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모방한 AI 로봇, 집안일 척척
모방학습은 AI가 인간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그대로 따르면서 배우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AI 로봇이 사람 움직임을 관찰해 그 행동을 그대로 흉내 내는 것이다. 이는 마치 아이가 부모 행동을 보고 흉내 내면서 성장하는 것과 같다.실제로 미국 기업 아마존의 물류 창고에서는 로봇이 제품을 포장하는 직원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학습해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개발한 양팔 로봇 ‘모바일 알로하(Mobile Aloha)’도 모방학습 방식을 따른다. 이 로봇은 지도 시연(supervised demonstration)과 행동 복제(behavior cloning) 방식을 통해 식사 준비, 식기 세척, 세탁물 정리, 주방기기 조작 등 사람의 다양한 집안일 동작을 정확히 수행한다. 이를 위해 개발팀은 AI로 하여금 인간의 지도 시연 50회를 학습하게 해 로봇의 작업 성공률을 최대 90%까지 끌어올렸다. 이 로봇은 원격제어 기능과 양팔 조작 기능을 갖춘 데다, 대당 3만2000달러(약 4400만 원)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작할 수 있어 조만간 일반 가정에서도 활용되리라는 기대가 높다. 이처럼 모방학습은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 AI가 뛰어난 활용도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합학습은 분산된 여러 AI 장치가 각자 보유한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협력하는 기술이다. 각 장치는 각자 보유한 데이터로 학습한 뒤 학습을 끝낸 모델의 개선 사항만 중앙 서버에 공유한다. 이후 중앙 서버는 여러 장치에서 얻은 업데이트를 종합해 전체 모델을 개선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데이터는 각 AI 장치에 남아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측면의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
연합학습의 대표적 사례로는 구글의 스마트폰 키보드 애플리케이션(앱)인 ‘Gboard’가 있다. 이 앱은 단어 일부만 입력해도 사용자가 어떤 단어를 입력하려 했는지 예측하고 추천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 기능을 위해 해당 앱은 사용자의 키보드 입력 패턴을 개인 스마트폰 내에서 학습한다. 이후 입력 패턴을 바탕으로 AI 모델의 문맥 예측 성능을 높여줄 파라미터를 수정하고 이 파라미터를 중앙 서버에 전송한다.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도 AI 문맥 예측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하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개발한 양팔 로봇 ‘모바일 알로하(Mobile Aloha)’가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모바일 알로하는 인간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하는 ‘모방학습’ 방식으로 학습돼 작업 정확률 90%를 자랑한다. 스탠퍼드대 프로젝트 웹사이트 영상 캡처
연합학습으로 데이터 보안 문제 극복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카카오헬스케어도 연합학습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개별 병원에서 수집된 환자 개인의 의료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고 병원 내부 AI 모델에 학습시킨 뒤 학습 결과만을 다른 병원과 공유해 질병 예측이나 진단 보조 AI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이외에도 연합학습 기술은 에너지, 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도입돼 있다. 각 지역의 에너지 관련 데이터를 지역 단위 AI에 학습시킨 뒤 그 결과를 다른 지역 에너지 수요 예측과 최적화하는 데 활용하는 식이다. 또한 각 자율주행차가 경험한 주행 데이터를 직접 공유받지 않고도 모든 자율주행차의 주행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모방학습은 AI가 인간 행동을 상황에 맞게 재현할 수 있고, 연합학습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AI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 두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AI의 적용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앞으로 모방학습과 연합학습은 다양한 산업에서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그만큼 AI가 인간 삶의 질을 더욱 높이고 안전하면서도 효율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