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대치 중인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뉴시스]
자사주 대항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최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성공적일수록 경쟁자의 의결권 지분을 과반에 가깝게 높여주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회장의 약속대로 남은 유통 주식(약 15%)을 모두 매입해 소각하면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 MBK-영풍 연합의 지분율이 과반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10월 23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서 기존 목표를 달성해도 의결권 대결에서 영풍-MBK 연합에 밀리게 된다. 의결권 기준으로 MBK 측이 최대 48%, 최 회장 측이 최대 45% 안팎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 2개년 동안의 고려아연 주주총회 참석률 등을 고려할 때 40%대 중반 의결권 지분을 갖고 있으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유리하다고 MBK 측은 보고 있다. 주주총회에 불참하는 투자자들의 비율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의결권 과반을 확보했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영풍-MBK 연합은 다음 달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MBK 연합이 임시 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면 고려아연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진은 13명으로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이 모두 최 회장 측 인물이다. 임시 주총은 이사회 결의 사항이어서, 만약 이사회가 MBK 연합이 요구한 임시 주총 개최를 거부하면 MBK 연합은 법원에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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