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보좌진에 폭언… 국민의힘 “장관 자격 없다”

KDI 연구위원 출신 3선 경제통… 李 “일로써 보답하겠다”

  • reporterImage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26-01-02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의원이 2017년 보좌진에게 폭언을 하는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바른정당 의원 시절 인턴 직원에게 “너 IQ(지능지수) 한 자리야?”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등 거친 언사를 쏟아내는 내용이다. 이 후보자는 해당 직원이 자신의 이름이 나온 언론 보도를 보고하지 않은 데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녹취 공개 직후 “장관 자격이 없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인사청문회에서 송곳 검증을 통해 임명 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민석·구윤철 등과 ‘서울대 82학번’ 동기

    1월 2일부터 기획재정부에서 분리된 예산처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예산 편성과 재정정책·관리, 중장기 국가발전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부처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직속상관이 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사회학과), 경제정책의 쌍두마차가 될 구윤철 재정경제부 장관(경제학과)까지 ‘82학번 전성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등을 지낸 경제통이다. 2002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하며 정계에 입문해 3선 의원(서울 서초갑)을 지냈다. 국회의원 시절 최저임금법, 이자제한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하고, 재벌의 불공정거래 근절 정책을 추진하는 등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과 공감대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 지명 직전까지 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을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 정책본부장을 지내는 등 ‘보수 핵심’으로 활동한 점이 논란이 됐다.

    얄궂게도 이 후보자 발탁에 강력 반발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또한 서울대 82학번이다. 두 사람은 법학을 전공했다. 윤석열 정부 마지막 경제 사령탑을 지낸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도 이들과 같은 법학과 82학번으로,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강훈식 “인사청문회에서 검증될 것”

    여권은 이 후보자 논란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정면 돌파를 선택한 분위기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1월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본인의 정책 비전과 철학에 대해 검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증이 잘 돼서 이 도전이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월 1일 소셜미디어에 “(이 후보자가) 거듭 사과드리고 통렬한 반성을 하며 일로써 국민과 이 대통령께 보답하겠다고 한다”며 “보좌진에게 고성으로 야단친 갑질도 송구하다 인정, 사과하신다”고 적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