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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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 챔피언스리그 최강자, 뮌헨에서 가린다

아스널, 파리 생제르맹, 바르셀로나, 인테르 밀란 4강 격돌

  • 박찬하 스포티비·KBS 축구 해설위원

    입력2025-04-26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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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 이제 아스널과 파리 생제르맹(PSG), 바르셀로나,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등 네 팀이 별들의 전쟁에서 우승을 노린다. 이번 시즌 결승전은 바이에른 뮌헨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UEFA 주관 대회에서는 스폰서 이름 사용 금지에 따라 푸스발 아레나 뮌헨이라고 지칭)에서 펼쳐진다. 

    새 챔피언 태어나는 ‘기회의 땅’ 뮌헨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위)과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 감독. 뉴시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위)과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 감독. 뉴시스

    독일 뮌헨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축구 챔피언이 탄생한 기회의 땅이었다. 뮌헨에선 지금까지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3번,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1번 등 총  4번의 결승전을 치렀다. 그리고 모두 유럽 정상에 오른 적이 없는 팀이 우승컵을 가져갔다. 1979년 노팅엄 포레스트, 1993년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1997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그리고 2012년에는 첼시가 새로운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이번 시즌 준결승에 오른 네 팀 가운데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팀은 두 팀이다. 흥미롭게도 그 두 팀이 준결승에서 만나고, 우승 경험이 있는 나머지 두 팀이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시즌 뮌헨에서도 새로운 유럽 챔피언이 탄생할까.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두 팀은 바로 아스널과 PSG다. 이들 팀의 1차전은 4월 30일(이하 한국 시간), 2차전은 5월 8일 열린다. 아스널과 PSG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친 아픈 기억이 있다. 아스널은 2006년 파리에서 치른 바르셀로나와 결승에서 선취골을 터뜨리고도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전반 18분 골키퍼 옌스 레만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것이 화근이었다. PSG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대부분 포르투갈에서 단판으로 치른 2019∼2020시즌 토너먼트 결승에 올라 바이에른 뮌헨과 맞붙었다. 두 팀은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갔지만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침묵하면서 바이에른 뮌헨의 축포를 지켜봐야만 했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노렸으나 리버풀이라는 난적이 등장하면서 트로피의 꿈을 다시 뒤로 미루게 됐다. 그래도 16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것은 상당한 실적이다. 아스널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수비 조직력이다. 토너먼트 같은 단판 승부에서 단단한 수비력을 가진 팀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카이 하베르츠, 가브리에우 제주스 등 공격수가 부상당했지만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가 공격수로 변신하며 걱정을 덜었다. 여기에 8강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잡은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위력적인 세트피스 능력을 보유한 것도 아스널의 장점이다. 다만 공격수뿐 아니라 주전 수비수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가 부상으로 빠진 게 변수다. 야쿠프 키비오르가 잘하고 있지만 수비력과 세트피스 득점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PSG는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확실히 체급이 오른 모습이다. 유럽 정상을 노리는 구단의 목표가 현실과 가까워진 느낌이다. PSG는 리그에서 무패 가도를 달리며 진작에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제 무패로 시즌을 끝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동시에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까지 트레블(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우승)에도 도전한다. 이는 챔피언스리그 일정에 맞춰 리그에서는 선수단을 로테이션하며 컨디션 관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체력 관리가 된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다. 사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에서 토너먼트 진출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6차전부터 공격 해법을 찾아냈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 영입으로 완벽한 조합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선수들의 전방 압박과 활동량, 기동성은 PSG가 가진 최고 장점이다. 변수는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줄 확실한 공격수가 없다는 점이다.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제공권 싸움을 어떻게 보완할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한지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위 _GETTYIMAGES)과 시모네 인자기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감독.  뉴시스

    한지 플리크 바르셀로나 감독(위 _GETTYIMAGES)과 시모네 인자기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 감독. 뉴시스

    선수 체력 관리가 핵심 과제

    바르셀로나와 인테르 밀란은 5월 1일 1차전, 7일 2차전에서 맞붙는다. 2009∼20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바 있다. 당시 인테르 밀란은 바르셀로나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4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조제 무리뉴 감독은 트레블을 달성하며 팀과 아름답게 헤어졌다. 당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바르셀로나는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고 실제로 매우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런데 준결승 1차전 밀라노로 이동하기 직전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하면서 비행기가 아닌 버스를 타고 원정길에 나서게 됐다. 바르셀로나에서 밀라노까지 1000㎞ 넘는 여정으로 선수단 컨디션은 엉망이 됐다. 2차전 승리로 1차전 패배를 설욕하기엔 승부의 추가 이미 기운 상태였다.

    바르셀로나와 인테르 밀란 모두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이 있고 이번 시즌 트레블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두 팀이 마주한 리그 순위 싸움이 만만치 않다. 바르셀로나는 2위 레알 마드리드에 4점 차(32라운드 기준)로 앞서고 있어 4강 전후로 선수단을 관리할 여력이 부족하다. 심지어 4강 1차전 직전에는 트레블 첫 관문인 스페인 국왕컵(FA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가 예정돼 있다. 바르셀로나는 올해 들어 파죽지세로 무패 가도를 달리다가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올해 첫 패배를 당했다. 선수단에 피로가 더해지면서 몸이 무거워진 탓이 컸다. 이 팀은 올해 들어 평균 나흘에 한 번꼴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선수 컨디션 관리가 결승 진출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여기에 왼쪽 풀백 알레한드로 발데,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부상으로 빠진 것도 큰 타격이다. 바르셀로나 최대 강점이 ‘공격 파괴력’이라는 점에서 다른 공격진 하피냐, 라민 야말, 그리고 페란 토레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인테르 밀란은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다. 일부 포지션의 부상 이탈로 험난한 일정이 우려된다. 리그에서는 SSC 나폴리와 승점이 같아서 매 경기가 결승전과 같은 형국이다. 4강 1차전 바르셀로나 원정을 떠나기 전까지 AC 밀란과의 코파 이탈리아(FA컵) 경기와 더불어 세리에A AS 로마 전을 치러야 한다. 밀란 더비는 물론, 리그 상승세를 보이는 AS 로마와의 경기도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평균 나흘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고 있어 체력 저하가 도드라진다. 심지어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으로 AS 로마와의 리그 경기가 4월 26일 토요일이 아닌 27일 일요일로 연기되면서 바르셀로나 원정을 준비할 시간이 하루 줄었다. 이 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고 이탈리아 특유의 밀집 수비로 걸어 잠그는 전략을 자주 사용한다. 여기에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와 마르쿠스 튀랑 등 다재다능한 공격진이 방점을 찍는다. 따라서 체력 소모가 큰 수동적인 경기 운영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인테르 밀란 선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확실히 준비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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