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조직에서 보내는 시간 대부분은 기안문이나 보고서 작성과 관련 있다. 좋은 보고서를 작성하면 상사로부터 칭찬받고 조직 성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의 만족도도 높아진다. 반면 그렇지 못하면 핀잔과 스트레스가 이어지기 마련이다. 조직생활의 희로애락이 기안문이나 보고서 작성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뜻이다. 직장인의 행복을 위한 좋은 보고서 작성법, 한눈에 읽히는 설득력 있는 보고서 쓰기 노하우를 익혀보자.
직장인은 대부분 좋은 보고서를 작성하려 애쓰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열심히 했지만 결재자를 만족하게 하지 못하는 보고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상사를 만족하게 하려면 당연히 형식과 내용이 모두 좋아야 한다. 기억해둘 것은 내용이 좋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학적 방법을 익히면 형식은 덤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점이다.
좋은 보고서 작성법은 크게 세 가지 핵심 명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보고서 소비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할 것, 둘째는 보고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 셋째는 그 필요 수준을 수치화할 것 등이다.
보고서 소비자는 작성자가 아니라 결재자다. 즉 만족해야 하는 대상은 보고서를 쓰는 당사자가 아니라 결재자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이 머리로는 이것을 잘 알지만, 보고서 작성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내가 쓰고 싶은 보고서’를 쓰는 경향이 있다. ‘결재자를 만족하게 하는 보고서’를 쓰려면 먼저 결재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습관을 넘어 본능이 되게 하면 더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결재자가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결재자의 필요(needs)라고 하자. 결재자의 필요를 파악하려면 결재자가 가진 (또는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해(利害)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재자 ‘처지’가 아니라 ‘이해’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처지 관점에서 보면 특정 사안을 찬성, 아니면 반대의 이분법으로 구분하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만든 보고서는 최종 결론 역시 극단적 판단의 조합이 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처지가 아니라 이해, 즉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이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결재자도 자신이 바라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모를 수 있다. 보고서 작성자는 이것까지 포함해 결재자의 이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재자의 합리적 판단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결재자의 이해나 대안별 중요도를 수치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해(판단 기준)나 대안이 몇 개 안 되고 호불호가 극명한 경우에는 정성적, 직관적 판단을 해도 괜찮다. 그러나 복잡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량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을 담아야 한다. 작성자가 결재자의 이해나 대안별 중요도를 수치화해 보여준다면 결재자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앞에서 말한 세 가지 사항을 자동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을까. 산수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활용 가능한 기법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장단점 열거법’을 기반으로 ‘장단점 비교법→점수화법→점수화 및 검증법’ 등으로 발전해나가면 된다. 특히 ‘점수화 및 검증법’은 활용이 쉬우면서도 좋은 결과를 도출하므로 다양한 방면에서 자주 활용된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각 방법을 활용해보자.
방법1 | 장단점 열거법
2007년 청와대 비서실에서 출간한 책 ‘대통령보고서’는 장단점 등을 잘 분석한 사례로 각 부처 차관 명칭 결정을 들었다. 이는 장단점 열거법에 해당한다. 각 안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열거하고 이를 참조해 최종 결재자가 택일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장점과 단점이 결재자의 이해, 즉 결재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을 잘 나타내도록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1
o 결정이 필요한 사항 : 복수 차관의 명칭
(※명칭에 맞춰 직제안 조정)
(1안) 제1차관, 제2차관
장점 : 명칭에 관계없이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가능
단점 : 차관 간 업무분장 표시가 곤란하며 제1, 제2차관을 서열로 인식
(2안) 업무 배분을 반영한 명칭
(예시) : 산업차관/ 에너지차관
장점 : 차관 간 업무분장에 대한 인식이 용이함
단점 :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곤란, 차관이 담당하는 대표적 업무의 표현상 어려움이 있음
※ 부처 희망에 맡기는 대안도 있으나, 국민 혼란을 줄이기 위해 1·2안 중에서 선택
△재정경제부 : 정책차관/ 기획차관
△외교통상부 : 제1차관/ 제2차관(지역차관/ 정책차관)
△행정자치부 : 제1차관/ 제2차관(혁신차관/ 지방차관)
△산업자원부 : 제1차관/ 제2차관(산업차관/ 에너지차관)
그런데 이 보고서는 1안의 장단점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2안의 경우에는 어떤지, 1안의 장점이나 단점을 2안의 장점이나 단점과 비교할 때 어떤 것이 더 큰지를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각 안의 장점과 단점의 중요도를 알 수 없어 직관적인 판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방법2 | 장단점 비교법
장단점 비교법은 각 대안의 장단점을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단점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이다. 장점이 단점보다 큰지, 단점이 장점에 비해 큰지를 검토한 후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초보적 수준이지만, 각 안의 장점과 단점을 저울에 올려놓고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 알아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안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앞 사례의 경우 다음처럼 정리할 수 있다.
(1안) ‘제1차관/ 제2차관’ 식으로 명명
장점 :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용이함, 선호하는 부처가 많음
단점 : 업무분장 인식이 어려움, 명칭이 서열을 상징하는 역기능 있음
(2안) ‘산업차관/ 에너지차관’ 식으로 명명(명칭에 주요 업무를 표시)
장점 : 업무분장 인식이 용이함, 명칭이 서열을 상징하는 역기능 없음
단점 :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어려움, 선호하는 부처가 적음
이렇게 다시 정의된 장단점에 비교법을 적용해보자. 예를 들어 최종 결재자가 1안 ‘제1차관/ 제2차관’ 식으로 명명하는 안을 살펴본 후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용이함’이라는 장점의 중요도가 ‘업무분장의 인식이 어려움’과 ‘명칭이 서열을 상징하는 역기능 있음’이라는 단점의 중요도를 합친 것과 대등하다고 판단한다면, 결과적으로는 ‘사례 2’의 ‘선호하는 부처가 많음’이라는 장점만 남는다. 이 경우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므로 1안을 복수차관 명칭으로 선택하게 된다(이때 2안의 장단점은 1안의 장단점과 정반대이므로 그 결과도 정반대가 된다. 따라서 어느 안이든 하나만 비교하면 된다).
이렇듯 장단점 비교법을 활용하면 장단점 열거법에 비해 특정 안을 선택한 이유를 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재자의 만족도나 대외적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장단점 비교법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하지만 유용한 방법이다. 다만 어떤 안이 더 좋은지는 설명할 수 있지만 이를 수치화해 객관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를 넘어설 비법이 있다.
방법3 | 점수화법
점수화법은 각 대안의 장단점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로 전환한 다음, 이것을 기준으로 각 대안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합하면 최종적으로 어떤 안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 혹은 선호되는지를 수치화할 수 있다.
다시 위 사례에 점수화법을 적용해보자. 먼저 각 안의 장단점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게 장단점의 표현을 조정함으로써 다음과 같이 (정책)목표로 전환할 수 있다.
가. 업무의 탄력적 배분 용이성 확보
나. 업무분장 인식의 용이성 확보
다. 명칭을 통한 서열화 방지
라. 부처의 선호도 최대화
그런 다음 이 4개 목표가 가진 각각의 중요도를 심사숙고해 결정한다. 이때 4개 목표에 배분된 중요도의 합은 1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4개 목표의 중요도를 순서대로 0.4 : 0.3 : 0.1 : 0.2로 정했다고 하자.
다음으로 (정책)목표별로 1안과 2안을 평가한다(5점 척도든, 10점 척도든 원하는 척도를 활용하면 된다. 여기서는 5점 척도를 활용했다). ‘사례3’의 각 행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평가했다고 하자. ‘사례3’에서 합계는 각 대안이 ‘(정책)목표별로 받은 점수×(정책)목표 중요도’의 합이다(예컨대 ‘제1차관/ 제2차관’ 식의 명칭 합계 3.2=0.4×5+0.3×1+0.1×3+0.2×3). 그 결과 1안인 ‘제1차관/ 제2차관’ 식으로 명명하는 안이 2안보다 좋은 안으로 선택된다.
이렇듯 점수화법을 활용하면 장단점 비교법에서 극복하지 못한 수치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약간의 노력으로 판단의 과정과 결과의 객관성을 수치로 설명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니는 것이다. 1안이 2안에 비해 왜 더 좋은지, 나아가 얼마나 더 좋은지도 알 수 있다. 이 역시 약간의 수고만 더하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효과가 높은 방법이다.
물론 점수화법에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한계는 (정책)목표에 직관적으로 부여했던 중요도와 각 안에 부여했던 점수가 옳은 수치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람은 그날 컨디션이나 기분에 영향을 받고, 때로는 우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의사결정은 점수화법을 활용해 비교적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한층 복잡하거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점수화 및 검증법’이다. 이에 관한 설명은 다음 주에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는 필자의 책 ‘보고서 작성 이런 것이다’를 참조해도 좋을 것이다.
직장인은 대부분 좋은 보고서를 작성하려 애쓰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열심히 했지만 결재자를 만족하게 하지 못하는 보고서가 되고 마는 것이다. 상사를 만족하게 하려면 당연히 형식과 내용이 모두 좋아야 한다. 기억해둘 것은 내용이 좋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학적 방법을 익히면 형식은 덤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점이다.
좋은 보고서 작성법은 크게 세 가지 핵심 명제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보고서 소비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할 것, 둘째는 보고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 셋째는 그 필요 수준을 수치화할 것 등이다.
보고서 소비자는 작성자가 아니라 결재자다. 즉 만족해야 하는 대상은 보고서를 쓰는 당사자가 아니라 결재자라는 뜻이다. 모든 사람이 머리로는 이것을 잘 알지만, 보고서 작성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내가 쓰고 싶은 보고서’를 쓰는 경향이 있다. ‘결재자를 만족하게 하는 보고서’를 쓰려면 먼저 결재자 관점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습관을 넘어 본능이 되게 하면 더 좋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결재자가 요구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를 결재자의 필요(needs)라고 하자. 결재자의 필요를 파악하려면 결재자가 가진 (또는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해(利害)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재자 ‘처지’가 아니라 ‘이해’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처지 관점에서 보면 특정 사안을 찬성, 아니면 반대의 이분법으로 구분하게 된다. 이런 시각에서 만든 보고서는 최종 결론 역시 극단적 판단의 조합이 될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처지가 아니라 이해, 즉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이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는 결재자도 자신이 바라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모를 수 있다. 보고서 작성자는 이것까지 포함해 결재자의 이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재자의 합리적 판단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결재자의 이해나 대안별 중요도를 수치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해(판단 기준)나 대안이 몇 개 안 되고 호불호가 극명한 경우에는 정성적, 직관적 판단을 해도 괜찮다. 그러나 복잡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정량적이고 과학적인 판단을 담아야 한다. 작성자가 결재자의 이해나 대안별 중요도를 수치화해 보여준다면 결재자의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앞에서 말한 세 가지 사항을 자동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을까. 산수만 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활용 가능한 기법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장단점 열거법’을 기반으로 ‘장단점 비교법→점수화법→점수화 및 검증법’ 등으로 발전해나가면 된다. 특히 ‘점수화 및 검증법’은 활용이 쉬우면서도 좋은 결과를 도출하므로 다양한 방면에서 자주 활용된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각 방법을 활용해보자.
방법1 | 장단점 열거법
2007년 청와대 비서실에서 출간한 책 ‘대통령보고서’는 장단점 등을 잘 분석한 사례로 각 부처 차관 명칭 결정을 들었다. 이는 장단점 열거법에 해당한다. 각 안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열거하고 이를 참조해 최종 결재자가 택일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장점과 단점이 결재자의 이해, 즉 결재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 피하고자 하는 것을 잘 나타내도록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1
o 결정이 필요한 사항 : 복수 차관의 명칭
(※명칭에 맞춰 직제안 조정)
(1안) 제1차관, 제2차관
장점 : 명칭에 관계없이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가능
단점 : 차관 간 업무분장 표시가 곤란하며 제1, 제2차관을 서열로 인식
(2안) 업무 배분을 반영한 명칭
(예시) : 산업차관/ 에너지차관
장점 : 차관 간 업무분장에 대한 인식이 용이함
단점 :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곤란, 차관이 담당하는 대표적 업무의 표현상 어려움이 있음
※ 부처 희망에 맡기는 대안도 있으나, 국민 혼란을 줄이기 위해 1·2안 중에서 선택
△재정경제부 : 정책차관/ 기획차관
△외교통상부 : 제1차관/ 제2차관(지역차관/ 정책차관)
△행정자치부 : 제1차관/ 제2차관(혁신차관/ 지방차관)
△산업자원부 : 제1차관/ 제2차관(산업차관/ 에너지차관)
그런데 이 보고서는 1안의 장단점 중 어느 것이 더 큰지, 2안의 경우에는 어떤지, 1안의 장점이나 단점을 2안의 장점이나 단점과 비교할 때 어떤 것이 더 큰지를 알 수 없다. 다시 말해 각 안의 장점과 단점의 중요도를 알 수 없어 직관적인 판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방법2 | 장단점 비교법
장단점 비교법은 각 대안의 장단점을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단점을 직접 비교하는 방식이다. 장점이 단점보다 큰지, 단점이 장점에 비해 큰지를 검토한 후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초보적 수준이지만, 각 안의 장점과 단점을 저울에 올려놓고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 알아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 안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게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앞 사례의 경우 다음처럼 정리할 수 있다.
(1안) ‘제1차관/ 제2차관’ 식으로 명명
장점 :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용이함, 선호하는 부처가 많음
단점 : 업무분장 인식이 어려움, 명칭이 서열을 상징하는 역기능 있음
(2안) ‘산업차관/ 에너지차관’ 식으로 명명(명칭에 주요 업무를 표시)
장점 : 업무분장 인식이 용이함, 명칭이 서열을 상징하는 역기능 없음
단점 :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어려움, 선호하는 부처가 적음
이렇게 다시 정의된 장단점에 비교법을 적용해보자. 예를 들어 최종 결재자가 1안 ‘제1차관/ 제2차관’ 식으로 명명하는 안을 살펴본 후 ‘업무의 탄력적 배분이 용이함’이라는 장점의 중요도가 ‘업무분장의 인식이 어려움’과 ‘명칭이 서열을 상징하는 역기능 있음’이라는 단점의 중요도를 합친 것과 대등하다고 판단한다면, 결과적으로는 ‘사례 2’의 ‘선호하는 부처가 많음’이라는 장점만 남는다. 이 경우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크므로 1안을 복수차관 명칭으로 선택하게 된다(이때 2안의 장단점은 1안의 장단점과 정반대이므로 그 결과도 정반대가 된다. 따라서 어느 안이든 하나만 비교하면 된다).
이렇듯 장단점 비교법을 활용하면 장단점 열거법에 비해 특정 안을 선택한 이유를 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결재자의 만족도나 대외적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장단점 비교법은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하지만 유용한 방법이다. 다만 어떤 안이 더 좋은지는 설명할 수 있지만 이를 수치화해 객관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물론 이를 넘어설 비법이 있다.
방법3 | 점수화법
점수화법은 각 대안의 장단점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로 전환한 다음, 이것을 기준으로 각 대안에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합하면 최종적으로 어떤 안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 혹은 선호되는지를 수치화할 수 있다.
다시 위 사례에 점수화법을 적용해보자. 먼저 각 안의 장단점을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목표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판단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게 장단점의 표현을 조정함으로써 다음과 같이 (정책)목표로 전환할 수 있다.
가. 업무의 탄력적 배분 용이성 확보
나. 업무분장 인식의 용이성 확보
다. 명칭을 통한 서열화 방지
라. 부처의 선호도 최대화
그런 다음 이 4개 목표가 가진 각각의 중요도를 심사숙고해 결정한다. 이때 4개 목표에 배분된 중요도의 합은 1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4개 목표의 중요도를 순서대로 0.4 : 0.3 : 0.1 : 0.2로 정했다고 하자.
다음으로 (정책)목표별로 1안과 2안을 평가한다(5점 척도든, 10점 척도든 원하는 척도를 활용하면 된다. 여기서는 5점 척도를 활용했다). ‘사례3’의 각 행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평가했다고 하자. ‘사례3’에서 합계는 각 대안이 ‘(정책)목표별로 받은 점수×(정책)목표 중요도’의 합이다(예컨대 ‘제1차관/ 제2차관’ 식의 명칭 합계 3.2=0.4×5+0.3×1+0.1×3+0.2×3). 그 결과 1안인 ‘제1차관/ 제2차관’ 식으로 명명하는 안이 2안보다 좋은 안으로 선택된다.
이렇듯 점수화법을 활용하면 장단점 비교법에서 극복하지 못한 수치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약간의 노력으로 판단의 과정과 결과의 객관성을 수치로 설명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지니는 것이다. 1안이 2안에 비해 왜 더 좋은지, 나아가 얼마나 더 좋은지도 알 수 있다. 이 역시 약간의 수고만 더하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효과가 높은 방법이다.
물론 점수화법에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한계는 (정책)목표에 직관적으로 부여했던 중요도와 각 안에 부여했던 점수가 옳은 수치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람은 그날 컨디션이나 기분에 영향을 받고, 때로는 우둔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일반적인 의사결정은 점수화법을 활용해 비교적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한층 복잡하거나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이 바로 ‘점수화 및 검증법’이다. 이에 관한 설명은 다음 주에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더욱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은 독자는 필자의 책 ‘보고서 작성 이런 것이다’를 참조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