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75세의 폴 뉴먼이 주연을 맡은 영화 ‘웨어 더 머니 이즈’는 과거 폴 뉴먼의 대표작과 절묘하게 어우려져 단순한 시나리오 이상의 효과를 낸다.
1973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팅’은 폴 뉴먼의 마지막 강도 영화였으며, ‘비폭력 강도’라는 점에서 ‘웨어~’와 맥을 같이한다. 영화 속 ‘헨리’(폴 뉴먼 분)의 캐릭터는 ‘내일을 향해 쏴라’의 ‘부치’를 비롯해 그가 출연한 영화들의 잔재를 최대한 반영하였다고 볼 수 있다.
반항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비도덕적인 인상도 남기지 않는 강도들이 출연하는 케이퍼 무비를 참으로 오랜 만에 만난 것이다. ‘웨어~’의 카니에프스카 감독도 유머와 기막힌 반전이 있는 영화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경찰과의 힘겨운 총격전이나 피 튀기는 폭력 장면 하나 없이 가뿐하게 거액의 돈을 훔치는 주인공들.

기발한 두뇌 회전과 대담한 범죄행각으로 한때 세상을 뒤흔든 강도 헨리. 하지만 이제 그도 오랜 수감생활 끝에 늙고 병든 한 명의 노인에 지나지 않는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헨리는 잠시 시립양로원에 맡겨진다. 이곳에서 일하는 간호사 캐럴은 한때 고교 졸업파티에서 여왕으로 뽑히기도 할 만큼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고루한 늙은이들 사이에서 답답한 일상을 이어나간다.
헨리의 간호를 맡은 캐럴은 곧 그가 평범한 강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일상에서의 화려한 탈출을 꿈꾸며 그를 설득해 은행을 털기로 한다. 여기에 가세한 캐럴의 순진한 남편 웨인. 오묘한 앙상블의 세 파트너는 은행을 털기 위해 복면을 쓰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