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질학 연구의 생생한 현장
1983년 말 조지 오웰이 소설 ‘1984’를 집필한 스코틀랜드 주라 섬을 방문했다. 오웰은 주라 섬 반힐의 외딴집에서 46년부터 48년까지 이 소설을 썼다. 소설 제목은 완성한 해의 끝 두 자리를 뒤집어 ‘1984’라고 했다. 사…
201707052017년 07월 04일구석기 찍개부터 20세기 유물까지~
수천 년 전 아라비아 반도는 사막이 아니라 호수 수천 개가 있는 초목이 무성한 땅이었다. 유향과 몰약이 오갔고, 그 교역로에 도시가 번성했다. 이슬람 순례자들도 그 길을 따라 모여들었다. 5월 9일부터 8월 27일까지 서울 국립중앙…
201705312017년 05월 30일태종·세종대 연구에 중요한 자료
이지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바닷속에 들어가 유물을 발굴한다. 2015년 10월 19일 충남 태안 앞바다 누리안호에서 만난 이 학예연구사는 ‘마도4호선’ 발굴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는 “충북대 재학시절부터 연구소에서 아…
201705172017년 05월 15일삼별초 항쟁사 보여주는 유물
옅은 안개가 낀 2015년 10월 19일, 고무보트를 타고 ‘김준의 배’라 부르는 ‘마도3호선’ 발견 지점인 충남 태안 마도 앞바다를 찾았다. 마도3호선은 2011년 5월 발굴된 고려시대 선박으로, 남해안 여수 등지에서 출발해 고려…
201705032017년 05월 02일신앙과 정성으로 수놓은 불교 자수
옷감이나 가죽, 종이류에 실과 천 조각 등을 누비고 붙이고 끼워서 아름답게 장식하는 기법 또는 작품을 자수라고 한다. 기원전 3000년 무렵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도 자수가 발견된다고 한다. 세계 역사에서 이름 있는 나라치고…
201704122017년 04월 12일옛돌에 담긴 한국인의 숨결
2001년 6월 13일 승무예능보유자 이애주 씨가 살풀이춤을 췄다. 장소는 일본 미에현 이치시(一志)군의 한 묘목농장. 문인석과 무인석, 동자석이 늘어선 사이로 너울거리는 하얀 천에 귀기가 서린 듯했다. 본래 조선의 옛 무덤을 지키…
201703222017년 03월 20일신라 이야기의 보물창고
경주 대릉원에는 곡선으로 이뤄진 고분이 첩첩이 연이어 있다. 푸른 하늘 아래 연둣빛 잔디가 검푸른 나무 잎사귀 때문에 명확하게 드러난다. 대릉원 사진은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둥글게 올라간 고분 구릉이 원초적이고 아늑한 풍경을 이…
201703082017년 03월 03일조선 말 국력과 왕권 과시 위한 사업
고종은 1867년 11월 중건한 경복궁에서 신하들의 축하를 받고 대규모 사면령을 내렸다. 조선왕조는 남산과 삼각산 사이에 있는 천지의 중간에 경복궁을 짓고 500년 역사를 누렸다.최근 국립고궁박물관이 경복궁 중건 기록인 ‘국역 영건…
201702222017년 02월 17일샅바 매고 상투 튼 고구려 장사들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일이다. 한중 수교 1년 전인 1991년 5월, 아시아사학회 학술회의에 참석한 남북한과 일본 학자들은 광개토대왕비를 본 뒤 1km 거리에 있는 각저총을 방문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고고문물연구소의 왕건군 교…
201702082017년 02월 03일간결하고 절제된 미감
시인 김상옥은 ‘불 속에 구워내도 얼음같이 하얀 살결/ 티 하나 내려와도 그대로 흠이 지다’라고 백자를 노래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백자의 맑은 자태를 보면 위로가 된다. 한창 세기말이 강조되던 1999년 미국 연수 시절, 향꽂이…
201701182017년 01월 16일천 가지 맛을 내는 연금술
차 다(茶) 자가 새겨져 있는 9세기 통일신라 사발. 경주 월지 출토. 경기 화성 소근산성에서 출토된 14.4cm 높이의 한성백제 돌절구. 재배한 차를 가마솥에서 덖는 모습(왼쪽부터).[사진 제공 · 경기도박물관]언론인 예용해는 1…
201701042017년 01월 02일한국인 삶에 투영된 색
조선시대 산수화는 흑백 두 색깔만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그려냈다. 높은 산 깊은 골짜기가 운치 있게 펼쳐지고, 산하를 덮는 안개가 강과 바다를 가리기도 한다. 수묵산수화는 전통사회의 색감에서 흑백의 비중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
201612212016년 12월 19일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되다
“살암시민(살다 보면) 살아진다.” 제주 할망의 말이다. 온갖 풍파가 몰려와도 ‘살아 있으면 살아진다’는 건 오랜 경험으로 전해온다. 섬을 휩쓸고 간 고난 속에서 제주 할망은 야생화나 해초같이 살아왔다. 거친 바다에서 온몸으로 물질…
201612072016년 12월 06일18세기 그림과 20세기 비디오작품
백남준(1932~2006)은 다양한 작업도구가 있는 작업장에서 비디오를 예술작품으로 만들었다. 목공소 같은 작업장 벽에는 일하면서 끄적인 낙서도 있다. 작품을 구상하며 고심하던 거인의 땀 냄새가 거기 배어 있는 듯하다. 2008년 …
201611232016년 11월 21일서울김장문화제
찬바람이 분다. 아침녘엔 썰렁하다 못해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이제 겨우내 먹을 김치를 준비할 때가 왔다. 김장은 한꺼번에 김치를 많이 담그는 일이다. 예전엔 김장 때면 가족이 일손을 모았다. 농촌에선 먼저 밭에 심어 기른 무와 배…
201611022016년 10월 31일‘청명상하도’와 ‘태평성시도’
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0년 가을 상하이엑스포에서는 중국관의 긴 벽면을 가득 채운 디지털 애니메이션 ‘청명상하도’가 단연 인기였다. 베이징 고궁박물원이 소장한 북송화가 장택단(張擇端)의 풍속화를 환상적으로 재현한 것이었다. 카…
201610192016년 10월 14일가을 정동야행
정동(貞洞)은 태조 계비 신덕왕후의 능인 정릉이 도성 안에 조성된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동네는 서울로 들어오는 대문인 숭례문과 경복궁 사이 중간에 자리 잡았다. 임진왜란 당시 궁궐이 불에 타는 바람에 난리 직후 선조가 잠시 거…
201610122016년 10월 10일샤머니즘의 원류를 찾아서
생명의 호수인 바이칼에는 모두 330개의 물줄기가 모여든다. 시베리아 고산지대와 대초원에서 흘러온 물줄기는 평균 330년 체류한 다음 유일한 출구인 안가라 강을 거쳐 북해로 들어간다. 1만 년 전 바이칼 일대에는 검고 곧은 머리와 …
201609142016년 09월 09일덕혜옹주의 당의와 스란치마
덕혜옹주는 대한제국이 망한 지 2년 후인 1912년 덕수궁에서 태어났다. 환갑의 고종은 소주방 나인에게서 얻은 이 딸을 침전에서 키우며 덕수궁 안에 유치원까지 만들었다. 1907년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만 10세인 영친왕을 인질로 …
201608242016년 08월 19일한국 수중고고학의 시작
전남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 풍랑으로 원나라 무역선이 침몰했다. 650년간 잠들어 있던 이 무역선은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나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1976년 시작한 수중발굴의 성과가 40년이 지난 올해, 7월 26일…
201608032016년 07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