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58

..

김두관 “中바이러스 연구소 양산 유치, 아이디어 수준일 뿐”

  • reporterImage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0-09-22 18:04:2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중·일 공동 백신·바이러스 연구센터(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 계획을 다룬 “文 대통령 퇴임 후 기거할 경남 양산, 中 바이러스센터 설립 논의로 ‘와글와글’” 기사에 1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파장은 컸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21일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당장 이 논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어떻게 할 계획인지 국민들 앞에 소상히 밝히세요’라는 입장을 내는 등 시간이 갈수록 논란은 거세졌다. 이에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경남 양산을)이 9월22일 페이스북에 ‘괴담보다 못한 가짜뉴스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입장문을 냈다. 주간동아는 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 논란의 중심 인물인 김 의원과 연구센터 유치와 관련이 있는 양산시청, 부산대의 입장을 취재했다.

    김 의원은 경남 양산에 한·중·일 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를 중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양산에 이런 첨단 연구소가 들어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세계 일류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저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그냥 아이디어 수준일 뿐 계획도, 내용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연구센터 유치 관련 내용을 다룬 일부 극우 유튜버를 겨냥, “괴담보다 못한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연구센터 양산 유치 배경 등의 언론 보도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 후보지로 거론된 부산대와 양산시청은 연구센터 유치계획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부산일보는 9월13일 ‘김두관 의원이 양산 부산대병원 유휴부지에 한·중·일 공동 백신·바이러스 연구센터(바이러스 연구센터)를 유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최대 해외민간협력기구인 중화해외연의회가 부지 문제로 부산 내 바이러스 연구센터 설립에 난항을 겪자 김 의원이 양산 유치 방안을 제시했다는 것. 부산일보 보도는 김 의원이 차정인 부산대 총장과 수차례 만나 협의를 한 후 ‘부산대 측이 국제 백신·바이러스 연구센터 건립을 위해 해당 부지를 제공하는 데 대해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고 돼 있다. 일부 유튜버는 이 보도를 근거로 해당 사안에 대해 ‘중국이 제2의 우한시를 만들 수 있는 연구소를 한국에 짓겠다는 상황’ ‘경남 양산에 한·중 바이러스 연구소…한국인이 모르모트인가’ 등의 영상을 게시했다. 김 의원은 “일부 극우 유튜버들의 비상식적인 주장이 도를 넘고 있어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해명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언론 보도 내용의 진위를 묻는 물음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언론의 최초 보도 내용은) 대체로 맞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별다른 것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산시청·부산대 “뉴스 보고 알았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 2항에서는 ‘고위험병원체 취급시설을 설치·운영하려는 자는 고위험병원체 취급시설의 안전관리 등급별로 질병관리청장의 허가를 받거나 질병관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건축물을 건설할 경우 양산시의 허가가 필요하고, 부지 이용을 위해서는 부산대의 허가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양산시청과 부산대 측은 “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에 관한 세부 내용을 몰라 바이러스 연구센터 건립 절차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부산대와 양산시는 관련 보도를 통해 해당 사안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한다. 부산대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처음으로 해당 사안을 알았다”며 “김 의원 측과 양산시 어느 곳과도 논의가 없었고 관련 공문이 접수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가 나온 이후 (차정인) 총장이 ‘관련 이야기를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런 보도가 나왔는 지) 영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산시 역시 김 의원 측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양산시청 관계자는 “(김두관) 의원실에서 나온 정보로 알고 있다”며 “양산시와는 바이러스 연구센터 설립 논의가 오간 바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22일 페이스북에 ‘괴담보다 못한 가짜뉴스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으로 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두관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22일 페이스북에 ‘괴담보다 못한 가짜뉴스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으로 바이러스 연구센터 유치에 관한 입장을 표명했다. [김두관 페이스북 캡처]

    바이러스 연구센터 건립 소식이 전해진 뒤 양산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 실제 연구센터 건립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연구소에 대한 자세한 제안이 온다 해도 그 전제 조건은 시민의 안전과 동의”라며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양산시청 관계자도 “해당 사안을 진행하려면 주민 동의가 필요한데, 주민들은 (바이러스 연구센터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재계, 트럼프 관련 인사 영입 잰걸음

    [영상] “비트코인으로 큰돈 번 2030, 강남 아파트 ‘트로피’로 여겨”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