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4

2016.04.20

커버스토리 | 텃밭의 반란, 대선까지 갈까

꿈은 이루어진다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6-04-18 16: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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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에게 ‘청량감’ 선사한 세 남자 정운천, 김부겸, 이정현



    “내년 총선이 저와 김 위원장에게 모두 삼수인데, 내년에는 양쪽에서 서로 당선해 대한민국 국민에게 ‘청량감’을 선물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와 정 위원장을 도구 삼아 한국 정치를 왜곡해온 지역구도가 깨지는 전기가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주간동아’ 990호)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지난해 5월 ‘주간동아’의 ‘동병상련’ 대담에서 서로에게 ‘함께 승리하자’고 다짐했던 두 사람이 20대 총선에서 모두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주인공은 전북 전주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한 정운천 당선인과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한 김부겸 당선인. 두 사람의 당선은 한국 정치가 지역주의 볼모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상징하는 지역주의 해방 선언과 다를 바 없다.
    두 사람이 20대 총선에서 삼수 만에 지역주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면, 그보다 앞서 지역주의 벽을 허문 선구자가 있다.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했던 이정현 의원이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서 다시 당선함으로써 호남 지역구에서 재선한 첫 새누리당 후보로 기록됐다.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서 광주와 대구에서 낙선한 이정현, 김부겸 두 사람을 총선 직후 주간동아가 ‘동병상련’ 대담에 초청했다. 당시 두 사람은 이렇게 다짐했다.

    김부겸 개인적으로 대구에서 정치를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켜나갈 것이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당신은 이벤트 한번 하고 떠날 거지’라는 불신을 깨는 것이었다. 그래서 삶의 근거지를 대구로 모두 옮겼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들었던 충고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대구·경북을 버리는 민주당이 아니라, 대구·경북의 민주당을 만든다는 각오로 일하라’는 얘기였다. 지금까지 잘못했던 것을 고쳐 대구·경북 유권자에게서 신뢰와 사랑,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겠다.



    이정현 새누리당의 ‘호남 앞잡이’ 노릇을 하겠다. 새누리당 앞잡이로 호남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호남 앞잡이로 새누리당의 변화를 유도하고, 호남 정서와 애로사항을 새누리당에 전파하며 설득하는 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 지난 30년간 지금의 여당과 호남 사이에는 실핏줄 같은 소통 통로마저 끊겨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내가 국회의원 한번 하고 안 하고를 떠나, 민주당 사람으로만 이뤄진 호남 목소리와 별도로 새누리당 사람으로서 호남 목소리를 확산시키는 데 노력하겠다.(‘주간동아’ 834호)

    ‘믿다’라는 뜻의 한자 신(信)은 사람 인(人)변에 말씀 언(言)이 결합한 글자다. 즉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어야 신뢰가 생긴다는 뜻을 담고 있다. 김부겸과 이정현, 두 사람은 19대 총선 낙선에도 지난 4년 동안 자신들의 말을 충실히 이행했고, 그 진심이 유권자 마음을 움직여 표로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진실한 사람’임을 스스로 앞세운다고 진실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곧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길임을 김부겸과 이정현 두 사람이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정현과 김부겸, 그리고 정운천 당선인까지 지역주의를 극복한 세 사람이 20대 국회에서 어떤 정치를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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