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 쿠나와라 레드 와인, 화이트 라벨 쿠나와라 카베르네 소비뇽과 방문객들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페탈루마 와이너리의 셀라 도어(왼쪽부터). [사진 제공 · 아콜레이드 와인즈 코리아]
호주가 저렴하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주로 생산하던 1970년대 페탈루마 창립자인 브라이언 크로저(Brian Croser)는 고급 와인을 생산하고자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각지의 토양과 기후를 꼼꼼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프리미엄 산지는 애들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 클레어 밸리(Clare Valley), 쿠나와라(Coonawarra)였다.
해안에서 14km 떨어진 애들레이드 힐스는 시원한 해풍이 불어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가장 서늘한 지역이다. 특히 이곳의 피커딜리 밸리(Piccadilly Valley)는 산자락에 위치해 연평균 기온이 매우 낮고, 18억 년 전 형성된 독특한 토양을 보유한 곳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피커딜리 밸리에 페탈루마가 처음으로 포도밭을 일궜다. 그들이 심은 샤르도네(Chardonnay)는 이제 고목이 돼 훌륭한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는 우아하고 세련된 화이트 와인의 전형을 보여준다. 무화과, 멜론 등 풍부한 열대과일향이 경쾌한 산미와 균형을 이루고, 견과류의 고소함은 와인에 복합미를 더한다.
내륙 깊숙이 자리 잡은 클레어 밸리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커 포도가 천천히 알차게 익는 곳이다. 페탈루마는 이곳에 한린 힐(Hanlin Hill)이라는 밭을 갖고 있다. 물이 잘 빠지고 태양열을 흡수하는 점판암이 많아 리슬링(Riesling) 재배에 최적지다. 한린 힐 리슬링을 맛보면 잘 익은 과일향과 은은한 미네랄향의 조화가 고급스럽다. 복숭아, 살구 등 핵과류향과 꽃향이 섬세하고, 산뜻한 신맛은 와인에 생기를 부여한다.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는 한린 힐 리슬링 와인. [사진 제공 · 아콜레이드 와인즈 코리아]
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 한린 힐 리슬링, 쿠나와라 레드 와인은 모두 옐로 라벨을 두르고 있다. 페탈루마의 옐로 라벨 와인은 단일 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들어 밭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 한편 화이트 라벨 와인은 여러 밭의 포도가 섞여 품종 본연의 맛이 살아 있고 가격도 저렴해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페탈루마는 호주 와인의 친절한 가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