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을 위해서라면 먼 이국의 야생동물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몬도가네 관광족’이란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봄철은 겨우내 움츠린 몸을 추스리고 활력을 되찾기 위한 시즌이다. 그러나 사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먹는 보신식품을 세밀히 살펴보면, 대개 건강이나 정력에 무슨 특별한 효과나 있는 줄 착각하고 먹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들 식품이 보신 효과를 보인다는 과학적 근거 자체도 희박하거니와 되레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치명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야생동물을 먹는 경우 생태계 파괴 및 야생동물보호법 위반행위란 점도 문제지만, 정작 더 무서운 것은 섭취한 당사자가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년 전 경남 거창군에서 30대 남성 3명이 오소리 고기를 날로 먹은 뒤 수일 만에 얼굴이 붓고 고열이 나며 심한 근육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환자들의 다리 근육조직을 검사해 선모충이란 기생충의 애벌레를 발견함으로써 기생충 감염에 의한 발병으로 최종 확인했다. 검사 당시 근육 1g당 무려 212마리의 기생충이 나온 것으로 기록됐고, 따라서 몸 전체에는 수백만 마리의 기생충이 퍼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이 기생충은 환자들의 심장근육에까지 퍼져 있어 조기에 치료하지 않았다면 심근조직 파괴로 사망할 수도 있었다. 한국판 몬도가네의 한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또다른 감염 사례로는 뱀이나 개구리를 생식한 뒤 생기는, 고충(스파르가눔)이라는 조충(촌충)계 기생충의 애벌레 감염이다. 이 기생충의 성충은 개나 고양이의 소장에도 기생하며, 일단 이에 감염되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신체조직을 뚫고 들어가 기생한다. 특히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로 침입할 경우 사지마비 증상과 뇌기능 파괴까지 부르는 아주 치명적인 기생충이다.
다행히 최근엔 한층 발달된 영상진단법을 활용해 시간 경과에 따라 뇌조직 등을 뚫고 숨어 이동하는 고충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 가능해져 정확한 치료를 기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생충은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사례의 절반 이상이 보고될 만큼 감염 폐해가 크다.
또 서울주걱흡충이라는 국내 토종의 장내 기생흡충은 소장에 들어와 장내 점막을 뜯어먹는 기생 양상을 보여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이 기생충은 꽃뱀(유혈목이)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뱀에 기생하는데 대개의 야생 뱀은 고충과 서울주걱흡충의 두 가지 기생충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야생 멧돼지 고기를 날로 먹고 톡소포자충(톡소플라스마)에 감염돼 시력이 손상되고 실명한 경우도 보고된 바 있는데, 이 기생충은 세포 내에 기생하는 작은 원생동물로서 중추신경계, 림프선 및 망막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기생충으로 인해 망막에 염증이 생기면 급속한 시력 손상이나 실명을 가져오며, 감염자의 면역기능 저하가 올 경우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이 원충으로 인해 발병하는 뇌염은 AIDS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또 위에 언급한 기생충들에 임신부가 감염되면 유산이나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부는 아예 날음식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편 야생동물은 아니지만, 민물게(참게)로 담은 게장을 덜 숙성됐을 때 먹으면 자칫 폐흡충(폐디스토마)에 감염될 수 있다. 예전 시골 아이들의 경우 냇가에서 가재를 잡아 구워먹다가 감염되는 경우가 흔했다.
관광객들이 해외 여행지에서 그 지역의 토속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나쁠 게 없지만 육류나 물고기 혹은 달팽이 등을 날로 먹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과거 서사모아에서 조업하던 우리 선원들이 거대 달팽이(왕달팽이)를 날로 먹고 광동주혈선충에 감염돼 수막뇌염으로 사망한 예도 있다.
흔히 우리나라의 기생충 감염 상황이 예전과 많이 바뀌어 현재는 기생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과거 대단히 높은 감염률을 보였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의 감소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기생충 감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과거에 덜 주목받던 기생충들이 근래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민물고기나 반감수어(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물고기)는 과거엔 단백질 공급원으로, 요즘은 일종의 기호식품으로 생각되고 있는데 이들을 생식하면 기생충에 감염되기 쉽다. 아직도 이런 감염 경로에 의한 간흡충(간디스토마) 및 장흡충 감염이 강변이나 해변-도서지역 주민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극심한 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장모세선충의 감염도 민물고기 생식으로 인한 것인데, 국내에서도 근래 보고된 바 있다. 또 바닷고기 회를 먹은 뒤엔 고래회충유충(아니사키스) 감염에 따른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혹시라도 이런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익혀 먹어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보신에 아무 소용없는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일은 절대 피하는 것이 개인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이들 식품이 보신 효과를 보인다는 과학적 근거 자체도 희박하거니와 되레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거나 치명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야생동물을 먹는 경우 생태계 파괴 및 야생동물보호법 위반행위란 점도 문제지만, 정작 더 무서운 것은 섭취한 당사자가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수년 전 경남 거창군에서 30대 남성 3명이 오소리 고기를 날로 먹은 뒤 수일 만에 얼굴이 붓고 고열이 나며 심한 근육통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환자들의 다리 근육조직을 검사해 선모충이란 기생충의 애벌레를 발견함으로써 기생충 감염에 의한 발병으로 최종 확인했다. 검사 당시 근육 1g당 무려 212마리의 기생충이 나온 것으로 기록됐고, 따라서 몸 전체에는 수백만 마리의 기생충이 퍼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당시 이 기생충은 환자들의 심장근육에까지 퍼져 있어 조기에 치료하지 않았다면 심근조직 파괴로 사망할 수도 있었다. 한국판 몬도가네의 한 표본이 아닐 수 없다.
또다른 감염 사례로는 뱀이나 개구리를 생식한 뒤 생기는, 고충(스파르가눔)이라는 조충(촌충)계 기생충의 애벌레 감염이다. 이 기생충의 성충은 개나 고양이의 소장에도 기생하며, 일단 이에 감염되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면서 신체조직을 뚫고 들어가 기생한다. 특히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로 침입할 경우 사지마비 증상과 뇌기능 파괴까지 부르는 아주 치명적인 기생충이다.
다행히 최근엔 한층 발달된 영상진단법을 활용해 시간 경과에 따라 뇌조직 등을 뚫고 숨어 이동하는 고충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 가능해져 정확한 치료를 기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생충은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사례의 절반 이상이 보고될 만큼 감염 폐해가 크다.
또 서울주걱흡충이라는 국내 토종의 장내 기생흡충은 소장에 들어와 장내 점막을 뜯어먹는 기생 양상을 보여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킨다. 이 기생충은 꽃뱀(유혈목이)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뱀에 기생하는데 대개의 야생 뱀은 고충과 서울주걱흡충의 두 가지 기생충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야생 멧돼지 고기를 날로 먹고 톡소포자충(톡소플라스마)에 감염돼 시력이 손상되고 실명한 경우도 보고된 바 있는데, 이 기생충은 세포 내에 기생하는 작은 원생동물로서 중추신경계, 림프선 및 망막 등에서 주로 발견된다. 기생충으로 인해 망막에 염증이 생기면 급속한 시력 손상이나 실명을 가져오며, 감염자의 면역기능 저하가 올 경우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이 원충으로 인해 발병하는 뇌염은 AIDS 환자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다.
또 위에 언급한 기생충들에 임신부가 감염되면 유산이나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임신부는 아예 날음식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한편 야생동물은 아니지만, 민물게(참게)로 담은 게장을 덜 숙성됐을 때 먹으면 자칫 폐흡충(폐디스토마)에 감염될 수 있다. 예전 시골 아이들의 경우 냇가에서 가재를 잡아 구워먹다가 감염되는 경우가 흔했다.
관광객들이 해외 여행지에서 그 지역의 토속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나쁠 게 없지만 육류나 물고기 혹은 달팽이 등을 날로 먹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과거 서사모아에서 조업하던 우리 선원들이 거대 달팽이(왕달팽이)를 날로 먹고 광동주혈선충에 감염돼 수막뇌염으로 사망한 예도 있다.
흔히 우리나라의 기생충 감염 상황이 예전과 많이 바뀌어 현재는 기생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과거 대단히 높은 감염률을 보였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의 감소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기생충 감염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며 과거에 덜 주목받던 기생충들이 근래 새로이 부각되고 있다.
민물고기나 반감수어(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물고기)는 과거엔 단백질 공급원으로, 요즘은 일종의 기호식품으로 생각되고 있는데 이들을 생식하면 기생충에 감염되기 쉽다. 아직도 이런 감염 경로에 의한 간흡충(간디스토마) 및 장흡충 감염이 강변이나 해변-도서지역 주민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극심한 설사와 탈수를 일으키는 장모세선충의 감염도 민물고기 생식으로 인한 것인데, 국내에서도 근래 보고된 바 있다. 또 바닷고기 회를 먹은 뒤엔 고래회충유충(아니사키스) 감염에 따른 복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혹시라도 이런 음식을 먹을 때는 반드시 익혀 먹어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보신에 아무 소용없는 야생동물을 잡아먹는 일은 절대 피하는 것이 개인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