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신곡 ‘틸트(TILT)’는 제목처럼 비뚤다. 노래를 안정감 있게 끌고 나가는 대칭 구도에서 살짝 삐져나오는 멜로디가 팽팽한 긴장을 주고, 예상보다 일찍 치고 들어오는 프리코러스와 후렴도 비틀린 감각을 선사한다. 후렴에서 “틸트(Tilt)”가 엇박자로 반복되는 것도 긴장과 속도감을 더한다. 단, 사뭇 상반된 매력을 지닌 두 멤버가 조화를 이루는 퍼포먼스는 균형감을 자랑한다.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고혹적인 곡들을 발표해온 그룹 ‘레드벨벳’에서 아이린과 슬기의 유닛은 가장 도전적인 곡을 선보였는데, 이번 컴백도 마찬가지다.
‘TILT’는 파트너를 과감한 사랑으로 초대하는 내용이다. 평범하고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가사처럼 “너무 세게 밀어붙이면(Push me too hard)” 일어나는 뒤틀림과 그 속에서 비로소 각성되는 것들을 노래한다.
‘완벽성’을 테마로 삼은 듯한 뮤직비디오에서 두 멤버는 상호보완적인 페어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그런데 사랑은 서로의 목을 조르는 파괴적 욕망으로 치닫는다. 인체는 거울 등 광학적 수단과 컴퓨터그래픽(CG),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등을 오가며 비춰진다. 아찔한 시각적 쾌감과 관능미를 느끼게 하지만 동시에 그로테스크하다. 특히 마지막 후렴은 압도적인 데가 있다. 두 멤버가 뒤엉킨 채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무한 복제되는 장면 등이 그렇다.
무덤덤한 듯 소리들을 얹었다가 걷어내면서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비트는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 마치 멸균실험실 같은 싸늘함을 부여한다. 뮤직비디오 속 인물들은 CG거나 물질인 듯한 인상을 풍긴다. 이 작품에서 ‘완벽 추구’란 비틀린 과잉으로 이어지는 행위다. 이 곡은 비정상적이고 소름끼치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의 한 경지로 받아들이라고 권하는 듯하다.
다만 두 멤버의 조합만큼은 안정된 완벽성을 보여준다. 감상자를 다소 어리둥절하게 만들 정도로 교묘한 대형 변화와 디테일한 안무 사이를 오가며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다. 서늘한 저음과 투명한 음색, 찢어질 듯 아슬아슬한 위력의 발성이 곡 흐름 속을 헤엄치듯 누빈다.
두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보여줄 만한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장식적 과잉이 만들어내는 기괴한 아름다움’이라는 도전적인 콘셉트는 아이린과 슬기 두 멤버의 탁월한 기량과 탄탄한 호흡이 없었다면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행여 이 작품이 과하게 느껴진다 할지라도 두 사람의 페어 퍼포먼스만큼은 놓치기 아까운 장면일 것이다.
과감한 사랑으로의 초대

아찔하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신곡 ‘틸트(TILT)’를 발표한 ‘레드벨벳-아이린&슬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완벽성’을 테마로 삼은 듯한 뮤직비디오에서 두 멤버는 상호보완적인 페어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그런데 사랑은 서로의 목을 조르는 파괴적 욕망으로 치닫는다. 인체는 거울 등 광학적 수단과 컴퓨터그래픽(CG),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등을 오가며 비춰진다. 아찔한 시각적 쾌감과 관능미를 느끼게 하지만 동시에 그로테스크하다. 특히 마지막 후렴은 압도적인 데가 있다. 두 멤버가 뒤엉킨 채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무한 복제되는 장면 등이 그렇다.
무덤덤한 듯 소리들을 얹었다가 걷어내면서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비트는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 마치 멸균실험실 같은 싸늘함을 부여한다. 뮤직비디오 속 인물들은 CG거나 물질인 듯한 인상을 풍긴다. 이 작품에서 ‘완벽 추구’란 비틀린 과잉으로 이어지는 행위다. 이 곡은 비정상적이고 소름끼치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의 한 경지로 받아들이라고 권하는 듯하다.
다만 두 멤버의 조합만큼은 안정된 완벽성을 보여준다. 감상자를 다소 어리둥절하게 만들 정도로 교묘한 대형 변화와 디테일한 안무 사이를 오가며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다. 서늘한 저음과 투명한 음색, 찢어질 듯 아슬아슬한 위력의 발성이 곡 흐름 속을 헤엄치듯 누빈다.
두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보여줄 만한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장식적 과잉이 만들어내는 기괴한 아름다움’이라는 도전적인 콘셉트는 아이린과 슬기 두 멤버의 탁월한 기량과 탄탄한 호흡이 없었다면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행여 이 작품이 과하게 느껴진다 할지라도 두 사람의 페어 퍼포먼스만큼은 놓치기 아까운 장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