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월 13일 경북 포항시청 광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 무덤에 침을 뱉던 내가 꽃을 바친다’라며 참회했다.”(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발언 중)
“앞으로 대구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는 바로 나 이준석이다.”(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경북대 유세 발언 중)
본인이 TK 태생이거나, 집안 연고 있거나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가 앞다퉈 TK(대구·경북) 공략에 힘을 쏟는 데는 세 후보가 TK 출신이거나 부모의 연고지 등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이재명 후보는 1964년 경북 안동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에서 나고 자라 삼계국민학교(현 월곡초 삼계분교)를 졸업했다. 이 후보는 2021년 낸 웹자서전에서 국민학교 시절을 보낸 고향 마을에 대해 “첩첩산중 산꼭대기 기막힌 오지, 화전민들의 터전. 지금도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 50·60대 남성들의 로망을 그려내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 배경으로 맞춤한 곳. 삼계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왕복 12㎞ 산길을 걸어야 했다. 초딩의 그 짧은 다리로 걸어 다니자니 결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1976년 초교 졸업 직후 고향을 떠나 가족과 함께 경기 성남 중원구 상대원동으로 이사했다. 성남으로 이주한 배경에 대해 이 후보는 웹자서전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지통마을 그 오지에도 한때 도리짓고땡이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맞다, 20장의 동양화로 하는 그 놀이. 아버지도 마을주민과 어울리며 잠시 심취했고, 덕분에 그나마 있던 조그만 밭떼기마저 날려버렸다. 아버지의 상경에는 그런 배경이 있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5월 13일 울산 남구 뉴코아아울렛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처음 서울의 친척 집에 도착했을 때 그 집은 또 다른 세계처럼 보였다. (중략) 식탁에 올라온 고급스러운 반찬들, 마음껏 용돈을 받으며 원하는 것을 사고 마는 아이들, 그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중략) 그저 격차가 아닌, 물리적으로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세 후보 5월 13일 대구 총집결
이준석 후보는 1985년 서울 성동구에서 출생했고 이듬해 노원구 상계동으로 이사해 학창 시절 대부분을 보냈다. 가계를 살펴보면 부친은 대구, 모친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이 후보의 부계 선대가 살던 본향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이고 모계는 대구 달성군에 연고가 있다. 이 후보가 정치적 위기 순간에 본향인 칠곡 등 TK를 찾았던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이 후보는 2022년 8월 국민의힘 ‘윤핵관’(윤석열 전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갈등을 빚던 와중에 칠곡에 있는 조부 등 선대 묘소를 찾았다. 이 후보 일가의 내력에 대해 같은 광주 이씨 문중 인사가 한 설명이다.“이준석 후보는 광주 이씨 좌통례공파 22대손으로 6대조인 이창번 선생은 칠곡 고을의 유림종장(宗匠)으로 학문이 높았다. 이 전 대표의 조부는 칠곡군에서 근무하다가 대구시로 자리를 옮겼고 세무과장까지 지낸 공직자다.”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5월 13일 세 후보는 일제히 ‘보수의 심장’ TK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압도적 승리’를 위해 민주당 취약지인 TK 민심 챙기기에 나선 모습이다. 김문수 후보는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 시도를 둘러싼 내홍으로 차가워진 TK 지지층 마음을 다독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보수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세우며 보수 본산 TK 유세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5월 13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를 찾았다. 이 후보는 이곳 유세에서 “젊은 시절에 (박 전 대통령이) 독재하고, 군인과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 살해하고, 장기 집권하면서 민주주의를 말살한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같은 날 이 후보는 대구 동성로, 경북 포항시청 광장,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을 잇달아 찾아 TK 표심 잡기를 이어갔다.
김문수 후보는 5월 12일에 이어 이튿날 13일에도 대구 유세에 나서 “나라가 어려울 때 대구·경북 도민들이 반드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다”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세계적인 지도자”며 TK 민심에 호소했다. 김 후보는 13일 대구를 떠나 울산 뉴코아아울렛과 신정시장에서 유세를 갖고 부산으로 향해 자갈치시장을 찾는 등 영남권 유세에 힘을 쏟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5월 13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유세에 나섰다. 뉴시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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