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론 최대 수혜株 샌디스크, 목표주가 2600달러까지 제시

지난해 10배, 올해 들어 4배 주가 급등… ‘구조적 AI 수혜주’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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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4-24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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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디스크 주가는 4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932.43달러(약 138만 원)에 마감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293% 상승한 수치다. GETTYIMAGES

    샌디스크 주가는 4월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932.43달러(약 138만 원)에 마감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293% 상승한 수치다. GETTYIMAGES

    요즘 미국 나스닥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샌디스크는 원래 문구점이나 다이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USB 메모리(플래시 드라이브) 제조회사로 일반에 잘 알려진 기업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추론 단계’로 AI 기술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고속 대용량 스토리지가 필요해졌고,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만드는 샌디스크가 증시의 샛별로 떠올랐다. 

    지난해 주가가 연초 대비 10배 오른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4배 급등해 미국-이란 전쟁 여파에도 파죽지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그래프 참조). 4월 900달러(약 130만 원) 선을 넘긴 이후 미국 투자은행(IB)들은 1250달러(약 180만)까지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2016년 하드디스크(HDD) 업체 웨스턴디지털에 합병됐던 샌디스크는 지난해 2월 별도 법인으로 나스닥에 재상장됐다. 

    지난해 12월 31일(이하 현지 시간) 237.38달러(약 35만 원)에 장을 마감했던 샌디스크 주가는 미국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이 나온 올해 4월 13일 하루 만에 11.83% 상승해  952.50달러(약 141만 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4배나 뛰어오른 것이다. 나스닥100 지수는 나스닥 상장사 가운데 혁신 기술과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우량 기업 100곳을 모은 것으로, 지수에 편입되면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엔비디아, 새로운 SSD 구매자로 등장 

    4월 22일 979.07달러(약 145만 원)로 고점을 경신한 샌디스크 주가는 23일 하루 사이 4.76% 하락해 932.43달러(약 138만 원)에 마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2월 상장 당시와 비교해 약 2490% 상승한 수치를 기록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전문기업인 샌디스크 주가가 폭등한 이유는 급증한 낸드플래시 수요 덕분이다. AI 트렌드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바뀌면서 긴 질문과 답변 속에서 맥락을 알아내기 위해 저장된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불러오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기업용 SSD는 기존 HDD보다 읽기 속도가 3배 이상 빨라 효율성이 높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는 “AI가 작업 공간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쓰지만 대용량으로 저장할 일이 있을 때는 SSD를 이용한다”며 “현재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2029년까지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낸드플래시 가격은 1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128Gb 16×8 MLC) 평균 고정 가격은 17.73달러(약 20만6000원)로 2월 대비 약 40% 올랐다. 엔비디아가 낸드플래시의 새로운 구매자로 등장하면서 가격은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하반기 양산하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기존 제품인 ‘블랙웰’의 10배 이상 많은 1152TB(테라바이트) SSD를 탑재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게클러 샌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불과 몇 달 전 20~40%로 예상되던 올해 데이터센터 부문의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률을 60%로 수정할 만큼 수요 증가 수준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구글보다 낮은 PER

    월가에서는 샌디스크 목표주가를 주가 상승 속도에 맞춰 상향하고 있다. 4월 이후 목표주가를 발표한 IB 가운데 씨티은행을 제외한 6곳은 목표주가를 1000달러(약 148만 원) 이상으로 봤다. 미국 IB 번스타인은 4월 9일 샌디스크 목표주가를 1000달러에서 1250달러(약 185만 원)로 높였다. 에버코어는 14일 샌디스크 목표주가를 1200달러(약 177만 원)로 상향하며 “샌디스크가 단순 경기민감주에서 구조적인 AI 수혜주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에버코어는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주가가 2600달러(약 384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급격한 주가 상승에도 샌디스크 밸류에이션은 M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플랫폼스·아마존닷컴·알파벳·테슬라) 등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4월 21일 기준 샌디스크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7.95배로 엔비디아(24.81)나 알파벳(29.41배)을 밑돌고 있다.

    시장은 4월 30일 샌디스크의 2026년 회계연도 3분기(1~3월) 실적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샌디스크의 지난해 10~1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30억2500만 달러(약 4조4700억 원), 영업이익은 386% 증가한 11억3000만 달러(1조6700억 원)를 기록해 ‘슈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다. 샌디스크는 이번 분기 매출을 44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에서 48억 달러(약 7조 원) 사이로 예상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50% 영업이익률을 낸 사례로 볼 때 낸드플래시 초호황기 시절과 비견된다”며 “시장은 낸드플래시 수요 증가에 따라 샌디스크 가격 상단이 더 열려 있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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