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층 탄탄한 프랑스 대표팀
2022년 12월 10일(현지 시간) 카타르월드컵 8강전에서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2-1로 꺾고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1960년 처음 시작된 유로는 올해 17번째 트로피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 독일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의 유력한 우승 후보는 두 나라로 전망되는데, 공교롭게도 앙숙인 프랑스와 잉글랜드다. 1992년 덴마크, 2004년 그리스, 2016년 포르투갈처럼 예상을 깨는 깜짝 우승팀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프랑스와 잉글랜드에 이목이 쏠린다. 프랑스는 지난 카타르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해 아쉽게 월드컵 연속 우승 기회를 놓쳤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정상에 오를 때 핵심 주자로 활약했던 젊은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했음에도 두 대회 연속 결승 무대를 밟는 기염을 토했다. 프랑스 선수층이 얼마나 탄탄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중 30대는 단 4명뿐이다.
프랑스가 유력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이유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팀이기 때문이다. 1984년, 2000년 우승을 차지한 ‘레 블뢰 군단’(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의 별명)은 이후 한 번도 유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공격은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를 중심으로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올리비에 지루(미국 LA 이적 예정)가 담당한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표팀을 떠나는 지루는 동료들에게 동기 부여 역할도 할 전망이다. 여기에 음바페의 파리 생제르맹 동료인 우스만 뎀벨레, 랑달 콜로 무아니, 브래들리 바르콜라 같은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프랑스 레전드 릴리앙 튀랑의 아들 마커스 튀랑(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도 있다. 팀의 허리는 지난 월드컵에서 핵심으로 활약한 아드리앙 라비오(유벤투스)를 중심으로 레알 마드리드 듀오 오렐리앙 추아메니, 에두아르도 카마빙가 같은 젊은 재원이 맡는다. 이런 가운데 베테랑 은골로 캉테(알이티하드)의 대표팀 복귀도 눈에 띈다. 유럽을 떠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약 중인 캉테를 2년 만에 복귀시킨 것은 후방에 경험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디디에 데샹 감독의 판단으로 읽힌다.
프랑스 수비진 역시 출중한 개인기뿐 아니라, 대표팀에서 꾸준히 조직력을 맞춰온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월드컵 결승에 출전한 선수 중에선 대표팀을 은퇴한 라파엘 바란을 제외하고 다요 우파메카노(바이에른 뮌헨), 이브라히마 코나테(리버풀), 쥘 쿤데(바르셀로나),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 등이 건재한다. 윌리엄 살리바(아스날), 뱅자맹 파바르(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는 월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팀을 서포트할 전망이고, 부상으로 낙마한 뤼카 에르난데스 자리만 페를랑 멘디(레알 마드리드)가 대신한다.
잉글랜드 대표팀, 새로운 선수 조합 필요
2018년 7월 7일(현지 시간)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스웨덴 대표팀을 2-0으로 꺾었다. [뉴시스]
아직 최종 명단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마지막 훈련 캠프에 참가한 잉글랜드 대표팀 33인 명단을 보면 쟁쟁한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는 점에서 유로 명단 상당수가 20대 초중반 주자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월드컵 주축이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필 포든, 카일 워커, 존 스톤스(이상 맨체스터 시티), 부카요 사카, 데클런 라이스(이상 아스날),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등은 이변이 없다면 대표팀 승선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이번 시즌 첼시로 이적해 놀라운 활약을 한 콜 파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미래로 꼽히는 코비 마이누도 대표팀 합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변수가 있다면 대표팀에서 오래 활약한 선수들의 공백이다. 특히 베테랑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의 이탈은 잉글랜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뼈아프다. 이 때문에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속내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커 케인을 도울 공격수가 필요한 가운데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던 사카가 얼마나 회복될지도 관건이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으로선 어떻게든 새로운 선수 조합으로 최적의 라인업을 꾸리는 게 선결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