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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3修 No!” … 부산의 기습 작전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내부 보고서 입수 … 이론 무장, 통계자료 수집 한판 대결 눈앞

“평창 3修 No!” … 부산의 기습 작전

“평창 3修 No!” … 부산의 기습 작전

2020올림픽 부산 유치를 위해 작성한 부산시 내부 문건과 PR 기획안(오른쪽). 지난해 7월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를 발표하고 있는 자크 로게 IOC 위원장.

2020년 부산올림픽 유치를 천명한 부산시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저지를 위한 십자포화를 준비하고 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국내 유치도시로 평창이 선정되면 사실상 부산의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미 평창의 동계올림픽 3수(修) 도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이론 무장과 각종 통계자료 수집을 마쳤다. 감성적 차원의 평창 유치 홍보 논리를 강력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봉쇄하고 범국민적으로 새로운 올림픽 어젠다를 형성한다는 게 목표다. 부산은 9월25~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6차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 세계스포츠교육문화포럼이 끝나면 본격 전쟁에 돌입할 태세다. 반면 평창은 부산의 ‘기습 준비’에 ‘설마’ 하는 반응이다.

네거티브 전략으로 평창 무모한 도전 홍보

3수 연속 도전은 “실패”=‘주간동아’가 단독 입수한 2020년 부산올림픽 유치 부산시 내부 보고서와 외부 지원팀이 만든 ‘부산 2020 이슈 선점 PR 기획안’에 따르면 부산시의 대응전략은 △평창 올림픽 3수 도전 = 실패 △3수 도전은 군민 전체를 볼모로 한 쇼 △기왕 유치하는 올림픽은 하계올림픽 등과 같은 네거티브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이들 자료는 앞으로 각종 토론회나 대국민 홍보전에 실행파일로 작동한다.

‘평창 공격’의 선봉 논리는 통계. 동계올림픽의 경우 22회 대회까지 총 4개 도시(미국 레이크플래시드, 핀란드 라흐티, 스웨덴 팔룬과 외스테르순드)가 세 차례 연속 도전에 나섰지만 실패했다는 분석과, 스웨덴의 경우 도시를 바꿔가며 6연속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통계는 2차 도전 실패 도시들은 3차 도전을 포기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보고서는‘통계를 무시한 무모한 도전은 국가적 낭비와 국제적 신인도를 떨어뜨린다’고 결론 맺고 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 차기 IOC 위원장 후보로 꼽히는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독일 뮌헨에서 유치하겠다고 공언해 평창은 어렵다는 외신 기사도 실렸다.



누리꾼(네티즌)들의 반대의견을 적극 활용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보다 지엽적인 행사이고 국가 홍보에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과 평창이라는 소도시 이름을 걸고 유치하기엔 곤란하다는 의견, 환경파괴 우려도 실려 있다. 3수 도전은 ‘유치 실패에 따른 책임 회피용’이라는 정치적 의도를 띄울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여기에 역대 하계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를 예로 들며 ‘기왕 하려면 하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한다’는 제언과 국내 도시 간 경쟁에 따른 불필요한 소모전보다는 국익을 고려해 경제적 효과가 큰 하계올림픽 유치에 정부가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무모한 도전을 비난하라”= PR 기획안에는 ‘국민들이 평창에 대한 동정심에서 벗어나 국익을 고려하는 상황을 만들라’는 지침이 담겨 있다. ‘못해도 삼세번’이라는 소모적 논거로 인한 국가적 낭비와 국력 손실을 강력한 논조로 비판하고, 체육인과 학자 등 부산올림픽 유치의 우군(友軍)을 대거 양성해야 한다는 행동강령도 담겨 있다. 초기 이슈 선점을 위해 미디어를 활용한 PR와 전문가 그룹과 연계한 공공캠페인 활용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또한 부산과 평창의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비춰지면 부산이 가지는 월등한 경쟁력과 기존 인프라, 동·하계 올림픽 효과 비교 등 정확한 요점을 가지고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부산의 기습, 왜? = 평창의 올림픽 도전을 저지해야 부산으로선 도전 기회가 온다는 ‘올림픽 유치 방정식’ 때문이다. IOC의 동·하계 올림픽은 대륙별 순환 원칙에 따라 비슷한 시기에 같은 대륙권 국가는 물론 같은 나라에서 연이어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평창의 올림픽 유치 성공은 부산의 올림픽 개최 금지 통지서인 셈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는 2011년에,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는 2013년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비슷한 시기에 동·하계 올림픽 유치 희망도시 모두를 승인하기도 어렵다.

“한쪽을 포기하든지, 두 곳 모두 승인한다는 결정은 전략적 유·불리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 정해진 건 없지만 같은 대륙도 어려운데 같은 나라에서 모두 도전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 곳에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게 대한체육회(KOC) 관계자의 설명이다.

평창 유치위는 ‘적과의 동침’ 얼마든 가능

부산이 평창의 도전을 막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도쿄 변수’도 있다. 내년 발표되는 2016년 하계올림픽 유치도시로 현재 미국 시카고와 일본 도쿄, 스페인 마드리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가 경쟁하고 있는데 만약 도쿄가 올림픽 유치도시로 선정되면 개최국 대륙별 순환 원칙에 따라 2020년 부산올림픽은 어려워진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반대로 도쿄가 탈락하면 2020년 유치도시 경쟁에서 부산에 기회가 온다. 부산시는 2008 베이징(아시아) → 2012 런던(유럽) → 2016 시카고(북미) → 2020 부산(아시아)을 염두에 두고 있다. 2016년 올림픽 유치도시로는 시카고가 유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도쿄가 재수해 2020년 올림픽에 도전할 수도 있다. “IOC의 올림픽 개최도시 선정 고려사항 중에는 ‘올림픽으로 인한 도시 발전’항목이 있다. 따라서 이미 발전한 도쿄보다는 부산이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도쿄 시민의 올림픽 유치 열기(올림픽 지지도 66%)보다 부산시민의 열기(99%)가 높다는 점도 자신감을 더한다”는 게 부산의 한 체육관계자 설명이다.

평창 올림픽 유치의 싱크탱크인 강원도국제스포츠유치위원회는 부산의 기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대신 ‘적과의 동침’을 주장하고 있다. 유치위 김만기 미디어 팀장은 “평창과 부산이 IOC 로드맵에 맞춰 순차적으로 도전하면 된다. 평창은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며 “평창이 유치도시가 돼도 부산이 못하라는 법은 없다. 대륙별 순환 원칙도 정해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평창 저지 → 도쿄 탈락 → 하계올림픽 개최 정부 승인 → 올림픽 개최도시 IOC 선정이라는 4차 방정식의 근을 찾으려는 부산과 첫 제물이 될지, 역전타를 칠지 모를 평창의 수성(守城)이 주목된다.



주간동아 2008.08.12 648호 (p14~15)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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