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익의 기원을 찾아서
후일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은 본 연재를 통해 별도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전체 주제를 관통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평안도 출신의 1920년생 김준엽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학병세대로 일본군 학병을 최초로 탈출해 장준하를 이끌어 충칭 …
201601202016년 01월 18일조지훈 vs 김수영
1968년 늦봄 무렵, 한 달을 사이에 두고 두 명의 걸출한 문인이 작고했다. 5월 17일 조지훈이 지병인 기관지천식으로 별세한 후 한 달 뒤인 6월 16일 김수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다. 조지훈과 김수영은 태어난 해도 같…
201601132016년 01월 11일지식인들, 민족주의로 이동하다
‘우리 역사에서 근대는 언제 시작되는가.’ 이런 물음은 물론 역사학의 문제다. ‘한국사의 시대구분’ 같은 ‘책 냄새 나는’ 주제는 순수하게 학문적 영역의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큰 오해다. 역사 해석이 단지 ‘학문’ 영역만…
201601062016년 01월 05일마지막 지사형 언론인 천관우
해방 후 한국 지성사에서 천관우의 존재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은 천관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언론계를 본무대로 하면서 한국사학을 하신 점부터 전례를 찾기 힘들다. 광복 후에는 오로지 천 선생 한 분뿐…
201512302015년 12월 29일통합의 중재자 지향한 강원용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문익환을 제외하면, 한신(韓神) 그룹에서 주목해야 할 첫 번째 인물은 강원용이다. 김재준은 물론이고 문익환, 안병무 등이 모두 학교(한신대)에 적을 두었다면, 김재준이 키운 또 한 명의 걸출한 제자인 강원용은…
201512232015년 12월 22일김재준과 ‘한신’ 그룹의 탄생
해방 후 한국 지성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그룹이 있다. 흔히 ‘한신(韓神) 계열’로 지칭하는 한 무리의 기독교인이다. ‘한신’의 형성은 공식적으로는 1940년 김재준이 한국신학대(현 한신대)의 전신인 조선신학교…
201512162015년 12월 15일국가주의에 맞선 류영모와 함석헌
1956년 1월 ‘사상계’에 실리면서 함석헌의 이름을 일약 대중에게 알린 글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는 다음과 같이 첫 문장을 시작한다. “여기 기독교라 하는 것은 천주교나 개신교의 여러 파를 구별할 것 없이 다 한데…
201512092015년 12월 07일무교회주의와 지역공동체
일제강점기 한국 민족지성사에서 평안도 정주 오산학교가 가지는 명성은 무척이나 커서 재론이 새삼스러울 정도다. 설립자 이승훈과 조만식, 이광수 등 이름만으로 빛나는 선생들, 졸업 동문인 시인 김소월과 백석, 화가 이중섭 등 오산학교를…
201512022015년 12월 02일‘동양의 덴마크’ 건설 꿈꾼 류달영
류달영은 김교신의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했다. 함남 흥남 공장에서 김교신과 한방을 쓰며 생활하던 터였지만, 1945년 4월 잠시 개성으로 나왔다 맹장이 터져 급작스럽게 수술을 받느라 스승의 와병도 모르고 있었다. 4월 25일, 김교신…
201511162015년 11월 16일김교신의 ‘성서조선’과 민족운동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이 시상대 위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 숙이고 찍은 유명한 사진 한 장이 있다. 올림픽 우승 당시 24세였던 손기정은 양정고등보통학교 재학생이었다. 늦은 나이에 양정고보에 입학한 그는 …
201511022015년 11월 02일근대화 인텔리겐치아론과 지식인의 변절 논쟁
5·16 군사정권(군정)과 제3공화국 이후 ‘근대화’가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을 때, 이를 지켜보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적 근대화의 상’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들이 쏟아졌다. 한국 근대화의 내용이 산업화와 …
201510192015년 10월 19일반공 국가주의와 지역주의 사이
유신이 선포되던 1972년 10월, 지명관은 일본으로 떠났다. 1970년대 유신정권기부터 80년대 전두환 정권기까지 일본 시사월간지 ‘세카이(世界)’에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연재하면서 한국 정치 상황과 민주화운동을 바깥에 알린 …
201510122015년 10월 12일5·16군사정변과 지식인이 사라진 대학
제2공화국 시기 미국은 민주당 정부 정책 중 국토건설단 사업을 특별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따라서 이 사업을 이끌던 장준하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웠다. 주한 미대사관과 미공보원(USIS·미문화원)은 OSS(제2차 세계대전 …
201510052015년 10월 05일제2공화국과 국토건설본부의 야망
1955~65년 10년은 4·19혁명이나 5·16군사정변 같은 굵직한 사건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한국 현대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비로소, 오늘날에 보이는 현대 한국 사회의 모습들이 기반과 방향을 잡았다. 특히 경…
201509212015년 09월 18일근대화 모델 제시한 사상계 그룹
‘사상’이 종간되고 이듬해인 1953년 4월, 곡절 끝에 민간 잡지 ‘사상계’가 창간됐다. ‘사상’ 발간 시기에 서영훈의 기여가 컸다면 ‘사상계’ 창간 초기인 1953~54년에는 강봉식(후일 고려대 영문과 교수)과 전택부(후일 서울…
201509142015년 09월 14일월남 지식인들 ‘사상계’를 만들다
분단과 전쟁 과정에서 진영의 재편이 이루어지면서 수많은 이북 출신 지식인이 월남하거나 고향인 북으로 가기를 포기하고 남쪽에 남았다. 전쟁이 막바지로 가면서 진영 재편이 끝나가던 1953년, 북쪽에서 내려온 30대 패기만만한 젊은 지…
201509072015년 09월 07일안창호와 서북파의 변혁운동
장준하와 김준엽의 운명적 만남과 서로에 대한 이끌림에는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작용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출신 지역과 성장 환경에서 유사한 점이 많았다. 장준하는 평북 의주에서 태어나 옆 군(郡)인 삭주에서 유년을 보냈다. 평양 숭…
201508312015년 08월 31일지식청년 장준하 우익 반공에서 통일 지상주의로
중국 안후이(安徽)성 린취안(臨泉)에서 광복군에 편입된 일본군 탈출병 일행이 접한 광복군 신병교육은 매우 실망스러웠던 듯하다. 총도 없고 “형식적인 도수제식 교련이 고작”이었다. 이 훈련과정은 “졸업할 적까지 되풀이되었다”. 이는 …
201508242015년 08월 24일건국사업에 뛰어든 학병 세대
70년 전 일제로부터 해방된 직후로 돌아가보자.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자격이 누구에게 주어졌을까. 식민통치라는 기존 건물은 무너졌고 그 자리에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세워야 했다. ‘완전히 새로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과거 일…
201508172015년 08월 17일새로운 세상 꿈꾼 젊은 그들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들은 누구인가. 이 질문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승만→장면→박정희 등으로 이어지는, 해방 후 정치권력의 최고 정점들이 한국을 만들었으리라는 생각은 말할 것도 없이 지나치게 단순 소박하다. 그…
201508102015년 08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