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개최된 ‘2021 MAMA’에서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대표곡 ‘Bad Habits’와 ‘Shivers’를 선보였다. [뉴시스]
영대 네???? 저요??
현모 배우 김영대 님이요.
영대 으악!!! ㅋㅋㅋㅋ
현모 ㅋㅋㅋ MAMA(Mnet Asian Music Awads: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서 처음 뵈었거든요.
영대 뭔 소리인가 했네요. 안 그래도 레드카펫 진행하시는 모습 잘 봤습니다.
현모 ㅎㅎㅎ 키가 엄청나게 크시더라고요.
영대 그날 어떠셨어요? 얘깃거리가 많을 거 같은데.
현모 재미있었죠. 이효리 언니도 드디어, 잠시나마 실물을 영접했고요.
영대 맞다! 저도 보면서 그 생각했어요. 평소 좋아하는 분을 드디어 만나는구나 했죠.
현모 코로나19 사태로 레드카펫 관객이 없었고, 방탄소년단(BTS)도 못 와서 아쉽긴 했지만. 어차피 막상 보면 떨려서 죽을지도 모르니 잘된 거 같기도 해요. 다들 하나같이 무척 멋있고 와우, 정말 황홀하고 영광이었습니다.
영대 ㅎㅎㅎ 저도 와이프랑 끝까지 다 봤는데 대단한 시상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아시안’ 뮤직 어워즈? 하며 좀 갸웃하긴 했는데, 그동안 케이팝이라는 장르가 세계적으로 성장했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시상식을 한국에서 매년 개최한다는 게 평론가 입장에서는 상징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봐요. 중간에 에드 시런(Ed Sheeran) 공연 때는 약간 다른 프로그램인가 싶을 정도로 믿기지 않더라고요.
현모 ㅎㅎ 영대 님 그거 아세요? 좀 웃기는 얘긴데.
영대 뭐요?
현모 저는 제가 에드 시런을 만나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
영대 아, 한국에 오는 줄 알았던 거예요?
현모 네. 너무나도 당연하게 에드 시런이 한국에 와서 열흘간 자가격리를 하는 줄 혼자 착각했어요.
영대 ㅋㅋㅋ 요즘은 거의 현지에서 영상으로만 참여하잖아요.
현모 제가 넘 구식인가 봐요. 괜히 들떠서 에드 시런 기사니 동영상이니 다 찾아보면서 두근두근 손꼽아 기다린 거 있죠. 그러다 전날 대본을 보고서야 오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어요. ^^;
영대 ㅎㅎㅎ 어쩜 좋아요. 그렇게 자료를 많이 찾아보면 실제로 봤을 때 진짜로 친근하고 좋은데.
현모 그니까요! 전 솔직히 레드카펫에서 몇 분 짧게 마주친 분들보다 에드 시런과 내적 친밀도가 더 높아진 기분이에요. 원래는 음악으로만 알았는데, 그분의 삶에 대해 알면 알수록 사람 자체가 좋아지더라고요.
영대 아, 그래요? 어떤 면이요?
현모 일단 인생의 균형추가 확실히 있어요.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톱스타인데, 명성이나 돈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변함없이 추구하는 게 느껴졌어요.
영대 사람이 소박하죠.
현모 단지 그런 차원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일례로 2019년 말 갑자기 음악활동을 중단했다 1년 만에 컴백했어요. 요즘 말로 ‘번아웃’이 왔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본인의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휴식이었죠. 본인이 사랑하는 음악을 업으로 하게 되면서 ‘과연 기타를 들고 있지 않은 에드 시런은 누구일까’라는 일종의 의문이 생긴 거죠. 아예 악기는 쳐다보지도 않고 쉬면서 평소 좋아하던 그림을 매일 그렸대요. 가수라는 한 가지 정체성으로서 자신이 아닌, 훨씬 본질적이고 다층적인 자신을 발견하고 싶었던 거죠.
영대 몰랐던 이야기네요.
현모 그사이 딸이 태어나 아빠가 됐어요. 아내는 어린 시절부터 흠모해온 여성인데, 결혼도 거의 아무도 모르게 조용하게 했어요. 얼굴도 굉장히 밝아져서 돌아왔고요. 30대도 됐으니 건강하게 살아야 되겠다 싶어서 나쁜 식습관도 싹 고치고 살도 뺐대요.
영대 어떻게 보면 에드 시런의 포크적 장르 자체가 그런 성격과 맞닿아 있는 거 같아요. 예컨대 힙합에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는 결 자체가 다르니까요.
현모 그럴 수도 있죠. 영국 시골 마을 출신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누구나 그 정도로 성공하고 나면 부나 명예에 취해 바뀌기가 쉽잖아요. 하지만 에드 시런은 자신의 고향이나 초심을 잊지 않고 한결같이 그대로라는 점이 참으로 훌륭한 거 같아요.
영대 MAMA 얘기를 좀 들으려 했는데, 현모 님에게 올해 MAMA 주인공은 에드 시런이었나 보네요. ㅋㅋ
현모 그건 아니죠. 9관왕을 차지한 BTS가 주인공이죠~. ㅋㅋㅋ 에드 시런이야말로 남모르는 저만의 ‘비하인드’ 스토리고요. ㅋㅋ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에드 시런이 방탄 노래도 두 곡이나 함께 작업해 인연이 깊잖아요.
영대 ‘Make It Right’이랑 ‘Permission To Dance’죠?
현모 한 곡은 투어 중에 썼고, 또 한 곡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썼으니 아직 서로 대면한 적은 없거든요. 근데 마침 한 영상에서 그러더라고요. ‘오대시(Audacy)’ 인터뷰였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냥 잠깐 보고 인증샷만 찍는 게 아니라, 앉아서 밥도 먹고 놀면서 그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고. 다 같이 서울을 구경하고 런던도 구경하면 좋을 거 같다고…. 흑, 제가 이 대화를 들으면서 얼마나 김칫국을 마시고 기대했다고요. ㅠㅠ
영대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죠. 우리가 싱크로니시티에서 말하면 조만간 이뤄지잖아요.
현모 그건 그래요. BTS 멤버들도 지난번에 ‘베스트 프렌드’로 에드 시런을 언급했으니까, 머지않아 상황이 나아지면 만남이 성사되긴 하겠죠.
영대 별건 아니지만, 그때 그 언급에 속상해한 아미도 있었답니다. ㅋㅋㅋ
현모 에이…. 에드 시런은 ‘친구’고 아미는 ‘사랑’인 거죠~! 여하튼 전 에드 시런의 이런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도 좋아 보이더라고요. 테일러 스위프트와 오랜 ‘찐우정’도 유명하고, 이번에 함께 캐럴을 발매한 대선배 엘튼 존과도 매일 통화하는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동안 굳이 광고하지 않았을 뿐. 그러니까 유명인이랑 단순히 비즈니스 파트너로 피처링만 찍 하거나 보여주기식으로 피상적인 관계를 맺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교감하고 고민도 나누고 하는 부분이 인간적이면서 신뢰감마저 주더라고요.
‘2021 MAMA’ 피날레 무대는 가수 이효리(가운데)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연 댄서들이 꾸몄다. [사진 제공 · CJENM]
현모 맞아요. 게다가 수익은 에드 시런의 서포크 음악 재단과 엘튼 존의 에이즈 재단에 기부된다는 멋진 사실!! 그거 말고도 컬래버 노래가 앞으로 두 곡 더 나온다고 해요.
영대 그나저나 요즘 아미들 바빠졌겠어요. BTS 일곱 멤버가 각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으니 말이에요.
현모 맞아요! 다들 아주 활발하게 포스팅해서 저도 ‘좋아요’ 누르기가 꽤 바빠요. ㅋㅋㅋ 그나저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패션지 방탄소년단 특별판, 마침내 이번 주에 공개되는 건가요~! 영대 님 참여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답니다. ㅋㅋ
영대 후훗. 저는 절대 스포할 수 없으니,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현모 엇! 참, 우리 미리 크리스마스 인사 나눠야겠어요.
영대 그러네요. 현모 님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현모 영대 님과 가족들분, 독자 여러분도 모두모두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