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먹는 ‘짜파구리’. [사진 제공 · 농심]
내 맘대로 조합해 먹는 모디슈머 열풍이 한층 진화하고 있다. 모디슈머(Modisumer)란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 일반적으로 알려진 조리법이 아닌, 자기 취향대로 재료를 조합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내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이다. 모디슈머의 원조 격으로는 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를 들 수 있다. 당시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짜파구리가 인기를 모았고 ‘나만의 요리’를 만들어 먹는 소비자도 덩달아 늘었다. 2010년 이후 1인 가구와 ‘혼밥족’이 증가하면서 기존 식품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바꿔 먹는 요리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요즘 인기 있는 꿀조합 모디슈머 레시피인 앙빠, 홈런볼빵빠레, 초코대야빙수(위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인스타그램 같은 SNS 채널에는 다양한 인증샷도 올라오고 있다. [사진 제공 · 롯데제과, 오리온, 강현숙 기자]
모디슈머 관련 제품의 판매율 역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1979년 출시된 롯데제과의 빠다코코낫은 ‘앙빠’의 인기로 매출이 급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포장 후면에 레시피를 넣어 앙빠를 알리고 있을 정도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빠다코코낫이 장수 제품이라 구매층의 연령대가 높았는데 앙빠의 인기로 20, 30대 여성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식품업체들, 인기투표로 제품 내놓고 대박
모디슈머 레시피의 인기를 반영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소스와 까르보불닭볶음면, 농심의 트러플 짜파게티(왼쪽부터)가 그 대표적인 제품이다. [사진 제공 · 삼양식품, 농심]
가수 화사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선보여 화제가 된 ‘트러플 짜파게티’. [사진 제공 · 농심]
꿀조합이 칼로리와 염분 ‘폭탄’ 될 수도
[shutterstock]
젊은 층은 다양한 모디슈머 레시피를 재미있는 요리놀이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요리연구가 겸 바른 식생활 지도사인 김영빈 씨는 “요즘 인기 있는 모디슈머 레시피를 보면 각종 과자와 라면 등 인스턴트식품을 조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제품을 섞어 먹으면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고 칼로리도 훨씬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여러 제품을 섞어 먹으면 합성첨가물이나 당분, 나트륨 등의 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럴 경우 높은 칼로리와 더불어 몸에 해로운 성분까지 체내에 쌓이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씨는 “창의적인 요리문화가 나쁜 건 아니지만, 유행만 좇다 자연 식품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한 힘을 놓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강현숙 기자입니다. 재계, 산업, 생활경제, 부동산, 생활문화 트렌드를 두루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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