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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회화사에서 ‘청명상하도’는 도시를 주제로 성행한 화제였다. 명·청대 강남 중심의 상업 발달을 보여주는 독립된 화제로 유행했다. 북송 시기 장택단이 변경 시가지를 그려 관심을 모았다면, 명말 화가들은 쑤저우(蘇州)의 번화한 풍경과 강남의 풍속을 묘사한 성시도(城市圖)를 보급했다. 대중의 관심으로 갖가지 모본이 나왔다. 조선과 일본에서도 태평성대한 도시 풍경을 그린 작품이 많이 탄생했다. 조선에서는 ‘태평성시도’가 그려졌고 일본에서는 교토 풍경을 그린 ‘낙중낙외도’와 에도 번화가를 그린 ‘에도도’ 등이 알려졌다. 모두 기록화의 성격을 지녀 당대 사회·경제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그림에는 성곽과 가옥 모습, 여러 신분의 인물과 번잡한 시장, 의복의 형태와 색깔, 들과 강에서 노동하는 농부, 어부 등이 나온다. 역사 기록이 전해주지 않는 다양한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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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5일 개막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특별전에 ‘청명상하도’ 진본이 왔다. 중국 랴오닝성박물관이 소장한 명나라 구영의 ‘청명상하도’가 나들이한 것이다. 상태가 좋고 묘사도 정교하다. 이와 함께 18세기 서양(徐揚·1712~1779)이 그린 ‘고소번화도(姑蘇繁華圖)’도 전시한다. 두 그림의 보험평가액은 1000억 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보에 해당하는 중국 1급 문화재다. 19일 동안만 진본을 공개해 10월 23일까지 볼 수 있다. 이후 모두 복제본으로 대체해 11월 23일까지 전시한다. 16~18세기 그려진 한중일 3국의 작품을 한 공간에 전시해 서로 비교하며 관람할 수 있다. 이수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중국 ‘청명상하도’나 ‘고소번화도’에는 여성들이 적게 . 조선 ‘태평성시도’에는 거리에 나온 여자, 아기 업은 아낙네 등 여성이 많이 등장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는 도시를 주제로 한 인문학과 미술의 융합콘서트를 연상케 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