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장 입실 마감시간에 임박해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를 단순 비교하면 지원자는 줄고 대학 선발 인원은 늘어났으니 경쟁률도 낮아졌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대학 가기가 훨씬 쉬워졌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부모세대에서는 고교 3년간 영어 참고서 1권, 수학 참고서 2권만 공부하면 충분했다고 말한다. 학력고사 치르는 날 직접 도시락을 싸서 시험장에 갔다는 이도 있다. 무용담이 아니라 그때는 다들 그랬다. 지금은 왜 이렇게 대학 가기가 힘들어졌을까. 대학 입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입시가 어려워졌다고 보면 된다.
수능은 짧게는 고교 3년, 길게는 12년간 쌓아온 실력을 쏟아붓고 검증받는 결전의 순간이다. 그런데 30년 동안 늘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고사 당일 불가피한 사정으로 차 잡기가 어렵거나 늦을 것이 예상되는 수험생은 근처 경찰관에게 부탁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과 경찰차 경보음을 울리며 학교에 도착해 교문이 닫히기 직전 헐레벌떡 시험장으로 뛰어가는 수험생의 모습이다. 예나 지금이나 수험생은 8시 10분까지 시험장에 입실해야 한다. 수능 당일 이런 일이 없으려면, 또는 시험장에 들어가서 당황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미리미리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무척이나 당연하지만 사실 빠뜨리기 쉬운 준비다.
△수능일과 같은 생활 패턴을 유지하자. 수능 당일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지금부터 수면 패턴을 수능일에 맞춰야 한다. 쉽게 말해 밤에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 특히 밤을 새워 공부하는 습관을 가진 학생은 반드시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재학생이라면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등교해 8시 10분까지 교실 자리에 앉는 습관을 들인다. 그렇게 컨디션을 조절해도 막상 시험 전날에는 불안감 때문에 잠을 설치는 수험생이 많다. ‘수험생 여러분,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편한 밤 되세요’라는 격려의 말이 오히려 부담을 준다. 불안감 때문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므로, 나만 그런가 싶어 더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시험장에서 필요한 물품 목록을 작성하고 미리 준비하자. 신분증, 수험표, 컴퓨터용 사인펜, 수정테이프(흰색), 연필(흑색), 지우개, 샤프심(흑색, 0.5mm), 일반시계 등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컴퓨터용 사인펜과 샤프(샤프심 포함)는 일괄 지급하고 수정테이프는 시험실별로 5개씩 준비되지만 개인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평소 즐겨 마시는 음료수, 초콜릿, 물수건 등도 도움이 된다. 졸리거나 집중이 안 될 때 음료수를 마시거나 물수건을 목에 올려놓는다. 단 시험장 입구에서 수험생들에게 격려 의미로 나눠주는 먹을거리는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먹지 않던 음료수를 받아 마시고 오전 내내 시험을 망친 사례도 있다.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놓치지 말자. 점수대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겠지만 새로운 것을 공부하기보다 지금까지 해온 공부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제 수능 실전연습을 하되 적중 예상문제에 현혹되지 않도록 한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은 큰 경기를 앞두고 출전을 준비하는 선수들이다. 다만 상대가 있는 경기가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다. 수능 전까지 마지막 극한 훈련으로 자신의 실력을 맘껏 발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