거일 때 내용을 달리해 계약하는 것)으로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황재균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황재균은 KBO리그에 남았다면 4년간 70억~80억 원의 대형계약이 가능했다.
그러나 빅리그 무대라는 꿈을 이루고자 스플릿 계약을 감수했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경우 보장액수 150만 달러(약 16억8000만 원), 인센티브는 최대 160만 달러를 받게 된다. 그러나 40인 로스터와 25인 로스터 경쟁은 여전히 험난하다.
황재균은 3월 23일까지 시범경기에서 34타수, 11안타, 타율 0.324, 4홈런을 기록 중이다. 거포 내야수로 파워를 입증하는 모습이다. 수비는 3루와 1루, 외야까지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닷컴은 황재균에 대해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매우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에두아르도 누네즈라는 빼어난 3루수가 있다. 황재균이 빅리그에 진입하려면 에런 힐, 코너 길라스피 등 다른 백업 내야진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나 황재균은 아직 미국 야구에서 검증된 선수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포지션에서 수비가 가능하다는 점이 주목되면 유틸리티 요원으로 빅리그 진입 가능성이 있다.
리그 합류 안갯속 강정호, 빅리그 어려운 최지만
뉴욕 양키스의 최지만은 빅리그에 진출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17경기에서 26타수, 6안타, 타율 0.231에 홈런 없이 4타점, 2득점에 불과하다. 반면 가장 유력한 경쟁자 그레그 버드는 16경기에서 16안타, 타율 0.421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주전 1루수가 어렵다면 백업이라도 노려야 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양키스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홈런왕이던 크리스 카터를 영입했다. 카터의 타율은 13경기에서 0.129에 불과하지만 최지만보다는 홈런왕 출신인 카터가 백업요원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외야 포지션에서도 젊은 유망주들이 좋은 성적을 보여주는 만큼 최지만의 40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은 시범경기가 진행될수록 점차 낮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한국인 야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가진 피츠버그 파이어러츠의 강정호는 음주운전 뺑소니 재판으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했다. 1심 판결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비자 발급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개막전 합류는 어려운 상태다. 강정호는 재판을 받으며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