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 1만1363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처음 실시한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는 한 시민단체 대표의 끈질긴 제안으로 이뤄졌다. 그 주인공은 12년 동안 학교폭력 피해자를 상담해 그 현실을 알려온 조정실(53)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이하 학가협) 회장이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단체가 개최하는 ‘학교폭력 대책회의’ 때마다 전국 학생들로부터 학교폭력 피해 실태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그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바쁜 나날을 보낸다. 국무총리 소속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이자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경찰청 여성청소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서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얘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5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영원초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부모 연수’ 강의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그는 물부터 들이켰다. 2시간 동안 쉼 없이 학교폭력 실태와 대처방안을 전하며 열변을 토했기 때문이다. 현장감 넘치는 강의에 청중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고자질하면 ‘찌질이’라고 낙인
강의 현장에서 조 회장이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교실 안에서 친구를 괴롭히는 놀이문화가 학교폭력으로 자리잡았다”며 “친구 목에 있는 동맥을 눌러 환각 증세를 느끼게 하는 ‘기절 게임’, 서로 순번을 정해 왕따가 돼보는 ‘왕따 놀이’, 환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자살을 시도하는 ‘환생 놀이’, 동전을 목구멍이나 항문에 넣었다 빼는 ‘동전 게임’을 한다”고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뒤이어 그가 “학교폭력 상당수가 동성 성폭력으로, 초등학생 또는 중학생들이 학교 화장실로 동성 친구를 데려가 성기를 빨게 하거나 친구의 항문에 성기를 삽입한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여러 학부모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어른에게 고자질하면 ‘찌질하다’는 평을 들어 ‘전따’(전교 왕따)가 된다고 하지만 학교폭력에 시달린다고 부모에게 말하는 것은 고자질이 아니라 ‘신고’다” “일단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그곳에서 벗어난 뒤 경찰에 신고하라. 곤경에 처한 친구를 돕겠다고 옆에 있다간 공범으로 몰린다” “학교폭력을 종용한 사람은 사법기관으로부터 교사죄를 적용받아 피해자를 위해한 사람보다 더 많이 처벌받는다”는 충고를 아이에게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의를 끝내고 숨을 고른 조 회장에게 이번에 진행한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에 대한 생각부터 묻자 따발총처럼 빠르고도 날카로운 답변이 쏟아졌다. 그는 “학교폭력실태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며 조사를 진행한 이유부터 설명했다. 그동안은 몇몇 학교에서 진행한 학교폭력실태 조사만으로 한국 전체의 학교폭력실태를 미루어 짐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전수조사 거절한 학교, 학부모에게 실망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 조사를 한 것은 전국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너희의 고민을 들어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거예요.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아이는 끝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교사나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잖아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이들이 어른을 신뢰하면 좋겠어요.”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고 했다. 학교폭력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 개별 학교의 폭력 현황을 파악한 상태인데도 전수조사에서 폭력이 있었다고 응답한 학교는 25%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이 어른을 불신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학교나 학부모가 이 조사를 환영할 줄 알았어요. 실태를 알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학교나 학부모는 쉬쉬하더라고요. 학교에서 가정으로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용지를 보내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어떤 부모는 답변 자체를 거부했어요. 사실을 공개하면 학교 이미지가 나빠지고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나본데, 저는 그 반대라고 봐요. 오히려 학교폭력이 있다고 공개한 학교는 이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학교인 거죠. 이번 조사에 무관심했던 어른들에게 ‘이렇게 학교폭력 문제를 쉬쉬하면 어느 누구도 학교폭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쉰 살이 넘었고 자녀도 청소년이 아닌 그가 현재까지 학가협을 이끌어가는 이유는 뭘까. 인간은 자기 경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그도 예외는 아니다. 딸이 생후 8개월 됐을 무렵 남편과 헤어져 홀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오던 그는 딸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폭력을 당한 이후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딸이 결혼해 잘 사는데 시댁 어른이 아이 과거가 자세히 적힌 기사를 볼까봐 걱정”이라며 딸의 쓰라린 기억 부분에선 머뭇했다.
“딸이 2000년 4월 친구들에게 많이 시달려 제가 가해 학생들을 야단쳤는데 도리어 딸이 보복당했어요. 그런데도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들은 사과하지 않더라고요. 학교에서는 피해자만 전학 가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겼고요.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는데 방법이 없고 힘에도 부치니까 다른 피해자 부모 5명과 함께 그해 8월 학교폭력피해자모임을 만들었어요. 끝내 소송까지 갔죠. 여러모로 힘들었는데도 강행한 이유는 자책하며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딸에게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재판에서 승소했죠. 그 후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 엄마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그 엄마들을 보면서 검사한테 ‘딸 폭력사건으로 보상금 챙겨 돈 벌려고 하느냐’는 소리를 듣던 게 생각나 그들과 함께 싸우기 시작한 겁니다.”
정신적 상처 치료 프로그램 필요
그는 법원에 개인파산신청을 낸 뒤 친정식구들에게 도움을 받아 근근이 살아가면서도 이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소복을 입은 아이가 찾아와 도와달라고 붙잡으며 우는 꿈을 꾸면, 이튿날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가 꿈에서 만난 그 아이의 영정을 들고 찾아오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정신과치료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이 길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2006년 조직을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좀 더 적극적으로 학교폭력 피해자 대책을 제안한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 이 일을 해야 하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처음에는 딸이 저를 많이 원망했어요. 제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경고했다가 도리어 그 아이들을 더 부추긴 셈이었으니까요. 이제는 딸이 저를 많이 지지해요. 딸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던 중에 결혼해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언젠가 이 일을 같이 할 거예요.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저희 집에 데려다 놓으면 딸이 그 아이들을 잘 돌보더라고요.”
앞으로 그는 학가협 식구들과 함께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겠다는 꿈을 꾼다. 2005년 충주에서 여고생이 친구에게 폭행당해 가출했다 갈 곳이 없자 자살한 사건을 접한 뒤 이들을 위한 쉼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현재 학교폭력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는 정부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태다.
“저는 피해자들이 아픔을 내면화하지 않고 발산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싶어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 부모들까지 가해자에게 사과는커녕 도리어 협박을 받아 치욕감을 느끼거든요. 피해자를 잘 보듬어주면 이들이 다시 사회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거예요.”
학교폭력 피해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조정실 학가협 회장. 그는 이따금 엄마가 딸의 학교폭력을 상담하러 간 사이 딸이 친구들에게 보복당해 자살한 사건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학생이 죽기 전 엄마에게 ‘엄마 고마워.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로 태어날래’라고 보낸 문자와 그 문자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엄마를 생각하며 순간순간 눈물을 흘린다. 앞으로 정부가 학교폭력 피해자 대책을 늘린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세상을 조금씩 정화시킨 그의 눈물이 기억날 듯하다.
그동안 정부와 민간단체가 개최하는 ‘학교폭력 대책회의’ 때마다 전국 학생들로부터 학교폭력 피해 실태를 직접 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그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에도 바쁜 나날을 보낸다. 국무총리 소속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이자 교육과학기술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경찰청 여성청소년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서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얘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5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영원초교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학부모 연수’ 강의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그는 물부터 들이켰다. 2시간 동안 쉼 없이 학교폭력 실태와 대처방안을 전하며 열변을 토했기 때문이다. 현장감 넘치는 강의에 청중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고자질하면 ‘찌질이’라고 낙인
강의 현장에서 조 회장이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교실 안에서 친구를 괴롭히는 놀이문화가 학교폭력으로 자리잡았다”며 “친구 목에 있는 동맥을 눌러 환각 증세를 느끼게 하는 ‘기절 게임’, 서로 순번을 정해 왕따가 돼보는 ‘왕따 놀이’, 환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자살을 시도하는 ‘환생 놀이’, 동전을 목구멍이나 항문에 넣었다 빼는 ‘동전 게임’을 한다”고 설명하자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터져 나왔다. 뒤이어 그가 “학교폭력 상당수가 동성 성폭력으로, 초등학생 또는 중학생들이 학교 화장실로 동성 친구를 데려가 성기를 빨게 하거나 친구의 항문에 성기를 삽입한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여러 학부모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는 “어른에게 고자질하면 ‘찌질하다’는 평을 들어 ‘전따’(전교 왕따)가 된다고 하지만 학교폭력에 시달린다고 부모에게 말하는 것은 고자질이 아니라 ‘신고’다” “일단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그곳에서 벗어난 뒤 경찰에 신고하라. 곤경에 처한 친구를 돕겠다고 옆에 있다간 공범으로 몰린다” “학교폭력을 종용한 사람은 사법기관으로부터 교사죄를 적용받아 피해자를 위해한 사람보다 더 많이 처벌받는다”는 충고를 아이에게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의를 끝내고 숨을 고른 조 회장에게 이번에 진행한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에 대한 생각부터 묻자 따발총처럼 빠르고도 날카로운 답변이 쏟아졌다. 그는 “학교폭력실태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필요가 있었다”며 조사를 진행한 이유부터 설명했다. 그동안은 몇몇 학교에서 진행한 학교폭력실태 조사만으로 한국 전체의 학교폭력실태를 미루어 짐작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전수조사 거절한 학교, 학부모에게 실망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실태 조사를 한 것은 전국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너희의 고민을 들어주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거예요.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아이는 끝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교사나 부모에게 말하지 않았잖아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아이들이 어른을 신뢰하면 좋겠어요.”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고 했다. 학교폭력은 비일비재하고, 심지어 개별 학교의 폭력 현황을 파악한 상태인데도 전수조사에서 폭력이 있었다고 응답한 학교는 25%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들이 어른을 불신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학교나 학부모가 이 조사를 환영할 줄 알았어요. 실태를 알면 대책을 마련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학교나 학부모는 쉬쉬하더라고요. 학교에서 가정으로 학교폭력실태 전수조사 용지를 보내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어떤 부모는 답변 자체를 거부했어요. 사실을 공개하면 학교 이미지가 나빠지고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나본데, 저는 그 반대라고 봐요. 오히려 학교폭력이 있다고 공개한 학교는 이 문제를 공론화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 학교인 거죠. 이번 조사에 무관심했던 어른들에게 ‘이렇게 학교폭력 문제를 쉬쉬하면 어느 누구도 학교폭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말하고 싶어요.”
쉰 살이 넘었고 자녀도 청소년이 아닌 그가 현재까지 학가협을 이끌어가는 이유는 뭘까. 인간은 자기 경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그도 예외는 아니다. 딸이 생후 8개월 됐을 무렵 남편과 헤어져 홀로 식당을 운영하며 살아오던 그는 딸이 중학교 2학년 때 학교폭력을 당한 이후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그는 “딸이 결혼해 잘 사는데 시댁 어른이 아이 과거가 자세히 적힌 기사를 볼까봐 걱정”이라며 딸의 쓰라린 기억 부분에선 머뭇했다.
“딸이 2000년 4월 친구들에게 많이 시달려 제가 가해 학생들을 야단쳤는데 도리어 딸이 보복당했어요. 그런데도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들은 사과하지 않더라고요. 학교에서는 피해자만 전학 가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겼고요.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는데 방법이 없고 힘에도 부치니까 다른 피해자 부모 5명과 함께 그해 8월 학교폭력피해자모임을 만들었어요. 끝내 소송까지 갔죠. 여러모로 힘들었는데도 강행한 이유는 자책하며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딸에게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재판에서 승소했죠. 그 후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 엄마들이 저를 찾아왔어요. 그 엄마들을 보면서 검사한테 ‘딸 폭력사건으로 보상금 챙겨 돈 벌려고 하느냐’는 소리를 듣던 게 생각나 그들과 함께 싸우기 시작한 겁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이 5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영원초교에서 학교폭력 대처방안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법원에 개인파산신청을 낸 뒤 친정식구들에게 도움을 받아 근근이 살아가면서도 이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소복을 입은 아이가 찾아와 도와달라고 붙잡으며 우는 꿈을 꾸면, 이튿날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가 꿈에서 만난 그 아이의 영정을 들고 찾아오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정신과치료까지 받았다. 그런데도 이 길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2006년 조직을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좀 더 적극적으로 학교폭력 피해자 대책을 제안한 것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 이 일을 해야 하는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처음에는 딸이 저를 많이 원망했어요. 제가 학교폭력 가해자들에게 경고했다가 도리어 그 아이들을 더 부추긴 셈이었으니까요. 이제는 딸이 저를 많이 지지해요. 딸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던 중에 결혼해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언젠가 이 일을 같이 할 거예요.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저희 집에 데려다 놓으면 딸이 그 아이들을 잘 돌보더라고요.”
앞으로 그는 학가협 식구들과 함께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센터를 만들겠다는 꿈을 꾼다. 2005년 충주에서 여고생이 친구에게 폭행당해 가출했다 갈 곳이 없자 자살한 사건을 접한 뒤 이들을 위한 쉼터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현재 학교폭력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는 정부에서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태다.
“저는 피해자들이 아픔을 내면화하지 않고 발산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싶어요.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자 부모들까지 가해자에게 사과는커녕 도리어 협박을 받아 치욕감을 느끼거든요. 피해자를 잘 보듬어주면 이들이 다시 사회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거예요.”
학교폭력 피해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린다는 조정실 학가협 회장. 그는 이따금 엄마가 딸의 학교폭력을 상담하러 간 사이 딸이 친구들에게 보복당해 자살한 사건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 학생이 죽기 전 엄마에게 ‘엄마 고마워.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로 태어날래’라고 보낸 문자와 그 문자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엄마를 생각하며 순간순간 눈물을 흘린다. 앞으로 정부가 학교폭력 피해자 대책을 늘린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세상을 조금씩 정화시킨 그의 눈물이 기억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