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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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잘 ‘만드는’ 것보다 잘 ‘쓰는’ 게 중요하다

국가AI전략위 ‘행동계획안’ 발표… 경쟁력 높은 산업에 AI 결합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6-01-21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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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15일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안’(AI 액션 플랜)이 조만간 확정·공표될 예정이다. 이미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은 AI를 국가안보와 산업 패권의 핵심 축으로 규정하고 인프라·규제를 포함한 종합 전략을 구체화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지만 ‘AI 3대 강국’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추격을 넘어 구조적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AI 액션 플랜의 가장 큰 특징은 AI를 개별 기술이 아니라, 국가 운영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총체적 인프라로 정의했다는 점이다. 과거 한국의 AI 정책은 연구개발 지원이나 일부 산업 육성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 로드맵은 AI 인프라 구축, 산업 전반의 AI 전환, 공공 서비스에 AI 도입,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할 규제 체계 등을 패키지로 담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 부처와 민간 기업, 학계가 공동으로 실행안을 설계한 점은 이것이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행을 전제로 한 계획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누구나 AI 이용케 하려는 의지 엿보여

    AI 액션 플랜은 AI 경쟁 출발선을 인프라로 본다. 그래픽처리장치(GPU), AI 컴퓨팅 자원, 데이터센터 확보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미국은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민간 주도 GPU 확장을 이뤄냈다. 중국은 국가가 나서 AI 인프라를 조성했다. 이들과 달리 한국은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AI 컴퓨팅 자산을 구축하고 이를 산업 전방에 개방하기로 했다. 국가 AI 컴퓨팅 센터, 대규모 GPU 클러스터, 메모리·네트워크·전력·냉각 등을 아우르는 AI 생태계 구축 과제가 AI 액션 플랜에 구체적으로 담겨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연구자나 대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부터 중견기업, 공공기관까지 AI를 실제로 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산업 정책 측면에서도 AI 액션 플랜은 다른 국가의 계획과 결을 달리 한다. 미국과 중국은 초거대 AI 모델과 플랫폼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제조,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금융, 물류 등 이미 경쟁력을 가진 산업에 AI를 결합하는 전략을 내세운다. 이는 ‘한국형 대규모 모델’을 하나 더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 AI를 산업 현장에 결합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자는 전략이다. 거대 언어모델 및 멀티모달 AI는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따라서 AI를 통해 생산성, 품질, 안전성,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정책 설계의 핵심 목표다.

    공공 영역에 AI를 적용하려는 계획도 이번 AI 액션 플랜의 주요 축이다. 행정 자동화, 복지·보건·교육 분야에서 AI 활용, 공공 데이터 개방 및 활용 체계 도입은 공공 부문을 AI 실증 및 확산 검증대로 활용해 단기적으로는 규제 안정성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성장을 도모하려는 시도다. 올해부터 공공 영역에서 확대 사용되는 AI는 국민 실생활에 스며들어 민간 AI 애플리케이션 시장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유럽보다 자유롭고 미국보단 통제되는 규제 방식

    AI 규제 방식은 미국식 자율 중심 모델과 유럽식 규제 중심 모델의 중간 지점에서 현실적인 균형점을 선택했다. 국가안보나 개인정보 보호 등 고위험·고영향이 우려되는 일부 영역만 규제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EU는 모든 AI 사업이 정부 승인을 받은 후 실행되도록 인공지능법(AI Act)을 제정했다. 미국은 모든 것을 열어두되 문제가 발생하면 강하게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규제한다. 중국은 공산당이 허락한 영역과 틀 안에서만 AI 사업이 추진되도록 했다.

    AI 액션 플랜의 효과는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전망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GPU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반도체·전력·냉각·네트워크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만들어질 것이다. 동시에 공공 및 산업 현장에서 AI 도입 프로젝트가 급증해 AI 인력 수요와 데이터 활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AI 전략의 성패가 ‘모델 경쟁’이 아니라, ‘시스템 경쟁’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AI 인프라, 산업 적용, 공공 수요, 규제가 유기적으로 맞물린다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처럼 초거대 플랫폼을 독점하지 않고도 AI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국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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