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역사에서 백신만큼 효과적인 감염병 예방 수단은 없었다. GETTYIMAGES
이 시점에서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류 역사에서 백신만큼 효과적인 공중보건 개입은 없었다.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천연두의 소멸, 소아마비의 사실상 종식 등은 모두 백신이 있어서 가능했다. 19세기 말 백신이 널리 보급되기 전까지 인류의 평균 수명은 40세 남짓이었고, 영유아 상당수가 감염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백신 접근성이 낮은 아프리카와 저개발 국가에서는 여전히 많은 아이가 홍역과 파상풍으로 사망한다.
그럼에도 음모론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백신이 면역체계를 망가뜨린다”거나 “백신은 정부의 통제 수단이다”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이 대중의 공포를 자극한다.
과학의 언어로 소통하기
백신 개발 회사와 보건당국 또한 이런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과학은 무조건적 신뢰를 요구하는 종교가 아니다. 끊임없는 검증과 대화 위에 세워지는 체계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면 그 확률이 매우 낮더라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동시에 그럼에도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 또한 근거 중심으로 알려야 한다. 백신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부작용 신고 및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치밀하게 조사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모든 신약·백신은 안전성과 유효성이라는 두 축 가운데 안전성에 좀 더 방점을 두고 개발돼야 한다. 백신이 감염병을 막는 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해도 안전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백신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예방접종이 없던 시절 세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위험했다. 이 단순한 사실을 외면한 채 음모론과 허위 정보에 기대어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공동체를, 그중에서도 특히 취약한 우리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다.
지금 중요한 것은 과학의 언어로 묻고, 과학의 언어로 답하는 것이다. 예방접종의 위험을 논하려면 백신이 지켜낸 수억 명의 생명과 이를 비교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백신을 버려야 할 때가 아니라, 백신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과학적 균형을 다시 세워야 할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