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13

..

[영상] “코스피 5000, 가능한 얘기… 주도주에 올라타되 퇴로도 열어둬야”

홍춘욱 대표 “변수는 미국 경기와 금리 추이… 美 증시 버블 꽤 많이 진행”

  • reporterImage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5-11-11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이상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이상윤

    “일단 외국인이 반도체를 산 영향이 크다. 10월 들어 반도체 가격이 이렇게 오를 줄 누가 알았겠나. 특히 SK하이닉스는 내년 영업이익 전망이 분기에 20조 원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올랐다.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전체 영업이익을 270조 원으로 예상하는데, 지금으로선 내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만 합쳐도 150조가 될 분위기다. 그렇다면 내년 상장기업 전체 영업이익이 300조는 충분히 되니까 코스피 5000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이익과 배당 증가만 이뤄진다면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코스피가 5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투자 전문기관의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에 관해 이같이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10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는 지배구조 개혁을 통한 가치 재평가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세 인하, 기업 투명성 강화가 이뤄지면 코스피 5000을 넘어 최대 60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대표적인 한국 증시 비관론자로 통했던 홍 대표를 11월 3일 만나 “내년 코스피 5000 간다”는 전망에 동의하는 근거와 함께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일찍 내리지 말되 퇴로도 열어두라”고 조언하는 이유에 관해서도 물었다. 

    코스피 5000 돌파는 어떻게 가능할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앞서 말한 대로 양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다. 다른 하나는 배당성향(기업이 순이익 중 얼마를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했는지 나타내는 비율) 상향이다. 배당성향을 선진국 평균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20%에서 30%로 올리면 적정 PER(주가수익비율)이 기존 10배에서 15배가 된다. 여기에 배당소득 분리과세까지 이뤄지면 외국인이 주식을 사줄 테니 수급의 힘으로 5000까지 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선·방산·전력·반도체가 코스피 4000 시대를 열었다. 다음 주도주가 있다면.

    “금융주가 갔으면 좋겠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기업소득환류세제(기업이 한 해 이익의 80% 이상을 투자, 배당, 임금 인상분에 사용하지 않으면 법인세로 추가 징수하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했는데, 요건이 까다로워 해당되는 기업이 몇 개 없었다. 하지만 당시 내가 몸담고 있던 국민연금은 모든 일에 대비해야 하니까 국내에서 배당을 지급할 여력이 있는 회사가 과연 몇 개나 될지 찾아봤다. 그때 딱 10개가 나왔는데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빼면 나머지는 모두 은행이나 보험 같은 금융기업이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까지 모두 사상 최고치를 뚫은 상황에서 다음 순서는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유지되고 사내 유보금도 많은 데다, 배당 여력도 있는 금융주가 되지 않을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계속 오를까.

    “그건 미국에 달렸다.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인데, 한국은 채찍의 끝에 있는 나라다.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소비나 투자 흐름이 우리에게 이르면 진폭이 크게 나타난다. 쉽게 말해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미국은 여러 산업 분야가 좋지만 한국은 반도체 딱 하나다. 그래서 그쪽 경기가 꺾이거나 리스크가 부각되면 우리의 희망도 바로 꺾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관련해 가장 큰 걱정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 등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금리와 관련된 노이즈가 생기면 아무리 호재가 있어도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멈추면 주가 상승이 끝나는 신호탄이 될까.

    “그럴 수 있다. 최근 오픈AI와 엔비디아가 만든 창조경제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 한쪽이 주문하면 다른 한쪽은 주식을 주는 모습을 ‘창조 순환 경제’라고 부르는데, 이 말인즉슨 돈이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서로 가진 돈을 돌려쓰며 관계사가 되는 중이지만, 이러다 한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끝이 난다. 최근 오라클이 발행한 회사채 가산금리가 급등하는 이유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냉정하기 때문이다. 오라클이 추진 중인 사업의 미래가 창창한 것은 알겠으나, 지금 발행한 채권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돈을 번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묻는 것이다. 물론 오라클에서 시작된 창조경제가 당장 망한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이런 리스크가 있다는 정도는 알아야 한다.”

    “이제부터 개별주보다 인덱스 투자를”

    미국 경제는 현재 정확히 어떤 상황인가.

    “버블이 꽤 많이 진행됐다. 버블 징후를 3가지 정도로 보는데, 일단 가장 많이 보는 밸류에이션은 이미 말도 안 되는 레벨에 들어섰고, 두 번째 레버리지도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마지막이 IPO(기업공개)인데 2021년에 비하면 아직은 절제된 상태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늘고 있다. 그래서 자산배분 투자자인 나는 주식 비중을 조금씩 줄이면서 금도 사고, 채권도 사고 있다.”

    그럼에도 “달리는 호랑이 등에서 내리지 마라”고 얘기하는데.

    “상승장에서 먼저 내리면 결국은 다시 들어갔다가 물리기 때문이다. 아이작 뉴턴도 일정 수익을 남기고 팔았던 남해회사 주식을 뒤늦게 비싸게 다시 샀다가 큰 손실을 보지 않았나. 지금은 갖고 있는 주식을 다 팔 때가 아니다. 그렇다고 저가에도 안 샀던 주식을 무턱대고 살 때도 아니다. 앞서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그것을 유지할지는 알 수 없다. 반도체 경기가 계속될지, 기업이 달라졌는지 계속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은 변동성이 큰 개별주보다는 시장 전체를 사는 인덱스 투자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고가 기록한 현대차, 코스피는 4100선 회복 

    [오늘의 급등주] “기업가치 매우 저평가” 삼성에피스홀딩스 강세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