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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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for you

남호주 풍미 가득 담은 개척자

호주 와이너리 ‘페탈루마’

  •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입력2018-04-10 11: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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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 쿠나와라 레드 와인, 화이트 라벨 쿠나와라 카베르네 소비뇽과 방문객들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페탈루마 와이너리의 셀라 도어(왼쪽부터). [사진 제공 · 아콜레이드 와인즈 코리아]

    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 쿠나와라 레드 와인, 화이트 라벨 쿠나와라 카베르네 소비뇽과 방문객들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페탈루마 와이너리의 셀라 도어(왼쪽부터). [사진 제공 · 아콜레이드 와인즈 코리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는 호주 와인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은 특히 시라즈(Shiraz) 와인으로 유명한데, 과일향이 풍부하고 힘찬 시라즈의 맛은 호주의 뜨거운 태양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는 광활한 땅만큼이나 다양한 토양과 기후가 존재한다. 페탈루마(Petaluma)는 이 무궁한 다양성을 개척한 선구자적인 와이너리다. 

    호주가 저렴하고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주로 생산하던 1970년대 페탈루마 창립자인 브라이언 크로저(Brian Croser)는 고급 와인을 생산하고자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각지의 토양과 기후를 꼼꼼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가 찾아낸 프리미엄 산지는 애들레이드 힐스(Adelaide Hills), 클레어 밸리(Clare Valley), 쿠나와라(Coonawarra)였다. 

    해안에서 14km 떨어진 애들레이드 힐스는 시원한 해풍이 불어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가장 서늘한 지역이다. 특히 이곳의 피커딜리 밸리(Piccadilly Valley)는 산자락에 위치해 연평균 기온이 매우 낮고, 18억 년 전 형성된 독특한 토양을 보유한 곳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피커딜리 밸리에 페탈루마가 처음으로 포도밭을 일궜다. 그들이 심은 샤르도네(Chardonnay)는 이제 고목이 돼 훌륭한 포도를 생산하고 있다. 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는 우아하고 세련된 화이트 와인의 전형을 보여준다. 무화과, 멜론 등 풍부한 열대과일향이 경쾌한 산미와 균형을 이루고, 견과류의 고소함은 와인에 복합미를 더한다. 

    내륙 깊숙이 자리 잡은 클레어 밸리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고도가 높고 일교차가 커 포도가 천천히 알차게 익는 곳이다. 페탈루마는 이곳에 한린 힐(Hanlin Hill)이라는 밭을 갖고 있다. 물이 잘 빠지고 태양열을 흡수하는 점판암이 많아 리슬링(Riesling) 재배에 최적지다. 한린 힐 리슬링을 맛보면 잘 익은 과일향과 은은한 미네랄향의 조화가 고급스럽다. 복숭아, 살구 등 핵과류향과 꽃향이 섬세하고, 산뜻한 신맛은 와인에 생기를 부여한다.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는 한린 힐 리슬링 와인. [사진 제공 · 아콜레이드 와인즈 코리아]

    해산물 요리와 잘 어울리는 한린 힐 리슬링 와인. [사진 제공 · 아콜레이드 와인즈 코리아]

    쿠나와라는 붉은 점토와 흰 석회암으로 이뤄진 테라로사(Terra Rossa) 토양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원래 시라즈를 많이 재배했지만 페탈루마는 일찌감치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의 가능성을 알아봤다. 이 두 품종을 섞어 만든 페탈루마의 쿠나와라 레드 와인은 매끈한 질감과 매콤한 향신료향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검붉은 열매와 바이올렛이 어우러져 우아한 향미를 뽐내고, 와인을 마신 뒤 입안에 맴도는 농익은 과일향은 기분 좋은 달콤함을 선사한다. 



    피커딜리 밸리 샤르도네, 한린 힐 리슬링, 쿠나와라 레드 와인은 모두 옐로 라벨을 두르고 있다. 페탈루마의 옐로 라벨 와인은 단일 밭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들어 밭의 개성을 잘 보여준다. 한편 화이트 라벨 와인은 여러 밭의 포도가 섞여 품종 본연의 맛이 살아 있고 가격도 저렴해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페탈루마는 호주 와인의 친절한 가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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