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1

2017.08.16

커버스토리

“이건 혁명이야”

의류건조기·무풍에어컨·AI냉장고… 주부의 워너비 ‘백색가전’의 진화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7-08-14 1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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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여고동창 모임에 참석한 맞벌이 주부 김모(38) 씨는 친구들의 ‘의류건조기 사용 후기’를 듣고 눈이 동그래졌다. “이건 정말 혁명이야. 진작 건조기를 쓰지 않은 게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든다니까.” “집안일 중 제일 싫은 게 ‘빨래하기’ 아니니. 건조기를 쓰고부터는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도 무섭지 않아.” “여름철 퀴퀴한 빨래냄새에 머리까지 아프잖아. 건조기로 말리면 날마다 호텔에서처럼 부드럽고 뽀송뽀송한 수건을 쓸 수 있어.” “이불 털기 기능은 또 어떻고. 건조기를 쓰고부터 아이들 비염 증상도 줄었다니까.”

    “건조기에 빨래를 돌리면 먼지 거름망에 늘 먼지가 가득 쌓여. 그걸 보면 건조기를 안 쓰고는 못 배길걸.” 이렇듯 입에 침이 마르도록 건조기를 칭찬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김씨도 굳게 다짐했다. ‘올여름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건조기는 꼭 사자!’


    요즘 주부 둘 이상 모이면 반드시 나오는 얘기가 바로 의류건조기다. 주부의 일손을 덜어주는 가전제품 가운데 이만한 효자가 없기 때문이다. 무겁고 축축한 빨래를 건조대에 너는 것도 일이지만, 애써 말린 옷에서 냄새가 나는 것만큼 속상한 일도 없다.

    의류건조기는 수십 년 전부터 영미권 시장에서는 ‘필수 생활가전’으로 여겨졌다. 미국 가정 내 보급률이 90%에 달할 만큼 세탁기와 비교해도 역사가 짧지 않다. 유럽지역에서도 세탁기와 건조기를 ‘세트’로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다소 제한적으로 형성돼왔다. 해외에 체류하면서 ‘써본’ 사람이 아니면, 수요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길어지면서 국내 의류건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베란다 확장형 아파트가 늘면서 빨래를 널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줄어든 데다 빈번한 황사와 미세먼지로 집 외부에서 옷을 말리는 걸 찜찜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의 선두주자인 LG전자는 뛰어난 에너지효율을, 추종자인 삼성전자는 편의성을 각각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모두 해외에서 10년 넘게 건조기를 판매해온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펼쳐진 양사의 정면승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LG전자가 ‘가스식’에서 ‘전기식’으로 바꾼 건조기를 처음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기 시작했다. 기존 가스식 건조기는 국내 여건상 설치에 제약이 많고, 전기식 건조기는 전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LG전자의 전기식 건조기는 상반기 기준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0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삼성전자도 2월 첫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월평균 판매량이 수만 대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해 의류건조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7월까지 매출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1130%나 급증했다. 홈쇼핑 판매도 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1월부터 8월 초까지 6570여 대(LG전자, 삼성전자 포함)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73억 원이 넘는다. GS홈쇼핑은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해 누적판매액이 30억 원에 달하며 매달 5~6회가량 방송하고 있다. 방송시간도 황금시간대인 주말 오후 7시 무렵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의류건조기가 100만 원 넘는 고가이다 보니 가족이 함께 방송을 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시간대에 판매하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의류건조기 가정 보급률은 10%도 채 안 됐지만 어느덧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LG전자, 린나이 등이 주도했으나 3월 삼성전자에 이어 6월 SK매직이 합류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가전 브랜드 메이디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업계 추산 국내 의류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10만 대 수준에서 올해 50만~60만 대로 대폭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의류건조기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는 ‘히트펌프’와 ‘콘덴싱배수’가 있다. 의류건조기의 가열 방식은 직접가열과 히트펌프로 분류된다. 직접가열은 헤어드라이어처럼 전기발열체로 공기를 가열하는 방식으로, 건조기에선 통상 2kW급의 가열에너지를 소모한다. 반면 히트펌프 방식은 건조기 바깥의 공기가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모아 건조기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는 컴프레서(히트펌프)로 더운 공기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0.6kW 정도의 전력 소모만으로도 2kW급의 가열에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직접가열 방식 건조기에 비해 전력 소모가 30~50%가량 줄어든다.

    배수 방식은 직접배기와 콘덴싱배수로 나뉜다. 직접배기는 건조기 내에 열풍을 가해 세탁물의 습기를 흡수한 고온다습한 공기를 건조기 밖으로 바로 빼내는 방식이다. 그래서 실외로 배출하기 위한 배기관 연결 시공이 필요하다. 하지만 콘덴싱배수 방식은 고온다습한 공기를 차가운 콘덴서에 반복적으로 접촉시켜 물로 만들기 때문에 배수관만 하수도에 연결하면 된다. 만약 그것도 원치 않는 사람은 의류건조기 안에 물통이 있어 배수관 연결 없이 거실이나 주방에 따로 놓고 쓸 수 있다.



    전기요금 걱정 없는 의류건조기 탄생

    현재 인기리에 판매되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의류건조기는 모두 ‘히트펌프’에 ‘콘덴싱배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먼저 ‘LG 트롬 RH9WAW’는 9kg 용량으로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한 건조기 가운데 최대 용량이다. 차렵이불 1채(무게 약 2.5kg)를 한번에 건조할 수 있다.

    ‘인버터 히트펌프’는 ‘히트펌프’ 방식에 컴프레서의 주파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인버터 기술을 더한 것이다.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히터 방식의 전기식 건조기 대비 전기요금이 3분의 1 혹은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직접가열 방식과 달리 저온제습 방식으로 건조해 옷감 손상이 덜하다.

    최근 홈쇼핑에서 LG전자 의류건조기를 구매해 쓰고 있다는 주부 최모(42) 씨는 “건조기를 사용하기 전 가장 걱정했던 게 옷감 손상이었는데, 니트나 실크류를 제외한 면소재는 옷감 손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모터 속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표준 코스에서도 사용자가 원하면 ‘스피드 모드’나 ‘에너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시간이 없을 때는 ‘스피드 모드’를 누르면 일반 표준 코스 대비 30분가량 건조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5kg 용량의 세탁물을 건조할 때 ‘에너지 모드’를 사용하면 전기요금이 135원가량 든다. 일반 표준 코스(151원) 대비 전기요금을 약 10% 절감할 수 있다. 

    또 이 제품은 위생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날로 커지자 기존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다운로드해야 했던 ‘살균 코스’를 기본 탑재했다. ‘살균 코스’는 뜨거운 바람을 의류에 쐬어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등 3가지 유해 세균을 99.9% 없애준다. 또 촘촘한 2중 안심필터가 머리카락, 옷 속 먼지 등을 깨끗하게 모아준다. 의류 양이 적거나 빠른 건조를 원할 때는 50분 만에 건조를 끝내는 ‘급속 코스’가 유용하다. 타월, 이불, 셔츠, 기능성의류(등산복 등), 란제리, 울·섬세, 침구 털기 등 다양한 맞춤형 코스가 있다.
     
    설치도 간단하다. 전원 코드 하나만 꽂으면 되기 때문에 집 안 어디든 자유롭게 설치 가능하다. 세탁실 공간이 좁을 때는 앵글을 짜 세탁기(드럼·일반 다 가능) 위에 직렬로 놓을 수 있다. 드럼세탁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설치 전용 키트(12만 원)를 구매하면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설치할 수 있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115만5000원(RH9WAW 화이트 색상), 123만 원(RH9SAW 메탈 색상).

    삼성전자는 2월 국내에 의류건조기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특히 3월 히트펌프 모델을 내놓자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올해 출시했지만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는 십수 년 전부터 건조기를 팔아왔기 때문에 기술력과 경험이 충분하다.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외 의류건조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약간 앞서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 컴퍼니(Stevenson Company)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의류건조기 시장에서 점유율 17.9%를 기록해 월풀(18.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는 17%로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의류건조기 ‘삼성 DV90K6200W’ 역시 히트펌프식 저온제습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탁물 5kg 표준 코스 기준 회당 전기요금은 178원. 유럽 가전제품 기준 에너지효율 최고등급(트리플에이·A+++) 수준에 맞춰 개발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건조기 부문 에너지효율 등급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나머지 기능은 LG전자 건조기와 대동소이하다.

    한 가지 큰 차이점은 열교환기 개폐가 가능해 직접 청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열교환기 부근에는 펌프가 자리하는데 필터에서 미처 거르지 못한 미세먼지가 이곳에 쌓일 수 있어 가끔씩 청소를 해야 한다. 삼성전자 의류건조기는 먼지가 쌓인 정도에 따라 건조기가 청소 시점을 알람으로 알려줘 편리하다. 단, 열교환기 표면이 날카로워 맨손으로 만지는 건 위험할 수 있다. LG전자 의류건조기는 올해 출시된 제품부터 열교환기 자동세척 기능이 탑재돼 있다. 열교환기 청소를 직접 하는 것이 좋은지, 자동세척에 맡기는 게 좋은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삼성전자 의류건조기는 ‘양방향 도어’로 집 안 구조에 따라 문 여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고, 수위 표시창이 탑재돼 물을 빼야 하는 시점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실내가 어두워도 쉽게 빨래를 꺼낼 수 있는 ‘드럼라이트’ 등 깨알 같은 기능이 탑재됐다. 9kg 용량에 화이트, 플래티넘 이녹스, 실버 총 3가지 색상으로 구성됐으며 인터넷 최저가는 98만 원(플래티넘 이녹스 기준).   



    AI 날개 달고 불티나게 팔리는 백색가전

    비단 의류건조기만이 아니다.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백색가전의 진화가 눈부시다. 가전제품의 ‘심장’이라 부르는 모터와 컴프레서 파워는 더욱 강력해졌고, 전에 없던 새로운 개념의 가전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한 제품도 불티나게 팔린다. 그 덕에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백색가전 분야에서 창사 이래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상상이 아닌 현실 속에서 ‘가사 혁명’을 주도하는 백색가전 ‘잇’ 아이템을 소개한다.

    LG전자  '트롬 스타일러''


    의류건조기 못지않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다. 세탁기의 스팀기술, 냉장고의 온도관리 기술, 에어컨의 기류제어 기술 등 3대 생활가전의 핵심 기술을 모두 품은 융·복합 제품으로 2011년 출시 후 해마다 판매량이 늘고 있다. LG전자에서만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월평균 1만 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 판매가 늘었다.

    최근 트롬 스타일러를 구매했다는 주부 박모(28) 씨는 “트롬 스타일러에 옷을 걸어두면 냄새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 주름까지 펴져 드라이클리닝 비용이 확 준다. 예전부터 사고 싶었지만 집에 놓을 공간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다 이번에 이사하면서 바로 구매했다. 우리 집에서 내가 가장 ‘애정하는’ 물건”이라고 자랑했다. 

    트롬 스타일러는 옷을 흔들어주는 ‘무빙행어(Moving Hanger)’와 물로 만든 ‘트루스팀(TrueSteam)’으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생활 구김과 냄새를 없애준다. 또 의류에 묻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세균은 물론 집먼지진드기를 99.9% 제거하고, 옷에 남아 있는 미세먼지도 없애준다. 에너지효율이 높은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전기 사용량도 적어졌다.

    ‘칼주름 관리기’도 만족도가 매우 높다. 정장바지의 칼주름을 유지하고 구김을 제거하는 기능으로, 긴 바지도 칼주름 관리기를 아래쪽으로 25mm 더 늘리면 거뜬하게 관리할 수 있다. 하단에는 바지 고정 클립이 추가돼 바지를 더욱 간편하게 밀착시킬 수 있다.

    또한 AI 도입으로 사용 편의성이 더욱 높아졌다. 와이파이(Wi-Fi)가 내장된 덕에 사용자는 스마트폰에 LG전자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인 ‘LG 스마트씽큐(SmartThinQ)’를 설치해 집 안은 물론, 외부에서도 의류 관리 코스를 선택해 작동시킬 수 있고, 월별 에너지 사용량도 확인 가능하다.

    이러한 획기적인 기능으로 트롬 스타일러는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유력 건축전문 월간지 ‘아키텍처럴 레코드(Architectural Record)’가 뽑은 ‘올해의 제품’에 선정됐으며, 미국 가전전문 유력 매체인 ‘트와이스(TWICE)’도 ‘고효율 세탁기(High-Efficiency Washers)’ 부문에서 트롬 스타일러를 최고 제품으로 선정했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빨리 시작된 데다 폭염 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 에어컨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7월 21일 기준 올해 국내 시장에서 가정용 에어컨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이 중 60%를 차지하는 제품이 바로 ‘무풍에어컨’으로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무풍에어컨은 ‘바람 없이 시원한 냉방’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제품이다. 에어컨 전면에 있는 약 2만1000개의 ‘마이크로 홀’을 통해 균일하게 냉기를 내뿜어 ‘바람 없이도’ 쾌적하고 효과적인 냉방을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구현하고자 업계 최초로 에어컨에 프리미엄 스피커에 사용하는 메탈 본체와 에어컨 전체에 13만5000개의 마이크로 홀을 적용했다. 올해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AI 기술을 접목해 더욱 똑똑해진 2017년형 무풍에어컨을 출시했으며, 벽걸이형까지 도입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풍에어컨은 직바람 없이 시원함을 유지하는 혁신적인 콘셉트로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는 걸 싫어하는 연로한 부모나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 적합하다. AI 기술을 도입해 낮에는 ‘스마트 쾌적’, 밤에는 ‘무풍 열대야 쾌면’ 모드로 전기요금 걱정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탈 화이트, 메탈 골드, 메탈 티타늄 등 3가지 색상으로 총 24개 모델을 출시 중이며, 가격은 벽걸이 에어컨 1대가 포함된 홈 멀티세트 기준 254만9000~585만 원대로 다양하다.

    LG전자 '코드제로 A9'


    LG전자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은 7월 출시하자마자 3주 만에 국내 판매량 1만 대를 넘어섰다. 2015년 출시한 ‘코드제로 핸드스틱’은 1만 대 판매에 3개월이 걸렸는데, 코드제로 A9은 4배 이상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영국 다이슨,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 외국 업체들이 장악한 국내 핸디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청소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0억 달러(약 15조5600억 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무선청소기 시장은 30% 수준(약 4조8000억 원)이며,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 시장은 연평균 20%가량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다이슨이 ‘전에 없던 흡입력’으로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LG전자 코드제로 A9 역시 다이슨에 버금가는 파워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홈쇼핑에서 최근 코드제로 A9를 구매했다는 30대 직장인 최모 씨는 “다이슨과 코드제로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LG전자 제품을 사기 잘한 것 같다. 다이슨에 비해 가격도 싸고 제품 질 또한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드제로 A9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바로 LG전자의 철저한 벤치마킹 덕분이다. 비행기 제트엔진보다 16배 더 빠르게 회전하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을 탑재해 흡입력을 높였고 ‘5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을 도입해 초미세먼지를 99.95%까지 차단한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느끼는 경쟁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게 주요했다는 평이다. 코드제로 A9은 벽을 뚫지 않아도 충전거치대를 설치할 수 있고, 무선청소기의 단점으로 지목되던 배터리도 탈착형 방식을 채용해 호평받고 있다. 배터리 2개를 번갈아 사용하면 최대 80분까지 연속 작동시킬 수 있는 것. 특히 공기 배출구를 본체 윗면, 사용자 바깥쪽을 향하게끔 설계해 배출되는 바람이 사용자에게 직접 닿지 않는다.

    LG전자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고령화 사회 진입이 빨라지면서 적은 힘으로 청소할 수 있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는 핸디스틱형 청소기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30만~40만 원대 실속형 핸드스틱형 무선청소기는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다이슨, LG전자 등과 경쟁할 만한 고가형 제품 라인은 아직 갖추지 않았다. 코드제로 A9 인터넷 최저가는 83만9000원.

    삼성 '셰프 컬렉션 패밀리 허브 냉장고'


    냉장고 문 한쪽에 21.5인치 디스플레이가 달린 신개념 냉장고로, 지난해 3월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인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냉장고에 붙은 태블릿PC를 통해 가족 간 소통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이로써 주방은 더는 식사와 요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가족생활의 중심지로 바뀌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특성에 맞게 온라인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업데이트된다. 올해에는 더욱 진화된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돼 음식을 만드느라 손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도 화면 터치 없이 음성으로 인터넷 검색은 물론, 쇼핑과 일정 관리까지 할 수 있다.

    또한 냉장고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 3대가 디스플레이와 연결돼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다. 필요한 식자재는 냉장고에 부착된 태블릿PC를 터치해 온라인으로 주문 가능하다. 식자재 보관부터 쇼핑까지 한번에 가능한 ‘푸드 매니지먼트’인 셈. 한편 LG시그니처 냉장고도 투명 디스플레이를 달아 내부를 바로 볼 수 있게 했다.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의 또 다른 강점은 강력한 신선도 유지 기능이다. 기존 ‘미세정온기술’을 ‘풀메탈쿨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냉장실의 벽면과 선반뿐 아니라 음식이 닿는 모든 공간을 메탈로 감싸 최적의 신선도를 유지했으며, 식재료 전문 보관실인 ‘수분케어채소실+’ ‘셰프팬트리’에까지 메탈쿨링을 적용해 진정한 ‘풀메탈쿨링’을 구현했다. 또한 ‘액티브 쿨링’ 기능은 냉장고 문을 열 때 차가운 공기로 에어커튼을 만들어 외부 공기가 섞이는 것을 막아 내부 온도 상승을 절반 이하로 낮춘다.  

    가장 인기 높은 제품은 T9000 시리즈(상냉장·하냉동, 4도어)와 F9000 시리즈(우냉장·좌냉동, 양문형)로 출고가 기준 269만~1499만 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백색가전의 진화는 날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 덕에 가사노동 부담은 점점 줄어들고, 반대로 삶의 질은 높아지고 있다. AI가 선도하는 백색가전 혁명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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