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불참에도 즐길 거리 가득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

[조진혁의 Car Talk] 현대차, 르노, BMW 등 7개 완성차 참가…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이목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4-07-0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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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8일부터 7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개막 사흘 만에 관람객 23만8000여 명이 몰렸다. 필자는 프레스 행사가 열린 6월 27일 미리 방문해 행사장 곳곳을 둘러봤다. 장마가 시작될 즈음이라 그런지 해운대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했고, 벡스코 전시장 입구 앞 야외 광장에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관람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때문인데, 한국자동차튜너협회가 마련한 철제 구조물로 제작된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튜닝된 4륜구동 차량들이 높은 경사를 오르내렸고, 다른 부지에서는 차량이 장애물 사이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짐카나 경주가 열렸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르노, BMW, 미니, 어울림 등 국내외 7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가해 규모는 작은 편이었지만, 다채로운 즐길 거리를 마련해 관람객의 아쉬움을 달랬다.

    기아는 브랜드의 첫 번째 정통 픽업트럭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기아 제공]

    기아는 브랜드의 첫 번째 정통 픽업트럭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기아 제공]

    수소생태계 구축 선언한 현대차

    전시장에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브랜드는 기아와 현대차였다. 특히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과 함께 브랜드의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가 그리는 미래는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 ‘HTWO’를 통한 수소생태계다. 현대자동차그룹 각 계열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에 맞춰 수소를 생산하고 저장, 운송, 활용하는 등 치밀한 수소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수소 모빌리티인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전시하고, 트럭 내부에는 수소 전기 원리를 설명하는 게임 등을 마련했다. 한편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캐스퍼보다 조금 크다. 정확히는 전장 230㎜, 전폭 15㎜가 늘어 2열 레그룸에 여유가 생겼다. 1열도 넓어졌는데, 전자식 변속 컬럼을 적용해 중앙 하단부 기어박스가 비어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를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49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가 315㎞에 달해 도심 주행 시에도 충분히 여유롭다.

    콘셉트 모델 2종 공개한 제네시스

    기아는 브랜드 첫 번째 정통 픽업트럭인 ‘기아 타스만’을 공개했다. 5월 선보인 EV3를 중심으로 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라인업, NBA와 협업한 기아 커넥트 스토어에도 이목이 쏠렸다. 계기판 디자인 테마를 통해 기아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운전자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PBV(목적기반차량) 라인업이다. 단거리에 최적화된 소형 물류 운송 차량인 PV1, 장거리 물류에 적합한 PV7, 여러 비즈니스를 소화하는 중간 크기의 PV5가 전시됐다. PBV 움직임 시연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변화하는 다양한 모습을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모형 차량을 통해 설명했다. PBV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모듈 교체가 가능해 평소에는 화물 운송용 모듈을 사용하다가, 가족과 여행을 갈 때는 캠핑카 모듈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었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대형 전동화 SUV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제네시스 제공]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대형 전동화 SUV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콘셉트 모델 2종을 공개했다.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대형 전동화 SUV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와 세계 최초로 공개한 ‘제네시스 엑스 그란 레이서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다. 먼저 압도적 크기를 자랑하는 네오룬은 새로움을 뜻하는 ‘Neo’와 달을 뜻하는 ‘Luna’를 조합한 단어다.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 담당 이상엽 부사장은 “한국의 달 항아리처럼 비울수록 채워지는 가치와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품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특징은 B필러를 없애고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보며 열리는 ‘B필러리스 코치도어’다. 문을 열었을 때 개방감이 극대화돼 승하차도 편하다.

    1열 시트는 회전 가능하며, 대화면 가변 디스플레이와 천장에 펼쳐지는 플렉스 디스플레이로 극장과도 같은 실내를 구현했다. 빈티지 가죽 시트와 우드 소재로 마감한 바닥, 고품질 오디오 시스템 등도 갖췄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럭셔리’를 지향하는 ‘제네시스 마그마’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고성능 영역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현 라인업을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으며, 이러한 바람을 담은 ‘제네시스 엑스 그란 레이서 비전 그란 투리스모 콘셉트’를 선보였다. 디지털 레이싱 게임용 차량으로, 제네시스의 두 줄 디자인을 활용한 전면부의 크레스트 그릴 형상이 특징이다.

    ‘BMW 뉴 M4’ 큰 관심 받아

    주양예 BMW코리아 브랜드 총괄 본부장이 BMW 최신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주양예 BMW코리아 브랜드 총괄 본부장이 BMW 최신 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BMW코리아 제공]

    BMW 부스에서는 브랜드의 미래 혁신 기술을 상징하는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가 우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BMW 그룹 코리아는 BMW 외에도 미니와 BMW 모토라드 등 3개 브랜드의 18개 모델을 전시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건 ‘BMW 뉴 M4’였다. 2021년 출시된 2세대의 부분 변경 모델로, 더욱 날카로운 헤드라이트 모양과 새로운 디자인의 M 전용 휠, 화려한 레이저 테일 램프가 적용됐다. 성능도 업그레이드돼 기존 파워트레인을 조율한 결과 최고출력이 20마력 향상됐다. 함께 전시된 iX2는 BMW의 SAC(스포츠액티비티쿠페) 전기차다. 날렵한 루프 라인, 다채로운 수납공간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 티맵 기반의 내비게이션, 탁월한 친환경성 등을 갖췄다.

    르노코리아 부스도 반응이 뜨거웠다. 긴 시간 공들인 ‘오로라’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날 선보인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의 중형 SUV로, 넓은 2열 공간과 한국시장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가 강점으로 꼽힌다. 휠베이스가 2820㎜에 달해 동급 최대 수준인 320㎜의 레그룸을 제공한다. 인포테인먼트는 12.3인치 클러스터, 센터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구성됐으며, 파노라마 스크린을 통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감상과 음악 스트리밍이 가능하고,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5G 데이터가 5년간 무상 제공된다.

    완성차 부스 외에도 유튜버 ‘압구정시골쥐’ 부스는 희귀한 클래식카 여러 대가 전시돼 자동차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었고, 관람객의 인증 사진도 이어졌다. 국산 수제 슈퍼카 브랜드 어울림모터스는 12년 만에 스피라 후속작 ‘SC24’를 공개했다. 2.5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미드십 차량으로, 풀 카본 보디를 사용해 스피라보다 180㎏ 가볍고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2초대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췄다.

    2024 부산모빌리티쇼는 시작도, 운영도 쉽지 않은 행사다. 참가 브랜드가 줄어 볼거리가 적고, “넥스트 모빌리티, 세상의 중심이 되다”라는 슬로건이 무색할 만큼 혁신적인 미래 모습이 다소 부족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야외 행사도 우천과 강풍으로 취소됐다. 우려 속에서 시작된 행사지만 그럼에도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흥행이 이어졌다. 모터쇼가 사라진다곤 하지만 자동차 박람회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이 여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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