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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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토리지 차례”… AI 추론 주도하는 샌디스크

SSD 수요 폭증에 스토리지株 동반 상승…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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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입력2026-01-20 08: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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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은 컴퓨팅 스택(stack) 전체를 혁신하고 있으며 이제 스토리지(저장장치) 차례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월 5일(이하 현지 시간) ‘엔비디아 추론 문맥 기억 스토리지 플랫폼(NVIDIA Inference Context Memory Storage Platform)’을 소개하며 한 말이다. 황 CEO는 “전 세계 AI 작업 메모리를 저장할 스토리지는 앞으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 CEO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다음 날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스토리지 기업 샌디스크 주가가 27.56% 급등했다(그래프 참조). 역시 스토리지 기업인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테크놀로지도 각각 16.77%, 14% 상승률을 보였다.

    2025년 주가 1000% 급등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슈타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약 149ZB(제타바이트) 수준이던 글로벌 데이터 생성량은 2026년 221ZB를 넘어서게 된다. 학습된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빠르게 답하는 ‘추론’의 시대가 열리면서 데이터의 양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토리지 시장은 AI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와 AI가 내놓는 텍스트·영상·음성 데이터 저장 수요로 급성장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HBM(고대역폭메모리)에 저장하면 추론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AI 데이터센터용 스토리지로 널리 쓰인 건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다.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장치로, 용량이 크고 저렴하다. 최근 각광받는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를 활용해 HDD에 비해 속도와 내구성이 뛰어나다. 기계 구동장치가 없어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기존 스토리지 대비 5배 많은 초당 토큰 처리량을 제공한다는 엔비디아 추론 문맥 기억 스토리지 플랫폼에도 SSD가 쓰인다. 황 CEO의 발언 이후 스토리지 기업 중에서도 특히 샌디스크 주가가 크게 오른 건 SSD를 주력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SSD는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HBM과 달리 저장 내용을 영구 보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표 참조). 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를 구성하는 낸드플래시의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게클러 샌디스크 CEO는 지난해 말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제품 수요가 공급을 뛰어넘는 추세는 2026년 말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콩계 투자은행(IB) CLSA도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은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샌디스크 주가 역시 “상한을 알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낸드 가격 상승 2027년까지 이어질 것

    1998년 설립된 샌디스크는 2016년 5월 HDD와 SSD를 만드는 웨스턴디지털에 인수됐다가 지난해 2월 다시 분사했다. 지난해 2월 14일 나스닥에 재상장된 이후 올해 1월 13일까지 주가가 963.6% 상승한 상태다.

    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지난해 3분기 매출액 23억1000만 달러(약 3조4006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였던 21억5000만 달러(약 3조1600억 원)를 크게 상회했다. 2분기 대비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4~15% 증가, 가격은 4~6% 상승했다. 샌디스크는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직전 분기 대비 10~15% 높은 25억5000만~26억5000만 달러로 제시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4분기 낸드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가격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은 국내 기업 매출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낸드 부문 매출은 지난해 2분기 52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에서 3분기 60억 달러(약 8조8000억 원), 4분기 67억 달러(약 9조9000억 원)로 증가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1월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3조5000억 원에서 13조 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68% 높은 수치다. 

    Tip
    토큰이란…
    AI 모델이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다. 토큰은 하나의 단어일 수도, 단어의 일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hello는 그 자체로 하나의 토큰이다. unbelievable은 ‘un’ ‘believ’ ‘able’이라는 3개 토큰으로 이뤄져 있다.
    HBM이란…
    D램을 여러 개 쌓아 만든 것으로. AI 연산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빠르게 데이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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