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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새해맞이 헬스장 대신 앱으로 다이어트 도전!

일주일 만에 포기…훌륭한 다이어트 앱 많아, 문제는 의지력

새해맞이 헬스장 대신 앱으로 다이어트 도전!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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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도 가속도가 한번 붙으면 뒤돌아볼 새 없이 불어난다. 송년회, 신년회 몇 번 참석하고 나니 새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몸무게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다. 몸무게만 늘면 다행이다. 불행하게도 나이 들수록 살들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축축 처진다. 성격이라도 느긋하면 ‘세상엔 진미가 넘치고, 인생은 짧다’고 생각하며 즐기겠으나, 예민한 탓에 스트레스만 늘어간다. 이러다 내가 기해년 황금돼지가 될 판이다. 

해가 바뀌고 헬스장 1년 회원권을 끊는 것 역시 연례행사다. 1개월 이용권을 끊으러 갔다 ‘새해맞이 특별행사’라는 말에 혹해 1년 회원권을 무이자 3개월 할부로 신용카드를 긁는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헬스장을 다니겠거니 하지만 1년에 12번만 가도 기적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헬스장을 또 기웃거려보지만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여태껏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올해도 마찬가지다. 

매년 헬스장의 대표 호구가 되는 일은 그만두고 스스로 살빼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요즘엔 다이어트를 돕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많다는 주변의 조언도 한몫했다. 온라인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도 ‘홈트’(홈트레이닝)만으로 출산 후 처녀 시절 몸매를 되찾았다는 사람이 넘치는 걸 보고 호기롭게 도전했다.


헬스장 좋은 일은 그만, 스스로 살 빼기 시도

다이어트를 돕는 앱은 수십여 개로 기능 자체는 훌륭한 앱이 많다(왼쪽부터 다이어트신, 런타스틱 리절츠, 인터벌 타이머). 문제는 사용자가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다. [인터벌 타이머 화면 캡처]

다이어트를 돕는 앱은 수십여 개로 기능 자체는 훌륭한 앱이 많다(왼쪽부터 다이어트신, 런타스틱 리절츠, 인터벌 타이머). 문제는 사용자가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다. [인터벌 타이머 화면 캡처]

일단 앱스토어에 ‘다이어트’를 검색하니 수십여 개 관련 앱이 떴다. 다이어트 앱은 크게 매일 사용자가 먹은 음식을 직접 기록하고 열량을 확인하는 수기용 앱과 어디서든 영상을 보고 운동을 따라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앱으로 나뉜다. 

수기용 앱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눔(Noom) 코치’다. 2008년 정보기술(IT) 기업 구글 출신인 정세주 대표가 미국에서 헬스케어를 목적으로 만든 것이 시작이다. 사용자가 직접 모바일로 식단, 운동량, 몸무게 등을 기록하면 자동으로 섭취 칼로리와 소모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습관 개선 방법도 코치해준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법 덕에 짧은 시간에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얻어 현재까지 4500만 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했을 정도다. 2013년에는 한국법인 눔코리아가 세워졌고, 서비스가 좀 더 세밀해졌다. 


식단 기록 앱의 일종인 ‘눔 코치’는 사용자가 직접 모바일로 식단, 운동량, 체중 등을 기록하면 자동으로 섭취 칼로리와 소모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습관 개선 방법도 코치해준다. [눔 코치 화면 캡처]

식단 기록 앱의 일종인 ‘눔 코치’는 사용자가 직접 모바일로 식단, 운동량, 체중 등을 기록하면 자동으로 섭취 칼로리와 소모 칼로리를 계산하고 식습관 개선 방법도 코치해준다. [눔 코치 화면 캡처]

눔 코치의 최대 장점은 사용자에게 일대일 코치를 배정해 식단 관리를 해준다는 점이다. 또 원하는 경우 체중 감량에 도전 중인 이들과 그룹으로 묶여 서로의 체중 감량 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 눔 코치는 무료와 유료 버전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매월 5만5000~10만9000원을 내는 유료 버전을 택하면 코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목표 체중에 도달한 경우 지불한 금액을 반환해주는 ‘머니백’ 정책도 실시해 사용자의 투지를 자극한다. 

이외에도 식사 내용을 기록하고 칼로리 계산을 돕는 앱으로 ‘다이어트신’(다신), ‘다이어트 헬퍼’ ‘다이닝노트’ ‘야지오’ 등이 있다. 하루 세끼 식단과 간식 등 섭취 칼로리를 기입하고 운동량을 작성하는 방식은 눔 코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글로벌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에서 만든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은 사용자가 원하는 운동을 선택하면 언제 어디서든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할 수 있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화면 캡처]

글로벌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에서 만든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은 사용자가 원하는 운동을 선택하면 언제 어디서든 동영상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할 수 있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화면 캡처]

영상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할 수 있는 트레이닝 앱도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으로 인기를 끄는 앱은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에서 만든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이다. 사용자가 평소 운동량을 설정해두면 그것에 따라 맞춤형 추천을 해준다. 

보통 30분 동안 가이드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하는 식인데 플랭크 1분, 힙 리프트 2분, 스쿼트 1분 등 시간을 쪼개 다양한 자세로 운동할 수 있다. 좀 더 세부적으로 근육별 운동을 하고 싶다면 선택도 가능하다. 복근/코어 12가지, 팔/어깨 6가지, 둔근/다리 10가지 등으로 다양하다.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의 가장 큰 장점은 무료라는 것이다.


개인 트레이너처럼 운동할 시간·방법 알려줘

트레이닝 앱 1개월 사용료 1만2000원을 내고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에 빈 회의실에서 앱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할 수 있었다. [홍중식 기자]

트레이닝 앱 1개월 사용료 1만2000원을 내고 다이어트에 도전했다.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에 빈 회의실에서 앱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할 수 있었다. [홍중식 기자]

이외에도 ‘스워킷’ ‘체중 감량 운동 by Verv’ ‘모두의 트레이닝’ ‘런타스틱 리절츠’ 등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매월 1만 원가량을 내면 계획에 따라 일정한 시간에 알람을 해주는 등 사용자가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1월 중순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식단 관리 앱 ‘다이어트신’과 트레이닝 앱 ‘체중 감량 운동 by Verv’를 깔았다. 헬스장에 가지 않고 스스로 식단 관리와 트레이닝을 동시에 하면서 살을 뺄 계획이었다. 식단 기입은 무료 앱을 이용하고, 트레이닝은 돈을 지불해야 강제성이 생길 것 같아 유료 앱을 선택해 1개월 1만2000원을 결제했다. 

나흘 정도까지는 순조롭게 규칙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다이어트신’은 아침, 점심, 저녁 세끼와 간식까지 자신이 하루에 먹은 음식들의 칼로리를 검색해 입력하면 총합과 목표 섭취 칼로리를 비교해 ‘성공’과 ‘실패’를 기록할 수 있게 돼 있었다. 한국인의 식단에 맞게 된장찌개, 콩나물밥, 멸치볶음 등 다양한 종류의 1인분 칼로리가 기록돼 있어 하루에 어느 정도 섭취하는지 쉽게 확인 가능했다. 

밥과 반찬까지 입력하자 한 끼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어마어마했다. 2주일에 3kg, 1개월 동안 총 5kg을 빼기 위한 하루 목표 섭취 칼로리는 912kcal였는데 저녁 한 끼로 된장찌개 176kcal, 쌀밥 310kcal, 콩나물무침 38kcal, 잔멸치볶음 342kcal 등을 먹으니 총 866kcal가 나와 목표 칼로리에 육박했다. 점심으로 320kcal의 쌀국수 한 그릇을 식사한 것을 합하니 총 1186kcal였다. 아침에 먹은 모닝롤 1개와 간식인 고구마 1개까지 더하자 총 1769kcal가 나왔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사람이 간식까지 챙겨 먹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의 칼로리가 이렇게까지 높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먹은 만큼 운동으로 빼면 되는 일. ‘체중 감량 운동 by Verv’는 목표 체중과 선호하는 운동 강도를 선택하면 하루에 서너 번 일정 시각에 운동할 수 있도록 알람이 울리고 시작 버튼을 누르면 타이머 소리와 함께 동영상이 재생된다.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운동할 시간에 맞춰 동영상을 틀어놓고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헬스장까지 가는 게 귀찮아 운동을 못 하겠다는 말은 비겁한 변명에 불과해진다. 

취재와 기사 작성으로 일정이 바빠도 점심시간 정도는 시간이 나기 마련이다. 운동하는 시간도 15분 내외로 길지 않기 때문에 커피 마시는 시간만 줄여도 내 몸을 위한 투자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사나흘 정도는 회사 회의실, 휴게실 등에서 제자리 뛰기, 스쿼트, 런지, 플랭크, 힙 리프트 등 헬스의 기본 동작을 따라 했다. 15분 정도지만 매뉴얼대로 하고 나면 숨이 가빠왔다. 섭취한 칼로리의 10% 정도는 운동으로 뺐다는 약간의 안도감도 들었다. 

트레이닝 앱은 운동해야 할 시간 이외에 1~2시간 등 사용자가 설정한 시각에 맞춰 물을 마셔야 할 타이밍도 알람으로 알려줬다. 

트레이닝 앱을 이용해 운동하는 것과 별도로 생활 속 운동도 실천했다. 점심식사 후 사무실이 있는 6층까지 계단을 이용해 걸어 올라가고,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 먼저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등 시간을 조금만 투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들이었다. 

물론 운동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감이 있지만 일주일 중 하루 1시간씩 운동하는 것에 비하면 매일 10분씩 운동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전화 만보기 앱에 하루 6000걸음 이상 걸었다는 기록이 뜨게끔 신경 썼다. 다이어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날들에 비하면 일상 속 운동이 훨씬 낫다는 생각에 규칙적으로 습관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의지력 없으면 다이어트 앱 무용지물

그러나 일상적으로 섭취 칼로리를 기록하고, 운동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는 이상 다이어트 앱이 아무리 훌륭해도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식단 기록은 닷새째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밥, 국, 반찬까지 일일이 기억했다 칼로리를 찾아 기입하는 것이 생각보다 번거로웠다. 사진을 찍어놓고 저녁에 한꺼번에 기록하려 했지만 매번 식사 전 사진을 찍는 것도 일이었다. 하루, 이틀 치가 밀렸을 때는 기억을 되살려 따라잡을 수 있었으나 사흘 치가 밀리니 기억력에 한계가 왔다. 점심 때 먹은 일본식 라멘이 어제였는지 그제였는지 헷갈렸고, 엊그제 저녁 때 먹은 밥반찬들은 도통 떠오르지 않았다. 오늘 먹은 것부터 새로 시작하면 되건만 먹고 싶은 대로 먹는 식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식단 기록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결국 칼로리 기록을 때려치우게 됐다. 

트레이닝 앱은 1만2000원이나 냈으니 한 달 정도는 꾸준히 따라 할 것이라고 나 자신을 믿었다. 하루 10분가량 점심식사 후, 오후 비는 시간, 취침 전 등 세 차례 정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운동을 일상적으로 하지 않던 사람은 개인 트레이너가 염라대왕이라도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하물며 ‘네가 알아서 해봐’라며 알람만 울려대는 트레이닝 앱이라고 다를까. 트레이닝 앱은 친절하게 ‘사용자님, 지금 운동할 시간입니다’라고 꾸준히도 알려왔다. 처음에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며 알람을 껐지만, 시간이 갈수록 바쁘다는 핑계로 짜증을 내며 끄게 됐다. 알람 설정을 아예 꺼둘까 했지만 혹시 집에서는 할지도 모르니 그냥 켜뒀다. 그러나 1개월이 가까워질 때까지 채 10번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정기결제를 취소했다. 

호기롭게 시작한 ‘헬스장 가지 않고 다이어트 앱으로 체중 감량하기’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식단 기록은 8일 차부터 끊겼고, 트레이닝 앱은 10일 차부터 중단했다. 사용했던 두 종류의 앱은 다이어트 보조 장치로서는 손색이 없었다. 꾸준히 사용했더라면 어떤 음식이 칼로리가 덜 나가는지 체득해 스스로 섭취량을 조절하고, 운동 역시 매일 일정 시각에 시도해 운동법을 외워 앱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시도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다.


최고 다이어트 법은 ‘꾸준함’

하지만 다이어트를 한 번이라도 성공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어떤 훌륭한 앱이 생겨도 성공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강제성’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거금을 들여 헬스장 이용권을 끊는다든지, 일주일에 2회 혹은 3회로 개설된 수영·요가·테니스 등의 강좌에 등록한다. 처음에만 열심히 하고 뒤로 갈수록 흐지부지될지라도 그 편이 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게 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력이다. 원푸드 다이어트, 헬스장 다이어트, 간헐적 단식, 1일1식 등 의지력만 있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체중 감량 방법은 많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히 일상생활에 적용하기만 하면 체중 감량은 절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성공 비결로 ‘꾸준함’을 꼽았다. 이진수 경희든든한의원 원장은 “단시간에 빼려고 하기보다 장기적으로 목표를 세워 집중하는 편이 좋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내원 환자의 공통점은 다이어트 기간 중 일시적으로 식단 조절이나 운동 계획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매일의 기록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이 꾸준히 정진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체중은 감량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힘들다. 열심히 뺐다고 해도 예전 같은 식단과 생활로 돌아간다면 체중이 원상 복구되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현재 본인이 하려는 다이어트 식단이나 운동이 평생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고, 체중 감량에는 성공해도 요요현상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9.02.08 1175호 (p30~33)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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